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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어머니와 6개월간 생활한 中3 아들 "엄마를 지켜주려 했다" 경찰서 진술 ▲ 주변의 무관심 속에 6개월 동안 숨진 어미니의 시신을 안방에 두고 생활해 온 송군이 5일 오후 교실을 나서 귀가하고 있다./정경렬 기자 15세 중학생이 어머니 시신을 6개월 동안 옆방에 두고 함께 보냈다. 학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웃도, 친구도, 선생님도 그 오랜 시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5년 전 아버지를 잃은 송 모군은 경기 이천시 창전동의 단독주택 2층에서 보증금 300만원 월세 18만원에 어머니 신모(45)씨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당뇨를 앓아온 어머니는 다방 주방일을 하느라 한 달에 두세 번밖에 집을 찾지 못해 송군은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송군의 성적은 중상 정도, 말수는 적은 편이었다. 지난 5월 말 어머니는 심하게 앓았다. 송 군은 일주일 동안 학교를 조퇴하고 어머니를 돌봤다. 6월 4일, 그날도 일찍 돌아온 송군은 어머니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신의 얼굴까지 이불로 덮어준 송군은 방을 나왔다. “무섭기도 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데다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었다”고 했다. 그 후 며칠 동안 학교를 나갔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6월 9일부터는 학교도 가지 않았다. 낮에는 뒷산에 올라갔고,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에 60여만원이 입금되는 통장과 도장을 어머니가 있는 방에서 빼오고 방문을 잠근 뒤로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았다. 결석이 길어지자 학교에서 6월 중순 송군을 찾아 나섰지만 동사무소에서는 과거 주소밖에 알 수 없다고 했다. 3월 24일 전입·전출 신고를 마치고 이사했지만, 같은 동 관내로 했기 때문에 전산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은 지난 6월 말 송군 가족이 구입해 먹던 정부양곡이 배달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7월과 8월 송군의 집을 2차례 찾아갔지만 문은 잠겨 있었고, 문 밖에는 한 달에 1만3310원인 건강보험료를 독촉하는 우편물만 쌓여 있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자주 있는 무단전출이겠거니 생각했다”고 했다. 그 결과로 9월부터는 정부보조금도 끊겼다. 가스와 전기료가 연체돼 끊기면서 2개월 정도 촛불을 켜고 가스버너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지만, 옥탑방까지 5가구가 모여 사는 이 집의 누구도 송군을 찾지 않았다. 집주인 역시 “가끔 아이를 보긴 했지만 이상한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에 사는 유일한 혈육인 이모는 “5월부터 연락이 안 됐다. 휴대전화를 해도 끊겨 있어 근황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11월, “시립도서관 근처에서 송군을 봤다”는 학생들의 말이 학교에 전해졌다. 11월 19일 집에서 발견된 송군은 방금 산에서 내려온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 교사는 말했다. 머리를 깎게 하고, 목욕을 시키고, 냉장고에서 썩은 음식물을 치워 주기도 했지만 아무도 안방에는 들어가 보지 않았다. 송군은 선생님에게 “엄마는 5개월 전 돈을 벌러 나가 연락이 끊겼다. 안방은 더러우니 문을 열지 마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송군은 자기 집에서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어머니 시신이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보름 뒤인 지난 4일. 3학년 선생님이 혼자 겨울을 날 송군을 위해 보일러를 고쳐주러 집에 들렀을 때였다. 마침 송군이 없는 사이 집을 찾은 선생님은 보일러 조종기가 있는 안방 문을 강제로 열었다가 거의 백골이 되다시피 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했다. 송군은 경찰에서 “남에게 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한 달 전쯤 송군이 밖으로 나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을 봤지만 그러려니 생각했다”며 “문을 꽉 닫아놓아서인지 별 낌새는 챌 수 없었다”고 했다. 송 군은 “8월까지는 집에 남아 있던 쌀로 밥을 해먹었고, 8월 이후에는 사먹거나 라면 등을 끓여 먹으며 보냈다”고 했다. 5일 찾아간 송군의 집에는 라면봉지가 수북했다. “무섭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송군은 “혼자인 것이 편해 괜찮았다”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송군은 4일 학교 선생님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5일 학교에 나가 수업을 받았다. 송군의 이모가 찾아오긴 했지만, 송군 어머니의 빈소는 “올 사람도 없을 것 같아” 마련되지 않았다. (이천=김정훈기자 <a href="http://go.daum.net/bin/go.cgi?relative=1&url=/Mail-bin/login_f.cgi%3Ferror%3Dlogin%26lu%3D/Mail-bin/send_mail.form.cgi%3FTO%3Dhoon@chosun.com">hoon@chosun.com</a> ) 이 글을 본 후에 많은 사람들이 인정 없는 세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거의 모두가 그렇게 비난, 자조의 글들을 썼더라구요.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내 자신 또한 비난과 자조를 쉽게 해버리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란 생각에 부끄러웠구요. 그러나 기사를 차분히 읽어내려 가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울게 되었습니다. 다른 내용이 아니구요. 추운 날씨가 걱정이 되어 학생을 위해 보일러를 손보아 주려고 혼자서 그 집을 방문했다는 3학년 선생님. 결국 그 선생님에 의해 시신이 발견되었지만.... 근본적이 이유가 무엇이던 간에 학생을 위해 겨울을 걱정하고 보일러를 고쳐주려고 홀로 가난한 학생의 집을 방문했던 그 선생님의 마음과 행동이 강퍅한 내 마음을 감동시키고 결국은 나를 울려 놓은 거지요.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요구하는 삶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근데 짖궂은 질문이 자꾸 떠오르네요. "그 선생님은 종교인일까, 아닐까?" "만약 종교인이라면 기독교인일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