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저희 동네에요.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휴먼시아 아파트입니다. 저희 동네에 지난 겨울부터 아파트 주변을 맴도는 유기견이 있었습니다. 검은색 혼종 여자 아이인데 동네 주민들 말로는 누군가 키우다가 이사가면서 버리고 갔다고 하더군요. 슬픈 눈을 하고는 잔뜩 긴장한 듯한 아이(이하 검둥이라 부를께요)는 사람을 엄청 경계했습니다. 전 주인이 학대를 한건지 버려진 충격이 큰건지 반년 넘게 거의 매일보던 저도 쉽게 다갈 수 없었습니다. 이제 조금 친해져서 밥가지고 내려가면 꼬리치면서 따라오고 하는데 손길은 여전히 거부중입니다. 그리고 얼마전 검둥이는 다섯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바로 아파트 아래로 굴을 파고 들어가 산실을 만들고 아기들을 낳아 길렀어요. 이제 아가들은 2달이 되어가는 상황입니다. 근데 문제는 검둥이는 저와 저희 엄마, 그리고 옆집 아주머니와 남편분만 조금 따르고 그외의 사람들은 전혀 따르지 않고 경계를 하고 사람들을 향해 짖는 일이 잦아지며 관리사무실로 민원이 많이 들어갔나봅니다.
원래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검둥이는 시람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무서워합니다. 짖으면서 달려드는 아이가 아니라 뒷걸음질을 쳐요. 그런 검둥이와 아가들의 존재는 소문을 타고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져 지금은 검둥이가 사람을 물었다는 소문과 함께 호의적이던 주민들마저 저거 잡아서 어떻게 해야지 않되겠다는 식이 되어가며 일이 커지고 말았습니다.
한번은 사진과 같은 경고문이 붙었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조금 순화된 표현의 경고문이 다시 붙었지만 밥을 주지말라는 부분이 빠지면서 그래도 챙겨주시는 분들 몇몇분에 의해 검둥이는 다시 눈칫밥이지만 밥을 챙겨먹게 되었어요. 처음에 챙기던 사람이 대여섯 분이었다면 저 경고문이 붙으며 서너명,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저와 옆집 부부만이 검둥이를 챙깁니다.
이제 지금 상황을 말씀드릴께요. 지난주 경비 아저씨들에 의해 검둥이 새끼 세마리가 구조아닌 구조가 됩니다. 다음날 바로 아가들은 엄마없이 보호소로 보내집니다. 이제 이가 날랑말랑하는 시기였어요. 걱정끝에 어머니와 상의 후 아가들이 보호소로 간 다음날 둥구협과 협의하에 아가 셋을 데려와 집에서 케어중이며 한녀석은 어제 입양되었고 다른 한녀석은 이번주 안에 입양이 확정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검둥이와 남은 아가 둘을 잡겠다고 구조를 빙자한 학대가 진행중입니다. 저는 낮에 집에 없다보니 낮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경비 아저씨나 주민들과의 대화로 알게되었습니다. 아가 셋이 구조 후 저희 집에서 케어받는 동안 어디서 나온 사람들인지 알 수 없지만 허술하기 짝이없는 도구를 검둥이가 아가들을 돌보던 말하자면 검둥이의 집이죠. 그 앞에 기둥을 세우고 둥근 어망같은 걸 옆에 두었더군요. 처음엔 차라리 이렇게라도 잡히면 그 다음은 어떻게서라도 데려와 케어 후 입양보낼 수 있으니 잡혔으면 했습니다. 검둥이는 입양이 힘들면 저희 이모네 댁 마당견으로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포획 첫날 검둥이는 그 허술한 둥근 어망에 잡혔다가 뚫고 도망을 쳤다는 겁니다. 그러니 안그래도 예민하고 눈치보던 애가 그 근처에 가겠습니까? 그 안에는 새끼 두마리가 있었습니다. 어미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아가들은 꼼짝없이 굶어죽는 실정인데.. 입구를 죄다 막고 그 앞을 포획 도구를 놓아둠으로써 어미와 새끼를 분리시켜버렸습니다. 새끼를 셋이나 빼앗기고 남은 새끼 곁으로 갈 수도 없는 그 상황이 검둥이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을겁니다. 상상도 못할 정도겠죠. 검둥이는 낮에는 그 근처에 얼씬도 못하고 도망만 다녔습니다. 인적이 드문 밤이되면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몰래 젖을 물리는 것 같았습니다. 검둥이는 지켜야할 새끼가 있는 어미였을 뿐이었습니다.
사람도 여차하면 버리는 새끼를 제몸 위험한 줄 알면서도 돌아오고 또 돌아오고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힘껏 짖었고 따라서 더욱 사람들의 분노는 자극되었고 혐오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제는 새끼가 엄청난 기세로 깨갱거리고 검둥이는 계속 짖었습니다. 해서 서둘러 내려가보니.. 새끼들이 있던 검둥이의 집 앞은 어망이 세워진 곳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빈틈없이 흙으로 막아져있더군요. 알아서 나와 어망에 잡히면 좋고 아니면 굶어죽으라는 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마리는 경비실에 잡혀있다더군요. 그나마 의지하던 둘은 또 다시 생이별을 겪어야했습니다. 검둥이도 남은 아이도 위태롭기 그지 없습니다. 날씨도 그들편이 아닌지 연일 비를 뿌립니다. 남은 새끼 한마리는 원래있던 곳에서 탈출해 다른 구멍으로 들어간것 같다는 주민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근데 또 문제는 남은 아이가 들어간 곳은 높이가 낮아 검둥이는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뭐라도 먹어야 살 것 아닙니까..
