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대권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됐다. 10월 26일 예정된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자리가 바로 그곳.
국회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 소속인 박 전 대표는 내달 26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나선다. 서울시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감사대상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국회의 감사를 받게되겠지만 결국 서울시 국정감사의 표적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 전 시장이 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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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 ⓒ연합뉴스 |
한나라당은 5·31압승으로 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와 달리 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에선 공격이 아닌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시에 대한 감사의 경우 당의 차기대선주자인 이 전 시장 문제가 걸려있어 한나라당은 타지역 자치단체 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박 전 대표 역시 '이명박 방어'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행자위 소속 의원 한 보좌진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을 지원사격해야 하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오시장 보다 이 전 시장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여당의 이 같은 공세를 전망하며 대책을 마련중이다.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게 될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서울시 감사에서 주요쟁점이 될 사안을 집중검토하고 있다.
행자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서울시에 대한 감사는 오세훈 시장보다는 이명박 전 시장에 맞춰질 것이다. 오 시장의 경우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오 시장을 겨냥한 공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 역시 모두 이 전 시장 시절에 진행된 일이기 때문에 서울시 감사의 표적은 결국 이명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여당이 문제삼을 만한 것은 세가지 정도로 '안양천 둑 붕괴' '서울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와 최근 분양가 공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중 은평뉴타운 문제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평뉴타운의 경우 서울시 주택문제 해결이란 취지로 이 전 시장이 강력히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보좌관은 "지금 오 시장이 후분양제 등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던 이 전 시장이 서민들이 집중돼 있는 은평지역의 집값마저 올려놨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천 둑 붕괴 역시 피해가기 힘든 부분이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무너진 안양천 제방붕괴사고의 원인이 영등포구와 서울시의 설계변경때문이란 주장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행자위 소속 다른 보좌진 역시 "안양천 둑 붕괴와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문제에 집중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문제는 여당으로선 가장 좋은 공격대상"이라고 예상했다.
국감을 준비하는 한나라당 행자위 소속 의원 보좌진들은 오 시장의 답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오 시장이 여당의 공세에 맞대응을 할 만큼 강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보좌진은 "차기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 문제라 오 시장이 자칫 잘못 답변할 경우 이 전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오 시장이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목소리 높이지 않고 대립하지 않는 이미지를 갖고 그런 이미지로 시장이 된 만큼 여당의 공세에 맞대응을 할 것 같지도 않아 한나라당이나 이 전 시장 측 모두 불안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