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컴퓨터보다 1억배나 빠른 꿈의 컴퓨터가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조선닷컴’이 보도해 눈길을 끈다.
최근 구글이 72큐비트(qubit) 칩을 개발했다고 밝히자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말이 전해진다. 큐비트는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bit)'에 해당하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를 말하는데 컴퓨터 업계에서는 양자컴퓨터가 50큐비트 이상 돼야 기존 디지털 컴퓨터 성능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구글이 그 한계점을 뛰어넘었다는 얘기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현존 최고 성능의 수퍼컴퓨터보다 무려 1억 배 빠른 성능을 구현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양자컴퓨터는 뛰어난 연산속도 덕분에 단순히 암호를 푸는 작업 외에도 새로운 물질의 합성과 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양자컴퓨터를 빅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의 딥러닝 알고리즘에 응용하려는 연구도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양자컴퓨터는 왜 연산 속도가 기존 컴퓨터보다 빠른 것일까. 현재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비트는 0과 1 중 하나로 정보를 표현하는데 디지털 컴퓨터에서 0과 1은 구의 양쪽 끝에만 존재하나 큐비트는 구 위 아무 곳이나 임의의 한 점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즉 0과 1 두 가지가 중첩돼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양자의 중첩성 원리인데 이로 인해 큐비트가 늘수록 양자 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큐비트 2개는 동시에 4개(2의 제곱) 상태를, 큐비트 4개는 동시에 16개(2의 4제곱)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현재 수퍼컴퓨터는 수십에서 수백 페타바이트(PB·1PB는 104만8576기가바이트) 이상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이 정도 속도는 50큐비트를 비트로 환산한 2의 50제곱과 비슷한 규모다. 즉 50큐비트보다 높은 연산속도를 가진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면 현존하는 어떤 수퍼컴퓨터보다 빠른 성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현재 구글·IBM 등 각 기업도 무작정 큐비트를 늘리기보다 안정적으로 양자 중첩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비트 규모가 커질수록 양자 중첩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회로로 양자컴퓨터용 프로세서를 제작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큐비트를 양자 컴퓨터에서 작동하도록 제어하려면 많은 장비와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 많은 IT 기업과 연구소들이 관련기술을 갖춘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양자컴퓨터 고유의 작동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 이종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