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님의 부석사 사진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90년대 중반 경주여행을 마치면서 올라오는 길에 들른 부석사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없이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 글을 잠깐 살펴보면
... ... ... ... ... ...
요즘같이 답답하고,
또한편 막막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할 때에는 자꾸만 부석사에 오고 싶어진다.
멀기는 하지만 비교적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서 더더욱 그런 모양이다.
올라가서 일단 사진을 멋있게 찍고 싶고,
저 먼 아득한 곳을 바라보면서 이 답답한 가슴을 활짝 펴보고 싶어서다.
쫙쫙 찢어버려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다 버려버리고,
그냥 가만히 있고 싶을때가 있다.
누구처럼 배흘림 기둥에 기대설 품위도 낯 두꺼운 낭만도 없지만,
그래도 이 추운 겨울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라도
그 구비 구비들을 보고 싶어서 다시왔다.
... ... ... ... ... ...
<무등산 중봉에서... 구비 구비...>
금방 시간이 흘러가고 벌써 해가 지려고 한다.
도대체 여기서 찍은 사진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미 앵글에서부터 한계가 있다.
내것도 24밀리의 광각렌즈이지만
역시 인간의 넓은 시야를 기계는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간절한게 이곳이다.
쭉 찍어서 이을 수도 없고 정해진 한곳만 찍으면 맛이 나지 않을것 같고,
그렇다고 안양루에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다음에는 사다리를 사가지고 올라오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70센티미터나 1미터 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지금보다 전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몇개의 선을 긋는다. 중봉에서 처럼.
7구비,
11구비,
13구비
일부러 많이 만들어서 세어보면 22구비의 산줄기들이 뻗쳐있다.
비디오로 찍으면 지금과 맛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집에 VTR도 없으면서 말이다.
몇번을 더 올라와봐야 생략할 것도 생길 것이고,
절제할 것도 생기고 오로지 저기만을 보고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 ... ... ...
<부석사 무량수전>
<부석사 무량수전>은 팔작지붕이다.
나는 그 지붕의 마감 선이 참으로 시원하다고 생각한다.
그 무게를 지탱해야하는 보조 기둥이 있기는 하지만 전혀 거슬림이 없다.
어쩜 저렇게 활짝 활짝 날개를 펼쳤을까?
상쾌하다 해야할지,
상큼하다고 해야할지,
일단은 ‘시원하다’는 눈맛에 나는 완전히 동의한다.
아직까지 나의 경험으로는 제일 기억에 남는 건물은 예산의 수덕사 대웅전 건물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당하면서도 멋있고 ‘상큼한’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무량수전은 화려한 선을 가지고 있으며 온갖 기교를 다가지고 있다.
수덕사 대웅전의 단순한 절제와 위엄있는 무게와는 다른 맛이 있다.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을 고상하게 생각한 옛조선인들의 우아함을 여기에 비유하면 어떨까?
<수덕사 대웅전>
그래도 건물은 수덕사 대웅전이 좋고,
마당은 부석사 앞마당이 훨씬 넓직하고 시원하고 광할해서 좋다.
그리고 정말 이만한 높이에 이만한 호방함을 보장하는 곳은 또다른 곳에 없을까?
의상대사는 얼마나 많이 돌아다녔기에 이곳을 점지할 수 있었을까?
이런 곳을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불손하고 경박한 생각이 든다.
의상대사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말이다.
............
부석사 앞마당을 바라보면서
또다시 깊은 깨달음도 번뜩이는 가르침도 받지 못한체 그냥 그렇게 내려왔다.
지금 당장에 또 가보라면 가고싶은데... ...
너무 육체적 한계와 정신적 불안을 전제하나보다.
이런 한계를 느끼고 만들고 강요당하면서 우리는 존재하나보다.
다음에 오면 조금은 정돈된 마음을 가지고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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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통 떠나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없습니다.
지칠때도 되었지만
또 쉴때도 됐지만
사람에 지칠때만큼 힘든 것도 없는듯 합니다.
떠나야 한다, 떠나고 싶다 세뇌를 하면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곳이 부석사입니다.
