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이 오늘도 방문목욕서비스를 실습하는 날입니다.
박호천팀장님을 따라
방문목욕차량 뒷쪽에 탔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눈을 감고 풍경을 그려봅니다.
박호천팀장님께서 오늘은 거창농활 동료 혜정이와 제가
할머니의 목욕을 도와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할머니와의 만남
어떤 만남일까? 궁금했습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북상면 갈계리입니다.
할머니께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할머니께서는 방문목욕차량에서
자신을 씻겨 줄 사람이 5명이라는 것을 아시고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섭다."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요양보호사께서 저희를 소개시켜줍니다.
할머니께서는 마음이 불편한 눈빛으로 저와 혜정이를 번갈아서 봅니다.
먼저 요양보호사와 자원봉사자께서 어르신에게 목욕할때에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며
몸이 편안하게 하고,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이 됩니다.
최신욕조에 어르신을 앉히고 고정합니다. 어르신의 귀를 막고 머리를 감겨드립니다. 맨손으로 하시는 분도 계시고,
때타올을 가지고 머리를 감겨드리기도 합니다.
'머리를 왜 때타올로 밀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타올을 쓰는 이유는 어르신들의 약한 투피손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요양보호사 한분께서 말씀해주십니다.
그리고 얼굴을 씻겨드리고, 몸과 다리 팔을 때수건으로 비눗칠, 때밀어드리기, 샤워타올로 마무리 합니다.
할머니의 다리와 발을 씻겨드리면서 발톱의 손상과 때들이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어르신의 발로 얼마나 많이 걷고 일을 하셨을까? 먼저 생각이 듭니다.
이 발로 자식들 공부시키고, 땡볕에서 농사를 지으셨겠죠.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를 보면서 마음으로 말합니다.
" 할머니 깨끗이 씻겨드릴게요."
할머니께서는 제 진심이 통했는지 목욕이 끝날때 쯤에는
얼굴의 근육과 불편했던 눈매가 편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르신을 집에다가 잘 모셔드리고,
방문목욕서비스 내용에 대한 확인도장을 찍습니다.
그렇게 할머니 4분을 요양보호사와 함께 씻겨드렸습니다.
할머니 4분 모두 때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몸에 악취가 나던가, 더럽지 않았습니다.
요양보호사께서 말씀하십니다.
"때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할머니께서 워낙 깔끔하시니 우리가 씻겨드릴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할머니께서 직접 씻으시려고요." 직접 씻으시려고 하는 부위에는 할머니께서 잘 씻을 수 있도록 거들어드립니다.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잘 씻겨주니 시원하다. 내가 그래도 집에서 자주 씻어.", "몸 뒤에는 씻지 못하지만 앞이라고 씻어."
"내가 관리하려고 하지.", "몸은 이래도 잘 씻을려고 노력해."
할머니 4분 모두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목욕이라는 것.
어르신의 인격을 세우고, 지역사회의 바탕을 기를 수 있도록
어르신과 지역주민이 함께 목욕을 가는 것, 이것이 자연주의에서 가치로 두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의 거동이 불편하신 건강상태와 상황 사안 여건속에서
방문목욕을 통해 어르신이 개운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
그건 방문목욕의 강점일 것입니다.
그 속에서도 도움을 받을지라도 인격적 품위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잘 씻겨주니 시원하다. 내가 그래도 집에서 자주 씻어.", "몸 뒤에는 씻지 못하지만 앞이라고 씻어."
"내가 관리하려고 하지.", "몸은 이래도 잘 씻을려고 노력해."
이 말씀은 어르신께서 삶의 주체로 서고 계신다는 것,
때수건을 달라며 얼굴을 씻는 것은 어르신의 자존심일 것입니다.
어르신은 하루를 대부분 누워 지내거나 식사를 혼자 할 수 없고,
보행기를 이용해서야 가까운 거리를 어렵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르신의 불편한 건강상태가 문제입니다.
방문목욕은 그 문제에 대한 진입이 됩니다. 방문목욕이 구실이 되고,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어르신은 최대한의 자신의 힘으로 목욕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통해서
어르신의 자존감, 자주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목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대로 있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설명하고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해봅니다.
첫댓글 방문목욕은 그 문제에 대한 진입이 됩니다. 그 속에서 어르신은 최대한의 자신의 힘으로 목욕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통해서 어르신의 자존감, 자주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 그렇지, 그게 핵심이다. 박시현 선생님 말씀 정말 귀담아서 잘 살려 썼네. 나도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고마워, 우정아.
어르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해봅니다. / 인격에 대해 핵심적으로 정리한 문장이라고 느껴졌어. 곱씹을수록 의미가 남다른 문장이다.
어르신의 몸을 씻겨 드리는 때부터, 어르신을 생각한 마음. 따뜻하다. 또한, 이론적인 것이 아닌 실제로 어르신를 주체로 세운점. 목욕뿐만이 아니라, 이번 활동에서 모두 적용시켰으면 좋겠네^^
때수건을 달라며 얼굴을 씻는 것은 어르신의 자존감, 자주성.^^ 생일도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주성을 살펴보고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싶다.. 좋은 글 감사해요.
박찬호? -> 박호천팀장님 ^^ / 요양보호사 어머니? (자원봉사 어머니?) -> 요양보호사 혹은 아주머니 (자원봉사자) ^^ 로 수정해 주세요 ~
이동목욕사업을 통해서 어르신의 인격을 세우고 지역사회의 바탕을 기를 수 있을까? 있을 거예요.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직접 그 일을 담당하지 않아 뭐라 얘기해 줄 수 없네요. / 이동목욕, 짧은 경험에도 깊이 생각한 것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