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봐야 한다고 해서 익숙한 것들을 먼저 떠올려보기로 했다. 내게 익숙한 것들이라고 하면 가족, 친구, 학교 선후배들, 스마트 폰, 횡단보도, 컵 등을 떠올릴 수 있었다. 여기 중에 하나를 정해서 낯설게 봐야 하는데, 가족을 낯설게 보기로 결정했다. 가족을 낯설게 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평소에 가장 당연하고 익숙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낯설게 보기 위해서 무엇을 먼저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면서 먼저 몇 가지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가족들은 왜 나에게 잘해줄까?” 가족들한테 이렇게 물어보았다. 부모님의 대답은 “아들이니까 잘해주지.” 동생의 대답은 “형이니까 잘해주지.”였다. 그렇다면 가족은 무엇일까?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가족을 혼인이나 혈연, 입양으로 맺어진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의 관계라고 했다. 부모님과 나의 관계, 동생과의 관계는 혈연을 통해 맺어진 관계이다. 그렇다면 혈연을 통해 이어진 관계라면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잘해줄 수 있는 것인가? 지금 부모님과 동생에게 좋은 마음을 가지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질문의 답을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용이 있어야 반작용이 있는 것과 같이 부모님께서 자식들을 잘 대해주고 가족 간 다툼이 있더라고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생각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을 갖게 된다면, “나는 자식에게 잘해줄 것인가? 잘해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자식에게 잘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 또한 어렵지 않았다. 지금 생각나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나와 나의 아내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나와 아내를 닮은 아이를 보게 된다면 보기만 해도 행복해서 당연히 잘해줄 것 같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부모님께서 나를 키울 때도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주면서 키워주셨던 것을 생각하면서 나를 양육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내 아이를 양육할 것 같다. “나는 자식에게 잘해줄 것인가? 잘해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쉬운 점은 내가 아직 이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다면 그때 나의 대답은 어떨지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
첫댓글 관계의 출발점은 당연히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은 당연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의 존재를 당연한 사실로 두었을 때, 그 다음의 관계 가운데 익숙한 것이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해오는 가족입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관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은, 가족이기 때문에 관계를 잘 하지 않더라도 이해해준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그 관계를 익숙하게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을 두고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해서 우리가 각각의 가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때때로 가장 익숙한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더라도, 그러한 대상과 어떻게 관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선택지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스스로에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우리는 믿었던 가족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는 물론, 우리와 관계 맺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것들을 알기 위해서, 그것의 존재와 가티에 대해서 되묻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