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산에서 전주로 넘어오자마자 터미널로 직행해 광주행.
계모임을 갖고 자정이 넘어 돌아온 뒤 길지않은 잠을 청하는데 새벽녘이 되자 말리녀석이 깨우기 시작한다.
그렇지않아도 열대야로 잠자리가 불편하고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말리야 아빠를 좀 도와줘야지 이럼 쓰겠니?
뭉게는 것도 한도가 있어 연신 시계를 보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대충 채비를 갖춰 말리를 앞세우고 싼타페를 몰아 효자동으로~
리치웰 사무실에서 맴버들이 만나 거기서부터 걸어서 드림솔병원과 서곡성당을 지나 황방산 동쪽능선길로 들어선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이미 만만치 않게 기온이 올라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말리는 더위를 덜기 위해서 이슬이 맺힌 풀숲으로 연신 몸을 던진다.
그러다보니 물에 빠진 강쥐꼴이 되었고 바닥에서 튄 흙까지 다리와 배에 달라붙다보니 몰골이 그냥...
어럴망정 녀석은 신이나서 산길을 달린다.
자유라는게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듯.
말리가 신이나서 움직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사람들은 그리 활기차지가 못하다.
예전에 활기차게 달려서 올라갔던 적이 있는 이 능선길을 지금은 땀을 삘삘 흘리며...
주능선에 오르고 능선길을 더 갔다가 두번째 만난 봉우리에서 계단식 내리막을 앞두고 반환해 되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은 역시 말리가 앞장을 서서 자신있게 대열을 이끈다.
자신감이 충만해 당당한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행색은 주인없는 노숙견... 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1시간 여에 걸쳐 리치웰로 돌아온 뒤 화장실 세면대에서 간이 목욕을 시켜주는데 흙이 그냥 엄청나게 바닥에 쌓인다.
우미옥으로 가서 아침을 먹는 동안 햇살이 쏟아지는 통에 땡볕을 쐬며 아침을 먹게 되었는데 음식맛은 여전히 최고지만 자리 자체는 그와 반대, 하지만 옆에서 순번을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한결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