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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미스터리와 퍼즐에서 미스터리라는 이야기로 책은 시작을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퍼즐은 풀 수 있고 해답이 있다는 의미가 되지만 미스터리는 풀 수 없는 문제라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가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답이 없고 누군가는 믿고 누군가는 믿지 않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네로호의 괴물 같은 경우는 미스터리라고 한다. 버뮤다 삼각지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과학적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보이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경우다.
이처럼 경제는 미스터리라고 이야기하면 실제로 경제에 대해서 굳이 알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판단이 든다. 어차피, 답이 없는 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꼭 답을 찾기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것처럼 경제를 공부하는 이유도 단순히 어떤 답을 알고 정답을 풀기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싫든 좋든 접할 수 밖에 없는 경제라는 미스터리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느끼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정답을 알지 못하지만 어딘지 신비로운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물체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더 알고 싶어 한다. 경제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여 알고자 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읽는 기술 HIT'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경제라는 미스터리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물론, 미스터리라서 어디서 부터 접근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고 어느 쪽부터 접근하느냐에 따라 미스터리에 대한 인상과 실체가 달라 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경제에 대해 접근하기 위해서는 역사, 이슈, 트렌드라는 세 갈래 길을 통해 우리를 인도하는데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역사이다.
경제라는 것이 이론에서 출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일지라도 하루 아침에 느닷없이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상이 나왔고 그 중에 현재 가장 주류를 형성하는 것이 '인간은 이기적이고 이성적인 동물이다'에서 출발한 고전학파와 신고전학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만 한다. 그러한 이론들이 뜬금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신고전학파에 대해서 그다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루소에서 시작한 신고전학파들의 이론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루소의 이야기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침대붕소했다는 이야기도 한다. 현재의 경제가 주류 경제학자들이 내세운 사상과 이를 결탁한 가진자들의 야합(??)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책이 어떤 주장을 하거나 기존 경제를 뒤엎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경제 현상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이런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예전에 알아야했던 것들을 알려주고 이제는 경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후반부는 설명을 한다.
보통 이책과 같은 경제서적들은 대부분 재미가 없다. 정보 획득의 차원에서 읽게 되고 모르는 것을 알게된다는 차원에서 재미 있는 경우가 있지만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재미는 아무래도 덜 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흥미위주의 음모론식의 책들이 조금의 재미를 주게 되는데 '경제를 읽는 기술 HIT'는 스토리텔링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고 본다. 이미, 경제관련책들을 꽤 읽었고 경제 역사에 대한 책들도 읽어 그런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 책이 상당히 잘 구성이 되었다.
이것 저것 백과사전식으로 펼쳐 이것 저것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큰 그림의 조각들을 하나씩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이 책이 구성되어 있다. 미스터리한 경제에 대해 우리에게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 구성을 선사한다. 경제는 사실 어렵다는 말을 내가 할 정도로 알지는 못하지만 어렵다.
실제로 책 저자에게 격하게 동의하는 것이 수학에는 젬병인 나도 경제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숫자와 관련된 두려움이 있었지만 경제는 철학의 일부라고 접근하면 그나마 숫자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진다. 대신, 수학과 같은 정답은 없어진다. 쓸데없이 숫자를 나열하고 보여줘서 그렇지 경제는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다. 그런 이유로 어느정도는 알아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역사를 읽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각 사상이 왜 나왔는지 그런 사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저절로 배우면서 조금씩 조금씩 경제에 대해 알게 된다.
갈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일개 성에서 통용되는 것들이 여러 지주들로 통용되고 어느덧 한 국가로 범위를 넓히고 다시 근처 국가로 확대가 된 후에 점점 퍼져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면서 경제를 아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슈퍼에서 알바하는 사람이 그리스의 경제문제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알 수는 없다. 관련성에 대해 깨닫지도 못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내가 가 본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이름만 들어 본 국가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내가 영향을 받는다.
경제를 알지 못해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열심히 일하고 돈벌고 살면 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열심히 살면서도 제자리인 이유다. 어쩔 수 없이 배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최소한 몰라서 당하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혀 상관없는 일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대비하기 위해서 경제를 어느정도 배워야 한다.
책은 옛것과 새로 알아야 할 것들로 나눠져 있는데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조금 아쉽다. 이왕이면 아주 조금 더 내용을 진행했으면 했는데 적당한 선에서 멈춘 것이 아쉬웠다. 여러가지를 보여 주는 선에서 그친 듯한 인상이였다. 경제학자가 아닌 한계일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그래도, 경제학자들이 이런 책을 펴 내 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런 책들이 경제학자나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이 아니라 상관없는 - 저자가 경제지에 근무했다고 하지만 - 분야의 사람들이 펴내고 더 인기를 끄는지 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책은 좋은데 경제에 대해 처음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전작인 '지금 당장 경제기사를 공부하라'를 읽고 읽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기초와 기본에 대해서는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을 때 더 도움이 되고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 많을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