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창

[최영구]

드르륵~~~

창문을 연다

씨익 하면서 아침 바람이 인사를 건넨다

상큼한 바람이 내 볼을 두두린다

이런 바람을 녹향이라 이름 지어야 하겠다

그런 바람이 눈으로 가슴으로 

내가 움찔 할 만큼 불어 온다

유월의 바람은 싱그럽다

먼데서 담아온 논에 심겨진 벼의 냄새

그곳에서 동거중인 우렁이의 냄새

봄에 넣어둔 거름냄새를

함뿍 담아서 전달을 한다

그 향기가 정말로 향기롭다

찐한 그향기로 

온 방안이 상큼하게 바뀐다

아침의 기쁨이 그렇게 다가 온다

그 향기를 먹으며 나는 이렇게 성장을 했고

내 아내는 그 향기를 먹고나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내 자녀들은 그향기를 듬뿍 담고

엄마 아빠를

할아버지 할머니를 사랑 하는 마음을 키웠다

그러니 그향기가 

우리집의 생명 력 이고

우리 가족의 사랑의 동력이 되었다

휘익 하고 유월의 바람이 인다

오래전에 친구가 보내온 란에 줄기를 흔든다

흔들리는 사이로 가만히 보니

새싹(촉)이 뾰족하니 얼굴을 내민다

올봄엔

그곳에 꽃대를 올려 보내더니

유월엔 새잎을 올려 보내준다

그러면서

너울너울 노들강변 노래가락에 맞춰

춤사위를 선 보여 주고 있다

유월의 바람은 이렇게

춤 바람을 보내 주어 흥겹게 한다

이럴땐

노들강변으로 시작 되는 노래를 불러야 하겠디

부뚜막에 군불을 지피지는 아니 했어도

부억에 아침 식사는 준비를 한다

간단하게 차려 지는 아침 밥상

그 위로 창을넘어 유월의 바람이 들어 온다

그럴때

우리 엄마는 숱가락 젖가락을 한벌 더 올려

놓으시면서 한술 같이 뜹시다

라고 찾아 온 유월의 바람을 만나시면

라고 하셨을 텐데 라면서

그 음성을 듣는다

엄마가 나의 밥상에 함께 하시는

반가움을 가져다 주시는 유월의 바람이다

창문을 열고

멀리 내다 본다

오가는 자동차들

그들 사이로 꼬마들이 가방을 울러 메고 

바쁜 발걸음을 옮기면서

뭔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떠들면서 손짖을 하고 있다

아마도 나의 생각으로는

어제 시험본 문제에 대한 풀이를 할테지 하는데

나의 영역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데

그건 아니라고

얼마전에 손녀가 알려 주었다

요즈음 유행 하는 아이돌들의 댄싱의 

동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 일꺼라고

들어서 아는 말 이지만

그렇겠지 하면서

혼자서 슬그머니 미소를 짖는다

그들 머리 위로 흐르는 유월이 바람이

그들의 머리칼을 날려 주고 있다

그들의 뒤로

남아 있는 발자국 밑으로 유월의 바람이

그들의 우정을 위해 기도 하는가 보다

달리는 차창의 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 온다

인천의 앞 바다라고 하는

소래포구를 지날 즈음에는 갈매기가 노래를 하고

먼발치에 보이는 똑딱선 넘어로

갯벌의 시큼한 냄새를 담아 온다

오른쪽 논에서는 소금이 익어 간다는 염전

그 염전에서 담아다 주는

유월의 바람은 짭짜롬 하다

그 냄새로 하여

나는 오늘 맨밥에 물을 한사발 먹어도

싱겁지 않을 그런 바람을 먹었다

사무실의 창문을 연다

향긋한 백합의 향기가 밀려 온다

지지난해 심어 놓은 백합의 향기가

진하고 진하다

오가는이 그 향기처럼 향기롭게 살아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심어 놓고 가꾸었음을 

그들께서 아시고

향기로운 세상을 함께 만드러 갑시다 라고

부탁 드리고 싶은 마음이 인다

그마음을 유월에 바람에 담아서

한봉투 가득 오,가는이에게 드리고 싶다

유월이 바람을 맞으며

오늘도 재활 훈련의 어려움을 이겨 내고 있는

집사람을 향한 기도를 올린다

의지와 기도의 도움이 합하여

새로운 힘이 당신께로 몰려 가고 있으시니

그 바람이 유월 바람 이라고 할테니

사랑의 바람으로

그리고 기쁨의 바람으로 느끼시고

작은 참음을 통해 큰 기쁨을 얻어 내시길

유월의 바람이 전해 주시길

편지 봉투에 담아서 보내고 있다

유월의 바람이 이는

작은 마당

유월의 바람이 향기로운 작은 숲속길을

나는 오늘도 그렇게 걸어 가고 있고

내일도 그렇게 걸어 가리다

행복의 바람 유월의 바람이

작은 창가로 미소를 지으며 넘어 오신다

나는

그들의 친구가 되고 도반이 되련다

유월의 바람의 향기가

내 마음 가득 하다.

유월의 향기 인가?

내 마음에 이는 그 바람을 먹으면서

책장을 펼쳐야 하겠다

마음의 향기는 거기에도 있다 하니......

[기쁨이]

그렇게 싱그런 유월의 바람을 맞을 날도
이제 얼마 남지를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