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일이었던 지난 4월 28일. 제가 사는 집 근처인 대전 서구 만년동에 "한밭수목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93 대전EXPO행사로 널리 알려진 남문옆 둔산공원에 있어요. 다 아시겠지만, “한밭”은 우리 대전(大田)의 옛 이름이죠.
저는 지난 토요일(21일) 저녁에 아녜스가 병 치료에 고생이 많은 데다, 운동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얘길 듣고 아무리 바빠도 주말과 주일에는 운동을 함께 하기로 하였죠.
저 역시 평소 열심히 걸어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특별한 운동을 않고 있어 혈압조절을 위해서도 운동을 하기로 한 거였어요.
기왕이면 아녜스와 함께 운동하는 게 나을 것도 같았구요. 저희 집안에 런닝머신이 있지만, 맑은 공기 마시며 푸른 잔디에 갑천의 흐르는 물을 보며 하는 게 좋겠더라구요.
오랜만에 츄리닝과 간소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저희는 같이 갑천변으로 출동했죠. 마침 주말을 맞아 갑천변 고수부지 잔디밭에는 가족과 친구끼리 나온 사람으로 붐비더라구요.
저희도 그전에 애들이 어릴 때는 집에서 음식을 싸갖고 와서 소풍 온 듯이 여유를 즐겼었는 데, 지금은 애들도 커서 그런지 저희와 어딜 가려고 안해요.
친구와 끼리끼리 지내는 걸 더 좋아하죠. 물론, 대학입시 준비 때문에 시간여유가 없기도 하지만요.
네 식구가 함께 갑천에서 고기 구워먹던 때도 벌써 3년은 지났어요.
내년에 세실리아가 대학을 들어가면 여유가 생기려나? 하긴, 그땐 요한이가 고3이 되니... (ㅎㅎㅎ)
이래저래 애들 머리가 커지면 가족끼리 행사 갖기도 어려워 진다죠. 잔디밭에서 텐트 쳐놓고 고기 구워먹는 사람들을 보니 저희도 좋아보이더라구요.
아녜스에게 “캬~아 ! 돼지고기 삼겹살 구워 쐬주와 곁들이면 끝내주겠다!” 했더니, “운동하러 나와서도 술타령 한다”고 구박이니.... 아! 가련한 이 신세여~!!!
그저 사무실 동료직원들과 어쩌다 한 번씩 있는 회식자리에서나 “남의 살에 쐬주” 실컷 먹으며 회포를 풀어야죠.
어떤 이들은 부부간에도 술 한잔 한다는 데, 제 아녜스는 술이라면 엄청 싫어해요.
제 아버님의 술 취한 모습을 많이 본데다가, 아무래도 개신교에서 말하는 듯이 술을 먹지 않는 게 좋다는 주장이죠.
성경 말씀에도 과음하면서 술 취하도록 마시지 말랬지, 음주 자체를 금한 건 아닌데 말여요.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오던 19세기말 개화기때 선교사들이 당시 서민들이 “주색잡기 (酒色雜技)“에 많이 빠져 있어 건전한 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술, 담배, 도박”을 금지하게 하였다던데...
원래 주색잡기(酒色雜技)는 한자 뜻대로 “술, 이성(異性), 도박”일 텐데... 아닌가요? 물론, 지금도 “주색잡기(酒色雜技)“에 퐁당 빠지면 안될 겁니다. 지나친 음주와 과도한 흡연, 외도는,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도 해로와요.
저는 그저 적당히 “두주불사에 각1병 O.K.” 주의지만요. (ㅎㅎㅎ) 담배는 아직 피워보지 않았으니... 양호하고.
도박은 전혀..., 처가에 가도 재미로 하는 “민화투” 밖에 몰라요. 고스톱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데... 장인장모님은 착실한 사위라고 좋아하시는 뎅... (하하하)
우리나라 성인의 96%가 고스톱을 칠 줄 안다는 통계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고스톱 못 치는 4%에 들어갑니다. 남들이 다 하는 걸 못 하는 것도 별로 재밌는 일은 아닐 거여요. (쩝!)
저희 집에서 술을 구입하는 날은 1년에 몇 번 있는 제사(기제사와 절사)때입니다. 그래도 조상님께 드리는 제사에 술을 빼면 안 되겠죠.
