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빨리 선사의 마음을 읽다 출발하기 전, 아짠은 방콕에 있는 보롬니바 사원의 우빨리 선사가 생각나자, 그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아짠이 마음의 초점을 우빨리에게 맞추자 그가 연기의 법칙에 대해 명상하고 있음을 곧 알게 되었다. 그는 이 일을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방콕에 갔을 때 우빨리에게 확인해 보았다. 우빨리는 크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스님은 천안(天眼)이 열렸군요! 내가 나이는 많으나 스님을 당할 수가 없어요.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했다. “붓다의 추종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붓다의 발자취를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갈 때, 결코 자기만족에 빠져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다르마의 결정체로서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각은 다르마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진리라는 점과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는 건 오직 사람의 게으름 때문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붓다의 다르마가 세상에서 잊혀 지게 된다면, 그건 바로 이 게으름 때문이겠지요. 스님은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우리 모두의 기운을 북돋워 줍니다.” 우빨리는 자주 아짠을 칭찬하였고, 가끔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일이 생기면, 그는 아짠을 부르러 사람을 보내 그에게 상담과 조언을 청하곤 했다. 얼마 후, 아짠은 방콕을 떠나 북동쪽으로 향했다. 이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자,아짠을 자신들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존경해왔던 많은 사람들이 미리 준비를 갖추고 그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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