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그 유명한 샤콘느와 칸탄타 4번의 성악곡이 묘하게 버무러진 음악입니다
대체로 샤콘느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게 보통인데
고전 기타인 류트로 연주하는게 독특하고
성악에 참여한 두 가수의 조합도
독특하죠
소프라노와 앨토의 조합이 아니라
카운터테너인 남자가수가
가성으로 여자목소리처럼 내는게
묘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전 이곡을 들으면 그냥
최승자님의 詩가 생각나네요
Bach: De Occulta Philosophia(2003 Glossa)
Bach, Partita for solo violin no.2 in D minor, BWV 1004
Chaconne-Tombeau('Christ lag in Todesbanden')
Emma Kirkby, soprano
Carlos Mena, counter tennor
Jose Miguel Moreno, baroque lute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최승자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 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 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너의 따뜻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그리고 지금, 주인 없는 헤진 신발마냥
내가 빈 벌판을 헤맬 때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첫댓글 Christ lag in Todesbanden
좋은 음악 ㅇ
좋은음악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반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