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좋은 전시회소식입니다^^
기억, 그리고 흔적
책임기획_종합선물세트
박유진_이연주_임은영_정연수_정하진
2002_0527 ▶ 2002_0601 02:00~10:00pm
서울 서초구 방배동 무지개 아파트 5동 803호
단시간에 짓고 허물기를 반복하는 시대다. 아파트가 늘어남에 따라
'집'은 사라졌다. 그곳에서는 생활을 할 뿐, 우리는 더이상 집에 대한
향수를 소유할 수 없게 된다. 공간은 공간을 기억한다. 20년 전 어느
노부부가 지냈을 고요한 해질무렵의 거실도.. 12년 전, 신혼부부가 달콤한 시간을 보냈던 침대방도, 서정이네 가족이 처음 이사오던 날의
분주한 현관도, 또, 그 아이가 처음으로 도시락을 싸가던 날 부엌의 부산한 움직임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
방배동 무지개 아파트. 5동 803호. 2002년 6월 15일 철거를 앞두고,
그 안에서 흔적을 찾는 움직임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 곳에 머물렀던
5명의 작가가 803호의 23년 기억을 더듬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803호의 기억속으로 초대되었고, 803호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문을 여는 순간 803호는 하나의 색으로 고착되어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이 전시는 두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다. 사라지는 공간의 기억, 그리고 흔적이다. 검은 방에서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실제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푸른방에서는 803호가 품고 있는 기억들을 이야기하려한다. 6월 6일, 현관문을 떼어내는 작업으로 철거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