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에 받은 최고의 선물
성탄 전야, 저녁 18시 예배에 참석코자 일찍암치 집앞 교회를 갔는데
벌써 교회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곳 교회가 사양의 길을 가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 다르긴해도
일년에 딱 2번, 성탄절과 부활절만은 꼭 참석하는 전례가 있습니다.
보통때의 주일날에 가면 3-4배명이 들어가는 교회에 겨우 노인들 50여명이
앉아 예배드리는게 고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탄 전야 만은 3부제를 드리는데도 조금만 늦으면 뒤에 서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교회안이 미어져 난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시던 목사님께서 최근에 읽은
어느 중년여인의 감동적인 성탄절 선물 이야기를 요약해서 읽어주셨습니다.
우리세대와 우리의 자녀들은 예수님이 왜? 이땅에 오셨는가를 기억하지 않고
선물위주로 급급하다 보니 원래의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잊어버리고 물질이
우상이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신후의 이야기 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할머니는 '그레타 가르보' 처럼 닮은 미모에 성격도 활달
하셔서, 내 할머니의 모든점을 나는 다 사랑했습니다.
다른 도시에 살고 있던 우리가족은 매년, 성탄절만은 할머니댁에서 보내는데
나는 일년중 이날이 오기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소녀였습니다.
왜냐면 나의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내게 해 주실수 없는 선물들을
할머니는 해 주셨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어릴적엔 세발자전거와 목마,말하는 인형등 내가 더 자라감에 따라 더 많이,
원하는 모든것들이 매년 할머니의 집,성탄트리밑에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열살이 되던 그해 성탄절,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자동차로 할머니 집에 가는데, 자동차 안에서 아버지가 조심스럽게 내게 말씀
하셨습니다. "테레사 ! 네 할머니가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단다."
그러나 아버지의 이 말씀은 내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은 온통 얼마후면 받을 굉장한 선물들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성탄 전야, 온 식구가 교회를 다녀온후, 모두 성탄 트리앞에 가서 각자 자기의
이름이 적힌 선물들을 찾아 내어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테레사' 라고 쓰여진 내 이름의 상자를 찾아 포장을 뜯고 안을 들여다
봤더니, 아무것도 들어 있지않는 비인 상자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뭐가 잘못된거야 ! 아마도 내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야, 그런데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하고 슬픈 마음으로
울먹이는데, 그때 할머니가 내게 조용히 닥아와 내 어깨에 다정히 손을 얹으시며 말씀하셨습
니다. "테레사 ! 이 상자안에는 네가 볼수도 없고 만질수도 없는 나의 제일 소중한 사랑이 들어
있단다. 앞으로 네가 더 자라고 어른이 되어서도 내가 네게 주는 이 소중한 사랑을 기억해 다오!
그리고 이 사랑을 네 가슴에 품고 너도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단다.
사랑은 나눠 줄수록 더 많이 불어 난단다. 만약 사랑이 없다면 꿈도 희망도 다 사라 진단다."
그리고 10일 후 할머니는 천국에 가셨습니다.
그동안 많은 역경과 고난을 거쳐 이제는 중년의 여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내 생애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인 사랑'이 있기에,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눠주는 삶을 살기에
오늘도 행복한 웃음속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 독일에서의 성탄절은 한국의 설날 처럼 아이,어른들 모두에게도 제일 큰 명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