저희는 성당에서 연미사도 드리고, 집에서 전통예법대로 제사도 모셔요. 물론, 영령을 위한 기도도 드리구요.
조상님이 주신다는 음덕(蔭德)도 있지만, 누가 뭐래도 조상님들을 위하는 예절에는 소홀함이 없어야죠.
개신교에서도 추도예배가 있다던데, 형식이야 어떻든 조상님을 위하고 추모하는 자세가 후손에게 필요할 겁니다. 안 그래요?
물론, 살아계실 때 잘해 드리는 게 더 중요할 거구요. 생전에 봉양 잘 하고 사후에 방법이야 어떻든 정성을 다하고 추모하는 게 좋겠는 데, 현실은 어려워요.
아무리 효행을 다했다 해도 돌아가신 후에는 후회만 남죠. 게다가, 저처럼 부모님의 임종을 두분 다 못 지켜 드린 형편에는 더 서러워요.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 님들이 부러운 데, 님들은 정성을 다해 봉양해 드리세요. 굳이 “부모은중경”을 얘기 안해도 돌아가신 후에는 안타까움과 후회만 남습니다.
우리가 믿는 십계명에서도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하였죠. 불가에서도 불효는 “가장 큰 죄악”이라 하였어요.
어쨌거나, 살아계실 때 제대로 못 해 드렸으니 제사라도 잘 모셔드리려 해요. 제사 음식 장만하느라 때마다 수고 많은 아녜스가 너무 고마워요. 제 뜻에 잘 따라와 주는 게 이쁘죠. (헤헤헤)
아이쿠, 샛길로 너무 왔어요. 다시 한밭수목원 이야기로 원위치.
갑천변을 따라 대덕대교 쪽으로 한참 걸어갔는 데, 이날 대덕대교 다리부근에서 행사가 있더라구요.
젊은이들이 많았는 데, 개신교에서 하는 부흥회 였어요. 제가 예배당에 갔던 일은 초등학교 때 성탄절에 사탕과 과자 얻어먹으러 갔었던 일 뿐이었기에 개신교 행사는 너무 생소했어요.
게다가 넓은 갑천변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행사라 산만한 느낌이 들었고 별 재미를 모르겠었어요. 그저 불가에서 말하는 “야단법석”이란 표현 밖에는... 물론, 종교행사를 흥미로 보면 안 되겠지만요... (하하하)
그래도 열심히 율동과 찬양하는 무대위와 객석 앞의 젊은이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이 활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율동 찬양 예배와 C.C.M.이 뭔지 모르기에 이해는 안 되었지만, 배 볼록 나온 40대인 저희는 그래도 맨뒤에서 멀리 바라보며 잠시 바라보고 있었어요.
잠시 운동을 쉬면서 바라보던 저희는 찬송가 몇곡 라이브 감상하고는 행사장에서 빠져나와 한밭수목원으로 갔지요. 개장한지 채 한달이 안 되어 그런지, 깔끔하고 멋지게 꾸며져 있더라구요.
대전시에서 사업비를 120억원 투자하여 486종의 수목과 초본류 61만8천본을 식재하였습니다.
저는 아녜스와 손잡고 다니며 예쁜 꽃나무와 수목 구경을 잘 했습니다. 아녜스 손이 따듯하던데... 이뽀 이뽀! (흐흐흐)
앞으로 정부대전청사와 엑스포 과학공원과 연계하고, 인근에 있는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평송 청소년수련원, 대전시립미술관과 함께 문화의 메카가 될 거랍니다.
전국에 계신 우리 회원님들 대전에 오실 때에는 만년동에 있는 한밭수목원과 이 시설들을 함 둘러 보세요. 멋진 경험이 되실 겁니다.
오늘은 5월 24일. 이제 봄도 막바지입니다.
3월, 4월, 5월을 춘삼월이라 하는 데, 이제 다음주면 6월이 시작되니 여름으로 들어서는 거죠. 어제 뉴스에 그래도 다행으로 올 여름이 100년만의 최고 무더위가 되겠다는 당초 예보와 달리 그렇게는 안 더울 거라니,
저희 집처럼 에어컨 없이 선풍기 끌어안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에겐 다행입니다. 저는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이 싫거든요. (ㅎㅎㅎ)
고르지 못한 기온인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몸으로 좋은 날에 행복하시길... 모든 님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