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일승법계도
철학과 2017101234 김영호
화엄일승법계도는 ‘갖가지 꽃으로 장엄된 일승의 진리로운 세계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일승이란 모든 존재가 하나의 절대적 진리에 도달하는 길, 즉 모든 중생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단일한 길을 의미한다. 법계는 법(모든 존재와 현상)이 이루는 세계, 즉 우주 전체를 뜻한다. 화엄 사상에서 법계는 상호 의존적이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다”라는 사상을 설명한다. 화엄일승법계도는 주로 원형 도상과 그 안에 적힌 간결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상 속에서는 화엄 사상의 핵심 개념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각 문장은 심오한 불 교 철학적의미를 담고 있다. 구성과 내용으로는 원형 도상과 10현문이 있다. 원은 불교에서 완전함과 무한함을 상징한다. 화엄일승법계도는 원을 중심으로 하여 우주의 상호연결성을 표현한다. 원 안에 있는 각 글자와 문장들은 불교 교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모든 것이 하나의 법계로 통합된다는 화엄 사상의 핵심을 드러낸다. 십현문은 법계의 10가지 상호작용과 관련된 문門으로, 불교에서 진리의 문을 통과하여 깨달음에 도달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화엄일승법계도는 인드라망 사상, 일즉다 다즉일, 그리고 중중무진과 같은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모든 존재는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존재가 전체를 비추고, 전체가 하나의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다.
화엄일승법계도는 복잡한 불교 교리를 시각적 도표로 간결하게 제시함으로 일반 대중들이 화엄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우주의 상호연관성과 법계연기를 통해 인간과 우주가 본질적으로 하나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문헌이다. 의상 대사는 이를 통해 신라 불교에 화엄사상을 정착시키고, 이후 한국 불교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몇 년 전 나는 별거 아닌 일로 힘들어 하던 시기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당시엔 기분이 항상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있던 약사사라는 절에 다녀왔다. 스님과 대화도 하고, 절에 앉아 혼자 생각도 하고 마음을 다스려 보려고 고요하게 명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절에 특이하게 생긴 미로같은 길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화엄일승법계도를 걸을 수 있게 만들어진 구조물이 있었고, 나는 그 뜻도 모르고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며 걸었다. 이상하게도 입구에서 출구까지 걷고 나니 한결 편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 몇 년 뒤 수업에서 화엄일승법계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무척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첫댓글 화엄일승법계도와 관련된 스토리는 신화적인 면이 있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든 것이 다 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개 현상적 진리라고 하는 것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 이면에 무엇인가 본질적인 진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엄일승법계도에서 무한히 구부러지는 미로 같은 길을 도식화 해 놓은 것도 결국은 그것 하나하나가 진리를 담고 있는 것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겪는 모든 국면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때로 후회로 귀결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그 시점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후회와 자기회한, 더 나아가서는 세상 탓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화엄일승법계도에서는 그러한 선택을 통해서 진리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게 되는 것이요, 결과적으로 그 선택으로 인해 다음의 선택에 신중하게 된다는 점에서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긍정하도록 기운을 북돋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