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명령으로 정인지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었으며,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이다. 세종이 직접 쓴 서문에 해설이 붙어 있기 때문에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 원본이라고 부른다.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증명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로 평가된다. 1446년 출간된 해례본 한 권(1962년에 국보 제70호,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이 서울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 판본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08년에 상주에서 동일
판본이 발견되었고, 간송본에 비해 보존상태가 좋은데다 표제와 주석이 모두 16세기에 새롭게 더해져 학술적 가치가 높아 화제가
됐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실종
2012년 9월 현재 상주본은 집을 수리하다 발견하였다고 2008년 처음 공개한 배
씨와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는 골동품 판매업자 조 씨 사이에서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다. 상주본이 공개된 직후 조 씨는 자신의
골동품가게에서 배 씨가 고서적을 사가면서 몰래 상주본을 훔쳐간 것이라며 배 씨를 고소하였고, 2011년 5월 대법원은 배 씨에게
해례본 소유권자는 조 씨라며 상주본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배 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2012년 2월 문화재 은닉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받아 구속 수감됨에도 상주본의 행방에 대해 입을 다문 채 계속 버텼다. 2012년 9월 배 씨는 실체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에서 대구고등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아 냈고, 소송을 해서라도 조 씨로부터 소유권을 찾아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선 2012년 5월, 지난해 대법원으로부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권을 인정받은 조 씨는 해례본 소유권
일체를 국가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