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산업전망/ 유색보석
“귀보석 가격 상승...준보석 이용해 시장 다변화시켜야”
박준서 젬프라이즈 대표
코로나 이후 유색보석 시장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23년 국내 유석보석 시장 현황과 전망, 트렌드 또 앞으로 시장 활성화 방안에 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코로나 이후 유색보석 시장 변화
코로나 2년여 공백 기간을 거치면서 유색보석 중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등 특히 귀보석(Fine stone)은 단기간에 가격이 사상 최고로 상승하고 있다. 현지인에 따르면 첫째, 산지에서 양질의 원석(Rough stone)이 급격하게 고갈되고 있어 예년 공급량의 1/4 수준 밖에 안 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코로나 때문에 인건비가 상승하고, 또 노후 된 장비로서는 채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밖에 없어 원석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인근 국가에서 몰려든 원석을 커팅하는 태국에서도 인건비 상승과 각종 부대비용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밖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어 환율이 급등하고 가격이 상승하여 사실상 수입이 어려워진 탓도 크다.
루비는 코로나 이전보다 약 30~50% 상승, 특히 미얀마 루비 상질은 태국 보석 업자들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유통되는 루비 대부분(70~80%)은 아프리카 모잠비크 산이나 마다카스카르 산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산 루비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상질은 미얀마 산 루비 가격의 70~80%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소진되고 수입이 원활하지 않으면 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서 최상으로 알려진 스리랑카 산 사파이어는 스리랑카 국가 부도와 정치적 혼란으로 원석공급이 여의치 않아 당분간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거기다가 현재 세계 유색보석의 보고라고 알려진 마다카스카르 산이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보석산업 보호를 위하여 원석 수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태다. 때문에 사파이어는 물론 다른 준보석 가격도 더 오를 것이다.
또 같은 커란덤 계열인 5캐럿 이상 최상급 핑크 사파이어는 앞으로 소더비 경매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하고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으로 에메랄드는 모든 보석 중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보석이다. 코로나 이전보다 적어도 50~100%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한정되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요는 꾸준하지만 상질의 콜롬비아(무조)산 에메랄드는 보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인기가 별로 없었던 브라질, 잠비아, 파키스탄, 러시아산도 점차 수요가 증가하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던 귀보석(Fine stone)이 투자 가치 품목으로 급격히 떠오르면서 크고 귀한 보석들은 산지에서도 업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부호들이 보는 즉시 사들인다고 한다.
또 각종 경매에서도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두 낙찰되고 있으며 중국의 거대시장이 활성화되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대폭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 다양한 유색보석 활용이 필요한 시점
보석은 기본적으로 아름다움과 희소성, 내구성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희소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적당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질 때 보석 시장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싼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귀보석이 없어 장사를 못 하겠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코로나 이후 보석 시장은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는 바와 같이 이른바 MZ 세대들은 채도가 짙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와 같이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보석보다는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한 파스텔칼라 같은 보석으로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준보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이 위기를 돌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고가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에 얽매지 말고, 토르말린, 루벨라이트, 탄자나이트, 페리도트, 등 종류와 색상이 다양한 준보석을 이용하여 새로운 디자인으로 시장 자체를 다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고객층도 다양해지고 보석 시장도 확대될 것이다.
■ 유색보석 트렌드 ‘희망과 마음 안정 주는 붉은색 보석’
더불어 미국 팬톤사에서 발표한 2023년을 주도할 칼라는 ‘비바 마젠타 Viva Magenta’라고 한다. 이는 긴 코로나 터널을 지난 이후 선정된 칼라로 모두가 위안을 받고 새롭게 에너지를 충전하기 바라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올해는 희망과 마음의 안정을 주는 붉은색 보석이 유행을 주도하리라 생각된다. 그 대표적인 보석으로는 루비, 핑크 사파이어, 산호, 루벨이트, 가넷 등이 있다.
2023년에는 유색보석이 다시 한 번 빛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