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1. 위험용량
보툴리눔 독소는 복어 알에 있는 독, 테트라톡신과 파상풍을 일으키는 테타누스 독소와 함께 대표적인 신경독소로 근육마비현상과 각종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초래합니다. 과량이 들어가면 전신 증상으로 구역질, 침분비 감소에 따른 입마름 현상, 눈물분비 감소에 의한 안구 건조증, 복시현상, 호흡약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툴리눔 독소를 사람한테 쓸 수 있는 것은 보툴리눔 독소의 순수 단백질만을 10억분의 1g 단위로 즉 나노그램 수준으로 정제해서 전신적으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용량 이하로 소분한 약품이기 때문입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주사 부위의 근육만 국소적으로 이완시키는 약리 작용을 가집니다. 통상적으로 주름제거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독소 용량의 100-300배 이상이 한꺼번에 인체에 투입되어야만 위험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전신부작용에 대한 안전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도 약이기 때문에 드물지만 두통, 현기증, 오심, 피부발진 등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툴리눔 독소는 1989년 미국FDA에서 인체에 투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은 이래 20여 년간 임상에서 사용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작용들이 보고되었지만 아직까지 보툴리눔 독소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만 사용된다면 매우 안전한 약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몇 살부터 맞을 수 있나
소아뇌성마비환자는 어릴 때 맞을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에 걷기 시작하는 3-4세에도 주사를 맞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10대에 주름제거나 사각턱 때문에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맞는 것은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3. 보툴리눔 독소와 임신
보툴리눔 독소는 수유 중이나 임신 중에는 금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보툴리눔 독소를 임신 때 맞아서는 안 되겠지만 간혹 초기에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시술을 받았을 때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만약 보툴리눔 독소를 임신한 줄 모르고 시술받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공유산을 시켜야만 할까?
보톡스는 태아에 미치는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등급 C에 속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임신을 했을 때 보툴리눔 독소를 맞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등급 C의 특성상 태아의 기형을 유발한다는 증거도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임신 사실을 모르고 시술 받았을 때라고 해도 인공유산을 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툴리눔 독소가 워낙 미량으로 주사한 부위에만 작용하도록 개발된 약물인데다 미용적인 목적으로 시술하는 경우는 소량만 인체에 들어가게 되므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임신 3개월 이내에 임신이 된 줄 모르고 보툴리눔 독소를 맞았던 14명의 임산부에 대한 보고에서도 보툴리눔 독소가 태아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언제까지 보툴리눔 독소를 맞아도 안심이 될까?
보툴리눔 독소는 72시간 이내에 주사 맞은 부위의 신경속에 비가역적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즉, 72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이미 혈액 속에는 보툴리눔 독소가 사라졌기 때문에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론상 보툴리눔 독소를 맞고 최소 3일이 지나면 임신을 하더라고 안전합니다. 또한 임신 초기 수정일로부터 1주 이내에는 어떤 약물을 복용했어도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란일로부터 정자와 난자가 나팔관에서 수정이 된 이후에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착상되기까지는 적어도 1주일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는 수정란이 모체로부터 직접 혈류공급을 받는 기간이 아니므로 산모가 복용한 약물로부터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자신의 배란일로부터 1주 이내, 마지막 월경일로부터는 대략 3주 이내에 보툴리눔 독소 시술을 받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4. 항체형성
보툴리눔 독소를 반복해서 맞을 경우 문제점으로 고려될 수 있는 점은 장기적인 부작용보다는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항체 형성입니다. 보툴리눔 독소도 세균이 생산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일종의 항원으로 작용해서 반복해서 맞을 경우 항체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체가 형성되면 보툴리눔 독소를 맞더라도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항체 형성은 뇌성마비, 중풍 등에서와 같이 한 번에 사용하는 양이 1병 이상으로 많은 양을 시술하는 경우나 한 달 이내에 너무 자주 시술받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보툴리눔 독소 주름제거시술에 사용되는 보툴리눔 독소 양은 이마나 미간, 눈가 등 얼굴 전체를 하더라도 1병이 안되고 시술간격도 2-3개월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손, 발 다한증이나 머리 다한증, 보상성 다한증, 보톡스 종아리 윤곽술 등은 한번 시술에 필요한 양이 2병 이상 되기 때문에 항체가 형성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설령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항체가 발생하더라도 대안은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A부터 F까지 8가지 유형이 있는데 만약 한 개의 유형에 항체가 생기면 다른 유형의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하면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보툴리눔 독소 A형(보톡스, 디스포트, BTXA, 메디톡스)인데 A형에 항체가 생기면 보툴리눔 독소 B형인 미국 (주)솔스티스의 마이오블락(Myobloc)이나 수 년 내에 상품화될 F형 제품을 대신 사용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