참 유명한 곳이지요...
최고란 수식어가 붙은...
물론 저보고 최고의 절집을 꼽으라고 해도 역시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수덕사, 화엄사, 해인사, 통도사, 불국사와 더불어...
(제일을 꼽으라면 석굴암과 함께 있는 불국사를 꼽습니다...)
공간경영, 건축적 미, 역사적 의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설화...
그 어느면에서도 부석사는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곳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유홍준씨의 답사기에 익숙한 저에게
최순우 선생의 <배흘림기둥...> <한국의 미> 등은 참 충격적이었죠.
관조와 애정과 안목이 배어있는 선생의 글을 눈물로 읽었으니...
그 한자 한자에 각인된 미학과 철학의 호탕함...
또 그로인해 부석사는 저에게 더욱 감사한 선물이 될 수 있었고...
거들먹거리지 않는.....
근시안적이지 않는.....
의상대사.....
배흘림기둥.....
그리고 안목...
눈으로 담을 수 없는 따사로운 햇볕을 가슴에 담고
흐드러지게 활짝편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넓고 머언 태백의 준령들을 바라보며
다시한번 다시한번 그 이름들을 불러 보고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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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휴가갔다 오면 저도 살짝 떠나야지요...^^
* 서재에 올리자니 서평도 아니고
청마루에 올리자니 시작이 없고
뎀님의 꼬리글로 달자니 길고...
해서 그냥 여기에 올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횡수설(뎀님..^^) 합니다.
첫댓글 다 잘 보이는데요...그냥 두세요.. 지금 다음 측의 에러인 듯 싶어요...잠깐 안 보이다가 또 보이곤 해요...이 글 청마루에 둬도 되겠지요..그런데 이상해요.. 답글만 클릭하면 이상한? 곳으로 데려? 가요..정말 이상해,.요...-.-+
별뜨락님들, 답글이 이상하다고요..ㅎㅎ..무재님께서 사진을 올려 놓고 보니 다음 측의 무슨 공사가 있었는지 자꾸 에러가 나서 사진이 뜨지를 않아서,..잠깐 그러다가 또 보이곤 하네요..이젠 괜찮은 것 같기에 삭제 하시려는 무재님께....*^^..가끔 이상한 에러로 황당하게 해요..
다음측 에러보다는 제 실수가 많은듯...^^ 그렇지만 기본자료실에서는 문제가 있기도 한것 같고요...
아닙니다...지금 꼬리글만 클릭해 보세요...이상해요..앞으로 계속 이렇게 하려는 것인지,..이제 잠 좀 자려고 했더니,...ㅎㅎ..기본자료실 괜찮은데요...무재님도 이제 쉬셔야지요..저도 이제,..좋은 꿈 꾸세요...*^^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사랑이 숨쉬는 부석사....몇년전 시어머님 과 처음으로 먼길 떠난곳..^^*^^*무재님의 사진,해설...과 더불어 회상...뎀님 건강한 11월을 보내시길...무재님의 휴가후 멋진 해설과 더불은 글 기대합니다~~~
수덕사, 화엄사, 해인사, 통도사, 불국사... 거론하신 다섯개의 사찰중 한 곳도 가본 곳이 없으니... 하긴 사람 들끓는 유명한 사찰은 피해 다녔으니. 지금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수덕사입니다. 예산에 사는 모처 카페 후배가 한 번 놀러오라고 유혹은 하는데 말이죠.
작년에서야 처음 가본 경주,,, 불국사,,, 충격이었습니다...
재미있게 봤어요.
지난 주에 회사 워크샵으로 단양 갔다가..부석사 갔는데 끝장이라는.. 언릉 언릉 사진 정리해서 올리께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서서>,,,,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유홍준 교수의 답사기에 익숙한 터여서 최순우 선생의 책은 반정도 읽다 말았거든여~ 그리고 수덕사,,,,별 감흥없이 다녀왔는데 그렇게 멋진 곳이었다니,,,,담에 다시가서 대웅전 꼼꼼이 살펴봐야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