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5.月. 새벽
그리움이 피어나는 파란 대문.
키 큰 접시꽃 사이로 저 골목 끝에 보이는 파란 대문 안에는 누가살고 있을까? 연풍연가에 도착하자말자 호기심을 누를 길이 없어서 동네 마실에 나섰다. 몇 개 되지 않은 돌담길 골목을 이리저리 들어 다니자 금세 담을 따라 가벼운 바람에 큰 키를 흔들거리고 있는 접시꽃을 볼 수 있었다. 중앙로 진천길 27-4번지.
빨간 접시꽃 너머로 그 골목 끝에 보이는 파란 대문은 주변의 많은 것들을 한껏 파랑으로 물들여놓고 있었다. 대문 안의 지붕도 파랑이고, 높이 떠있는 하늘도 파랑이고, 우편함도 파랑이고, 멋쟁이 미라지 님의 스카프도 파랑이고, 우드 님의 티셔츠도 파랑이고, 별꽃 님의 눈망울도 파랑이고, 피스 님의 바지도 파랑이고, 내 가슴에 담겨있는 마음도 파랑이었다. 파란 우편함 속에는 주인이 미처 뜯어보지 못한 파란 엽서가 몇 장 쌓여있었다. 며칠 전 지나간 봄이 보내온 짧은 이별의 편지, 두세 달 뒤면 보게 될 가을이 날려 보낸 안부의 편지, 이웃 동네의 나이 많은 느티나무가 보내온 지혜의 편지, 농수로에서 평형을 즐기고 있는 청개구리가 보내온 희망의 편지들이 파란 종이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파란 대문 앞에서 집안을 기웃거리자 젊은 안주인과 꼬마 아이 둘이 대문께로 다가와 누구세요? 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파란 대문이 예뻐서요.”
우리는 서로의 파란 마음속을 읽어내고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한 차례 인사를 했다. 그 집 앞에 세워놓은 하얀 베르나 승용차에도 파랑이 스며들어 파랑이 어른거렸다. 돌아서서 골목길을 나서는 내 발자국을 따라 파랑이 온 동네를 점점이 찍으며 돌아다녔다.
(- 뒹굴뒹굴, 그리움이 피어나는 파란 대문. -)
첫댓글 초록으로 물감칠한 시골아침길에 이색적으로 다가온 파랑대문에서 나름 폼을 잡고 웃어대던 모습들!! 한주를 시작하면서 나만의 미소로 행복해 합니다~ 모두가 파랑을 뽐내 봤지만 젤 멋진 파랑은 흰색과 조화를 이룬 긴울림님의 티셔츠!! 단연 압권이었어요~ㅎ
피스님~ 연풍연가 꿈 꾸시면서 잘 주무셨나요? ㅎ ㅎ
처음으로 가까이 마주하면서 하하 호호 깔깔 웃던 시간이 벌써 그리움이 되었어요. ㅎ ㅎ
피스님과 함께 한 시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 답사 때 뵙길 바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네,별꽃님~늦은시각 잘 도착하셨지요?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건 함께 먹고 자고 떠드는것 이라 했는데~ 증말 그런것 같아요^^ 함께해서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ㅎㅎㅎ 암호 옥수수!!
잘 다녀오셨군요
느릿느릿 여유가 새삼 소중하고 행복했던 연풍연가
내미소도 파래지네요
아니 벌써? 긴울림님의 시선으로 만들어 낸 파란대문 집의 느낌이 다시 멋진 파랑으로 제 마음을 물들게 합니다.
너도 아닌 내도 아닌 무엇도 아닌 그냥 자연속에서 편하게 뒹굴뒹굴 지냈던 시간이 떠나자마자 또 그리워지더군요. ㅎ ㅎ
긴울림님 함께 한 시간 정말 감사했고요. 큰 기쁨이었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
저도 파란 대문집 지나갈 때마다.. 저 안에 ..혹시 파란 스머프들이 사는건가 ㅎㅎㅎ
그리운 연풍... 가을에 다시 갈거 야..... ..내 마음대로 정해 놓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