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망설였던 하루였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까지 먹었을 땐 이미 늦은 오후라
28일쯤으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포스팅되어 올라오는 글들에 개화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예년의 경우 시기적으론 15일에서 20일 사이가 적기처럼 보였으나
20일 (금요일) 대항면 행복복지센터를 통해 직지사 직원에게 문의해 본 후
당일 상태가 50%쯤 개화라는 연락을 받았다.
주말에 내린 비에다 기온까지 뚝 떨어졌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꽃의 상태가 좋을 거 같지 않았다.
5시쯤 도착하면 해가 짧아진 요즘 빛이 얼마동안 남을지...
생각이 많아지는 건 왕복 6시간이 넘게 달려갔는데 후회를 할 거 같아서다.
그러나 후회될지라도 시도해 보지 않고 포기하는 게 싫어서 출발했다.
단 한 컷을 남기고 싶어서 전력을 다했다.
미미한 렌즈에 남기는것 보다 내 눈에, 내 마음에 남기고 싶은 게
요즘의 심경이다.
교통정보도 양호하니 조금은 시간을 벌 수 있을거 같다.
4시 40분 도착, 20분을 벌었다.
1,600년의 사찰 직지사.
관광버스들이 다 떠난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입구부터 붉은 꽃이 보였으나 그냥 눈인사만하고...패싱이다.
직지사는 처음이지만 자료 검색을 통해 가야 할 곳을 정해 놓은 터라~~
저 멀리 보인다. 아직은 빛이 남아있는 시간이니 바쁘다.
그동안 자주 다녔던 멋진 군락지들이 있었지만
처음 만나는 곳은 늘 설렘을 준다.
꽃을 보고자 왔지만 꽃이 전부는 아닌 일정을 갖고 왔다.
직지사가 품고 있는 많은 것들도 함께 가져가고 싶었으니 바쁘게 해야 할밖에
결론은 행복한 두 시간이었다.
감사했고 기뻤다.
아름다운 곳을 알게 된 기쁨은 그 어느 것과도 비견될 바가 아니니까
그곳에서 비록 바쁘게 움직였지만
내 눈 내 영혼은 모든 것을 흡수시킬 만큼 시간을 천천히 보내고 있었다.
직지사,
꽃무릇과는 상관없이 주말쯤 아내와 함께 다시 가고 싶다.
좋은 곳은 둘이 일 때 더 기쁨이 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