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탁양청(激濁揚清) 격탁양청(激濁揚清)– 탁류를 흘려 보내고 맑은 흐름을 받아들이다. [격할 격(氵/13) 흐릴 탁(氵/13) 날릴 양(扌/9) 맑을 청(氵/8)] 탁한 흐름을 부딪쳐 흘려보내고 (激濁) 맑은 흐름을 받아들인다 (揚清)는 뜻의 성어로 새 정부가 들어선 뒤 많이 거론되고 소개되었다. 격할 激(격)은 激動(격동), 激怒(격노) 등에서 보듯 심하다, 격렬하다는 뜻 외에 물이 부딪쳐 흐른다는 의미로 씌었다. 탁류는 구악이고 맑은 물결인 새로운 인물들이 악을 제거하고 선을 권장한다는 자부심이 들어있다. 이전의 積弊(적폐)를 대대적으로 淸算(청산)한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시작하는 기치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알려진 출전으로 중국 唐(당)나라의 정사 ‘舊唐書 (구당서)’를 꼽는다. 唐(당)나라 2대 太宗(태종)이 貞觀(정관)의 정치를 펼 때 보필했던 명신 중 王珪(왕규, 571~639)의 열전에서 나왔다. 왕규는 魏徵(위징)과 마찬가지로 처음 태자 李建成(이건성)을 따랐다가 형을 제거하고 왕위를 차지한 李世民(이세민) 즉 태종의 부름을 받아 諫議大夫 (간의대부)를 맡았다. 왕규는 항상 정성을 다해 충언을 올렸고, 특히 인물의 그릇을 분별 하는 능력이 뛰어나 신임을 받았다. 당시 국정을 주도하던 명신 중에는 위징, 왕규 말고도 房玄齡(방현령), 李靖(이정), 溫彥博(온언박) 등 쟁쟁했다. 하루는 태종이 이들을 함께 주연에 초대한 뒤 왕규에게 이들의 인물이 어떠한지 자신과 비교해 품평해 보라고 명했다. 난감해진 왕규는 그러나 슬기롭게 대처했다. 이들 뛰어난 명신들은 충성심, 전문성, 청렴함 등에서 자신이 한참 뒤떨어진다고 답하면서 이어진다. ‘ 세상의 혼탁함을 물리치고 청렴함을 받아들이며, 사악한 것을 증오하고 선량한 것을 좋아하는 점에서 자신이 약간 앞섭니다 (至如激濁揚清 嫉惡好善 臣於數子 亦有一日之長/ 지여격탁양청 질악호선 신어수자 역유일일지장).’ 이보다 앞서 戰國時代(전국시대) 尸校(시교)가 지은 제자백가서 ‘ 尸子(시자)’에도 나온다고 한다. 물의 덕을 칭송하면서 ‘맑은 것을 들어 올리고 흐린 것을 쓸어서 모든 찌꺼기가 휩쓸려 내려가게 하는 것 (揚淸激濁 蕩去滓穢/ 양청격탁 탕거재예)’이라 했다. 穢는 더러울 예. 새로이 권력을 휘두를 자리에 오르면 이전 제도를 뒤엎고 자신의 판으로 바꾸기를 원한다. 초기에 힘이 있을 때 여론의 힘으로 해 나가면 호응도 받는다. 그렇다고 이전의 모든 인물과 관습을 적폐로, 악으로 생각하고 갈아치워야 한다며 급히 개혁을 서두르면 탈이 나기 쉽다.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오늘의 고사성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