책임
철학과 2022101243 서은서
미래의 교사로서 학생들을 교육하며 교과를 떠나 가장 중점으로 두고 싶은 것은 ‘책임감’이다. 책임감이라고 하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의 교육에서 늘 중점에 두고 싶은 것은 학생들이 ‘잘했는지’가 아닌, 그 학생이 ‘책임감 있게 임했는지’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책임감에는 내가 직접 선택한 것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내가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책임과, 내가 후에 무언가를 하기 위한 책임이 있다. 내가 직접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의 경우 과거에 내가 저질러놓은 무언가에 대한 책임이며, 내가 해 놓지 않은, 혹은 해 놓은 것 때문에 발생하는 책임이다. 예를 들자면, 과거에 미리 해두지 않아 현재의 내가 모두 도맡아야 하는 과업이나, 이전에 신청해 뒀던 대회에 참가해야만 하는 상황 등이 있다. 과거에 해두지 않아 도맡아야 하는 과업의 경우는 내 책임이 분명함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내가 신청해 뒀던 대회의 경우는 어떨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상황이 대회에 참가할 여력이 없다면 주최 측에 연락해 최대한 자신의 상황에 책임을 지려는 이와, 그렇지 않고 무단으로 불참해 버리는 이가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 주최 측과 조율하여 신청 취소를 통해 주최 측이 대회 당일의 일정을 조정할 시간을 주거나, 혹은 대회에 참가하려는 시도라도 하여 대회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지도 않았을뿐더러 대회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하는 것이 된다. 단순히 내가 하기 싫어서 하지 않은 행동, 그로 인해 내게 다음 대회 참가 자격 박탈이라는 벌이 주어지더라도 내가 괜찮으니 상관없다고 넘길 수 없는 이유는 내게 주어진 벌만이 내가 책임을 회피한 것에 대한 결과가 아닌, 대회의 일정이 차질이 생긴 것, 그리고 그 대회의 다른 참가자들의 일정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등 많은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내가 후에 무언가를 하기 위한 책임은 내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의 책임이다. 이는 책임보다는, 미래의 나를 위한 노력과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는 것도, 학생회와 같은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도 전부 내 미래를 책임지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책임의 경우는 내가 직접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그 위치에서 그 직책을 맡게 되었기 때문에 갖게 되는 책임이다. 이 책임이 내가 학교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책임이다. 학생이라는 직책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닐 수 있다. 국가가 정한 의무 교육으로, 혹은 부모의 강요로,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여 가지게 된 학생이라는 위치는 학생에게 의도치 않게 많은 것을 강요하게 된다. 특히 학교라는 단체 생활에서 주어지는 책임이란 작게는 한 조의 조장으로, 크게는 학교의 회장 등의 직책에 따른 책임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자리에 있기에 가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서는 학생들도 잘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교육에서 강조하고 싶은 책임감은 학생으로서의 나 자신, 개인에 대한 책임이다. 개인에 대한 책임감의 반대말은 무책임보다도 합리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한국 입시에서의 예시를 들어보자면, 내가 공부하지 않아 성적이 낮으면 등급 컷이 낮은 대학에 입학하면 된다거나, 과제를 하지 않았을 때 감정을 받으면 된다거나 하며,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결과를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괜찮다는 식의 합리화를 말한다. 그 결과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결과만 내게 괜찮다면 어떤 책임이 주어져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회피이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많지만, 적어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결국 후회하게 되고 마는 회피, 합리화는 하지 않길 바라며 나는 교과 수업 외에도 이러한 것들을 교육하고 싶다. 주어진 과제를 하는 것도 내가 해야만 하는 책임이다. 과제를 하지 않아 받는 벌에 대해 내가 괜찮으면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닌, 내가 학생으로서, 학교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세속적인 말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교육생으로서 내가 처한 위치에 주어진 역할에는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어도 그 일을 결과가 어떻든 노력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책무를 회피하고, 그 벌에 대해 괜찮다는 식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내가 내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주어지는 벌에 대한 책임이지, 주어진 역할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그 예시가 꼭 과제나 학업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한 영상 매체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경험이어도 거기에서 배우는 게 무조건 있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좌절하게 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그 노력이 무의미함을 의미하진 않는다. 모든 노력이 다 의미가 있지는 않더라도, 이러한 마음가짐이면 어떤 일에 임하게 되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찾게 되고, 가치를 부여하게 되며,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노력할 수 있는 이유가 생긴다. 그리고 나는 교사로서 학생들의 노력이 더 많은 가치를,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학생들이 가진 책임에 어떤 물질적인, 혹은 금전적인 결과가 나오든 안 나오든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고, 배운 것이, 얻은 것이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한국 입시에 맞지 않는 교육관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어떻게 맞출지 탐구하고, 노력하는 것도 미래의 교사로서의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초중등학생의 경우, 교육을 통해서 성숙해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성숙해간다는 것 가운데 처음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책임감'을 가진 존재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학생으로서의 나 자신, 개인에 대한 책임"은 학습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책임감 있는 학생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초중등교육 현장에서 학생은 조별활동을 포함한 교우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행위가 불러온 결과, 또는 그렇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로서 학생에게 책임감을 배우게 하는 일은 제학력수준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스스로의 행위를 책임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학급에서 규칙을 정할 때, 그러한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그러한 규칙을 지키지 않은 학생이 있을 때 등등의 상황에서 학생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