게다가 원래 있던 곳이 아니라 검둥이도 경계를 하는 통에 새끼가 알아서 나와주지 않는 한 어미인 검둥이와 만날 수가 없고 그간 형제들과 강제로 분리되고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굉장히 예민한 상태라는 겁니다. 혹시 먹을까 싶어 앞에 밥을 놔주러가면 그 안에서 아가가 막 짖습니다. 아주 날카롭게 짖습니다. 검둥이는 눈치만 보고 꼬리를 축 늘어뜨린체 도망다니거나 짖기 바쁩니다.
검둥이를 향해 심한 말을 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분노케하는 점은 그렇게 구조라는 허울로 만행이 진행되면서 검둥이의 집(동굴)과 저희 동 앞에 나붙은 경고문입니다. 위험하니 개조심하라고.. 개 밥주지 말랍니다. 어미도 새끼도 모두 굶겨 죽이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꼭 폭력이 가해져야만 학대는 아니지 않습니까.. 구조도 좋고 포획도 좋고 다 좋은데 이런 극단적이고 비인도적으로 해야만 할까.. 이게 과연 생명을 살리자고 하는 짓인지 죽이자고 하는 짓인지 당최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보지도 못한 개조심을 외칩니다. 자기 개가 먼저 짖고 검둥이가 놀래서 짖으면 저 개새끼 아직도 안잡아갔냐며 누구라도 좀 잡아 어떻게 좀 하라고 소리를 꽥꽥지릅니다.
뭐든 좋습니다. 개새끼라고 욕하고 발길질해도 다 좋아요. 하지만 이 방법은 틀렸습니다. 이건 구조도 아니고 뭣도 아닙니다. 이건 학대일뿐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런 개같은 방법 말고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는 곳은 없는건지요. 이건을 학대로 신고할 수 있을까요. 하면 어디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일주일 넘게 이꼴을 지켜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검둥이와 아가들이 무슨 죄인도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건 다 해보려고 합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어제 잡혔다는 아이도 관리사무실, 동구협과 협의하에 오늘 데리고왔어요. 검둥이와 겁에 질린 남은 아가 한녀석을 살려주세요. 도움부탁드립니다. 제발요. 자세한 사진은 내일 찍어 올릴께요.
네ㅠㅠ 고양이들 드나들던 덴데 거길 들어가서 확장공사까지 하고 애기들을 낳았어요. 저리 막혔는데 남은 아이 한놈이 어떻게 나왔는지 빠져나와서 다른 구멍으로 들어간거에요. 아까 봤더니 새끼들어간 구멍으로 검둥이도 들어갔다가 나오더라구요. 다행히 아가가 배는 곯지 않는듯 했어요.
그나마 초반엔 애기들때문인지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소문도 부풀려지고 개조심이니 뭐니 위화감을 조장하는 경고문이 붙으니 그나마 그런 사람들도 다 손가락질하기 바쁘고 개때문에 길고양이 꼬인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해대는데 전 뭐 죄인마냥 반박도 못하고 멋쩍게 웃을 수 밖에 없고ㅠㅠ 정말 속상해요. 우리 검둥이 나쁜애 아닌데ㅠㅠ
첫댓글 제가 새벽에 가서 애기들있는 상황을 한번 볼께요.
그리고 전문포획팀에 도움을 구해야할것같아요.
감사합니다.. 도담님뿐이 없슈ㅠㅠ 킹왕짱이유~~~
감사합니다.
저 동그란거 있는데가 입구였는데 그 입구까지 흙으로 막았어요ㅡ,.ㅡ 이건 뭐 생매장임
아이고 세상에...아예 땅굴을 파고 들어갔나보네요~~
네ㅠㅠ 고양이들 드나들던 덴데 거길 들어가서 확장공사까지 하고 애기들을 낳았어요.
저리 막혔는데 남은 아이 한놈이 어떻게 나왔는지 빠져나와서 다른 구멍으로 들어간거에요.
아까 봤더니 새끼들어간 구멍으로 검둥이도 들어갔다가 나오더라구요. 다행히 아가가 배는 곯지 않는듯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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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주지 말라, 보이는 밥그릇은 빨리도 치우더군요ㅡㅡ
웃기고들 있네요 진짜 글을읽는 내내 열뻗치는데 개조심?참 사람조심이나 하라고 하고싶네요 달려가고 싶습니다 진짜로~~!!!
그나마 초반엔 애기들때문인지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소문도 부풀려지고 개조심이니 뭐니 위화감을 조장하는 경고문이 붙으니
그나마 그런 사람들도 다 손가락질하기 바쁘고 개때문에 길고양이 꼬인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해대는데
전 뭐 죄인마냥 반박도 못하고 멋쩍게 웃을 수 밖에 없고ㅠㅠ 정말 속상해요. 우리 검둥이 나쁜애 아닌데ㅠㅠ
미안해요 달려가지 못해서ㅜㅜ 목소리크면 장땡이라고 미친년 널뛰듯이 푸닥거리 한판하면 조용할텐데~~ 진짜 사람무서운걸 당해봐야 애들은 천사란걸 알텐데~~
정말 속상하네요 ㅠ ㅠ 뭐 아무것도 모르면서 마음대로 행동하고 떠도는 얘기나 믿고 또 퍼트리구.. ㅠ ㅠ
검둥이랑 아가들이 고생이네요
꼭 잘 구조되서 건강하게 잘 살면 좋을텐데..
도움도 못주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이건 뭐.... 지들이 해준게 뭐 있다구 이런 죄를 짓고 사나몰라..
새끼랑 어미가 무사히 구조되길.....
휴... 공격성이 있다면 위험할수있으니 글타쳐요..
그런것도 아닌데..
더불어살면 좋을텐데ㅠㅠ
아 의정부.. 친정인데.. 근처네요 어쩜 몰상식한 인간들.
아효 매정한인간들 대체왜얘들을 가만두지못하는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