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06 (토) 윤대통령 지지율 24% 추락…"박근혜 국정농단 때 수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개입 의혹이 증폭됐을 때 수준이다.”8월 5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에 대해 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월 2~4일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4%에 그쳤다. 지난주(28%)보다 4%포인트 떨어지면서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득표율 48.6%의 절반 수준이다. 국정 농단 의혹이 터져 나오던 2016년 10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25%)보다도 낮다. 이날 발표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66%) 역시 당시 박 전 대통령(64%)보다 높았다.
한국갤럽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중 최저치는 29%였다”고 했다. 조국 사태 등을 겪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라는 뜻이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은 지난 6월 둘째 주 53%를 기록한 뒤 오름세 없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대로라면 20%대도 위태롭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긍정 38%·부정 48%)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70대(긍정 42%·부정 37%)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부정 평가는 더욱 도드라진다. 총선의 핵심 승부처인 수도권, 특히 서울에선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70%를 기록했다. 인천·경기의 부정 응답률은 지난주보다 8%포인트 오른 69%였다.
정당 지지율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34%, 더불어민주당은 3%포인트 오른 39%였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그나마 당 지지율로 버텨 왔는데 이젠 그 지점도 무너진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다음 총선에서 야당에 휩쓸려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비대위로 가자며 친윤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릴 때도 의원 숫자를 채우는 게 의외로 어려웠다”며 “벌써 ‘윤심’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인사를 택한 비율이 23%로 가장 많았다. 최근 논란이 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을 답한 비율도 5%나 됐다. 대통령실과 여권은 이번 조사가 윤 대통령이 휴가 중 지방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며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와 내각, 그리고 여당의 총체적 리스크가 드러난 결과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동안 정책과 외교 이슈, 김건희 여사의 관저 공사 논란과 법사 의혹까지 악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분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신속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취학 연령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을 둘러싼 면담 불발과 의전 논란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펠로시 의장은 휴가라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날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의 연극 관람 후 술을 곁들인 뒤풀이 사진이 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역대 대통령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인적 쇄신’과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며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 네 명을 교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117일 만에 대통령실장과 수석 일곱 명 전원을 물갈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이 일자 2008년 5월 대국민담화를 통해 1차 사과를 했다. 한 달 뒤엔 재차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인적 쇄신’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지만 인위적 물갈이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인적 쇄신을 포함해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주한 것은 맞다”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설픈 쇄신은 오히려 권력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좀 이르지 않겠느냐”며 “민생에 집중하며 돌파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노무현의 남자' 안희정… 정치 재기 가능할까
'노무현의 남자' 안희정(58)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8월 4일 여주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그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형기를 모두 바쳤다. 안희정 전 지사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정치인 안희정'으로서의 행보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계서열 간 성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에서 그를 끌어 않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당한 상태다. 안희정 전 지사는 당분간 경기도 양평에 머물면서 몇몇 지인들과 진로에 대해 고심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 조용했던 출소현장
안희정 전 지사는 8월 4일 오전 7시 55분 교도소에서 나왔다. 그는 흰색 셔츠에 상·하의 검은색 양복을 입었으며, 왼손에는 개인 물품이 든 투명한 가방을 들고 있었다. 교도소 앞에는 안희정 전 지사의 학창 시절 친구로 알려진 김종민·강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향 친구 등 지인 60여명이 마중나와 있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정문을 나서자마자 이들과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한 차례 허리를 숙혀 인사했다. 다만 "소감이 어떤가", "김지은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곧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18년 4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2019년 9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6개월 최종 판결을 받고 복역해 왔다. 그는 수감 중이던 2020년 7월에 모친상을, 올해 3월 부친상을 당해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 석방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근조화환을 보내고 민주당 인사들이 직접 조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수감 기간 부인과 이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 사실상 끝난 정치생명… 진로는 미정
한 때 강력한 대권주자였지만 정치재개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대중들이 정치·경제 사범보다 성폭행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거액의 불법 정치 자금이 오가는 범죄보다 당장 주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예컨데 대중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범죄를 두고 체감하는 바는 낮다. 당장 내 일로 치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성범죄는 다르다. 내 가족과 주변 친구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간주하고 증오심을 투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안희정 전 지사를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도 겪은 터라,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대선·지선의 잇따른 패배도 해당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당 의원들 역시 안희정 전 지사의 정치적 재기를 돕겠다고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안희정 전 지사의 부친상과 모친상에 조문을 갔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례도 있다. 결국 안희정 전 지사의 민주당 복당은 불가능한 셈이다.
안희정 전 지사가 실제 출마하기도 어렵다. 그는 복권이 되지 않을 경우 공직선거법과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2024년 국회의원 선거와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에 출마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안희정 전 지사는 경기 양평군의 모처에 머물면서 향후 진로를 두고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 금리… "얼마까지 오를까?"
"2년동안 매달 꼬박꼬박 적금을 넣어서 주식을 샀더니 1년 만에 돌아온 건 무려 ‘-54%’ 수익률이었어요" 작년 6월 말, 적금 900만원을 타서 카카오 주식에 몽땅 투자했던 신지애씨(41·여)는 지금 이를 갈고 있다. "이달 말에도 적금 1000만원짜리를 하나 더 타는데 고민할 필요도 없이 주거래 은행 정기예금에 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신씨가 알아본 시중은행 정기예금의 금리는 3%를 약간 넘는 수준. 그는 "요즘 친구들 단톡방에서도 예적금 금리가 높은 은행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게 일"이라고 전했다.
정기예금에 몰린 자금 중 ‘3%대 금리’ 적용을 받는 비중이 10여년만에 최대치로 늘어났다. 긴축의 시대에 주식시장 대신 은행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여수신 비중’을 보면(6월 말 기준) 금리 3~4% 미만이 16.4%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월(27.2%) 이후 9년 3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5월까지만 해도 3~4%미만 구간은 0.4%에 그쳤었는데, 한 달 사이에 이 구간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3% 이자 정기예금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 직후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돈 번다는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며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는 안 올려서 예대금리차를 점점 더 벌린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까지 도입한다고 하자 시중은행들이 6월부터 집중적으로 예금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 새로 쌓이는 정기예금의 금리 비중을 살펴보면 금리 2% 아래는 크게 줄어들고, 2~4%미만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1년 전과 비교(작년 6월 대비 올해 6월)해보면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2%미만은 99.9%→27.5%, 2~3%미만은 0.1%→56.1%, 3~4%미만은 0%→16.4%로 각 구간별 추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통장을 들여다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우리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3.60%, NH농협의 왈츠회전예금은 3.15~3.25%,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예금은 1.8~3.4%,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3.3%, 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 2.75%~2.95%씩 금리를 준다.
높은 이자율을 쫓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달 새 27조3532억원이 증가했는데, 전월 증가 폭(5조3191억원)에 비해서도 다섯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상승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달부터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시작되면서 시중은행들도 한 달에 한 번씩 시장 금리 변동분을 예금금리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예금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여 연말쯤에는 금리 4%에 육박하는 정기예금 상품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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