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동네인 함덕에 살고있으며, 함덕에는 에메랄드 빛의 아름다움으로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유명한 서우봉해변이 있다. 나는 이번과제 주제인 익숙한 낯설음을 듣자마자 함덕 서우봉해변이 떠올랐다.
함덕 바다는 나의 어린 시절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은 공간이었다. 힘든 순간에는 생각을 잠시 멈추고 쉼을 제공해주었고, 기쁜 순간에는 시원한 파도로 나를 맞아주며 상쾌함을 선사했다. 이처럼 함덕바다는 나에게 감정의 안식처이자 회복의 장소로, 삶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하고 익숙한 존재이다. 매일같이 나를 맞아주던 익숙한 바다는 한편으로는 안식을 주었지만, 그 익숙함에 속아 낯선 것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나의 시각을 제한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일상 속에서도 숨겨진 새로운 의미와 진실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해변 어느 구석에는 쓰레기가 모래사장을 가득 채우고, 바다 위에는 버려진 플라스틱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해안도로에는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 있어, 그 모습은 우리의 무관심을 드러낸다. 사실 바다는 오래전부터 오염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아름답고 웅장한 바다의 모습만을 바라보며, 그러한 외적인 아름다움에만 집중하느라 현실의 낯선 모습을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혹은 이미 오염된 바다의 모습이 내게 익숙해져버려, 그 변화에 둔감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환경에 대한 책임과 그로 인해 발생한 오염을 인식해야 한다. 바다는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거울과도 같다.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익숙한 공간은 낯선 괴물이 되기도 한다. 자연의 순수함은 시간과 상관없이 존재하지만, 인간의 행위는 그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 따라서 우리는 익숙함을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와 자연과의 조화를 재고해야 한다.
익숙한 바다가 낯선 현실로 변하는 과정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깊은 이해와 성찰을 얻게 된다. 바다를 통해 인간 존재와 환경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처럼 이름다운 바다와 오염된 바다는 상반된 존재로 서로 대조적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진실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모습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우리 각자가 바다의 진정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 비로소 아름다움과 진실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바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과거 추억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이 현실을 바로 잡는 기능을 한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점을 바로잡으려고 합니다. 예컨대 '나때는'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청정했던 바다를 떠 올리면서 현실에서 당연하게 여겨서 문제제기하지 않고 있는 오염된 바다를 낯설게 보게 하고, 그것을 통해 오염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게끔 한다는 것도 보기에 따라서는 "나때는"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때는"을 외치는 기성세대를 무조건 비판할 수도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나때는"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과거로 회귀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비판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둘의 긴장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조화" 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아야 하겠지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게 당면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출발점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