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먼저
이경
가야지
꽃피기 전에 가야지
마음먹다가
꽃
다
피네
오려나
혹시
그대가 오려나
기다리다가
여름이 먼저
오네
---애지 여름호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총명한 사람은 자기를 아는 사람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를 아는 사람은 백전백승의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며 만인들을 지배할 수가 있고,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의 말과 유혹에 빠지지 않고 진정한 사상가의 길을 간다.
인간 중의 인간은 사상가이며, 그는 인류의 역사상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인간들과 싸우며, 그 어떠한 경제적 궁핍과 역경도 다 물리쳤다고 할 수가 있다. “가야지/ 꽃피기 전에 가야지/ 마음먹다가/ 꽃/ 다/ 피네”라는 우유부단함도 없고, “오려나/ 혹시/ 그대가 오려나/ 기다리다가/ 여름이 먼저/ 오네”라고 허송세월을 보낼 리도 없다.
하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은 이경 시인의 [여름이 먼저]에서처럼 우유부단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지쳐서 허송세월만을 보낸다.
인간의 행복의 척도는 ‘자유인’인가 아닌가에 달려 있고, 그 다음의 두 번째 척도는 자기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자유인은 자기 자신의 삶의 목표와 그 일에 따라서 살아가지만, 타인의 말과 명령에 복종하는 인간은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건설하고 지상낙원을 창출한다는 것, 수많은 민중이나 백성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구원한다는 것, 계몽주의이든, 민주주의이든, 공산주의이든지간에 사상과 이론을 창출해내고 최고급의 천재들을 양성해낸다는 것은 그 어떠한 부당한 압력과 박해들을 다 극복해낸 자유인이 아니면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과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상가는 인간 중의 인간이며, 그 모든 앎과 가치공식들을 그의 이름으로 명명했던 자유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세계는 나의 범죄의 표상이다, 고로 행복하다.”
“시는 사상의 꽃이고, 사상의 시의 열매이다.”(반경환)
자유의 토대는 힘이고, 힘의 토대는 지식이다. 지식은 총과 칼과 원자폭탄이고, 이 지식을 가진 자가 천하를 지배한다.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마르크스처럼, 또는 진시황제, 징키스칸,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황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