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에서 낯설음이 보이는 순간들은 어떤 순간들이었을까. 우선 이 강의를 수강하였던 수많은 목적 중 하나가 평소에 낯설음에 관한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낯선철학하기 라는 강의명을 보고 분명 일상에서의 낯설음에 대한 내용도 교수님께서 다루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과제로 나오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생각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낯설음 중 가장 빈도수가 잦은것은 바로 손과 발, 신체는 어떻게 움직이며 숨은 어떻게 쉬는 것일까 에 대한 생각이다. 처음엔 내 스스로도 무슨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냐 에서 그쳤지만, 단순히 세상에 태어나서 점점 커가며 그냥 하던대로, 어렸을 때부터 익숙했던대로 뇌가 시키는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공기를 코와 입으로 들이마시고 내쉬고, 뇌가 시키는대로 손과 발을 원하는 방향, 세기로 움직인다는 이 사실이 순간적으로 신기하게 느껴지면서 놀랐던 순간이 있었다. SNS에서 그런 말을 본 적이 있다. 당신은 숨을 어떻게 쉬나요? 지금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신경쓰고 있다면 당신은 앞으로 숨을 쉬기 힘들어질 것 입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 말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니, 익숙하고 평소, 평생 해왔던 일, 즉 일상에 의문을 가지고 신경을 기울이기 시작한다면 그 일상이 어색해지고 힘들어질 수 있다는 내용같았다. 저 내용의 댓글들의 내용들도 정말 숨 쉬는게 신경쓰이고 불편하다는 내용이 참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단순히 내가 망상을 많이 하는 사람이고, 가끔 이런 순간도 있구나 하며 넘겼지만, 이 과제를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니 이런 일상생활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면 분명히 얻게 되는 긍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고 본다. 위에서 내가 언급했던 일상에 의문을 가지면 그 일상이 어색해지는 순간이 있다는 내용이 그 의문을 가진다라는 가정을 제외하고 적용되는 몇몇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일텐데, 그 사람들은 일상에서 숨을 쉬는 순간에 나도모르게 집중하게되고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또, 심각한 경우라면 그 숨을 뱉는 하나하나의 순간들에 신경이 쓰이게 될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점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익숙한 낯설음'은 주로 우리가 평소 신경도 쓰지 않고 평생 꾸준히 해왔던 점에 적용되는 점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런 평생 꾸준히 해왔던 점, 즉 '일상'을 당연하게 여겨왔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이런 일상에 감사함을 표해보고, 지금 이 일상적인 순간의 소중함을 느낀적이 있냐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고개를 저을 것이다. 이러한 낯설음을 느껴보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내가 이 일상을 별 탈 없이 유지한다는 것이 정말로 감사한 일이구나 하는 점을 알아차린다는게 이 익숙한 낯설음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댓글 중국철학자인 노자와 장자는 비일상적인 것, 곧 이상이나 진리 등을 추구하는 것이 오래가지 못하고, 힘든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타고난 원리를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노자와 장자가 이러한 점에 주목한 이유는 요즘식으로 말하면 먹고 사는 민생 문제 대신 이념적인 것에 몰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주나라의 인문질서가 무너지면서 지식인들이 질서 회복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자와 장자는 문화질서라고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자와 장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익숙한 것에 대해서 낯설게 보는 것은 불필요한 일일 뿐더러, 멀쩡하게 유지하고 있는 삶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 있는 공자와 장자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질서, 곧 이념적인 것이 올바로 세워질 때 비로소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도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