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1년 11월에 중여동에서 진행했던 '구채구 여행'에 동행했었던 기록입니다. 제 블로그에 묵혀두고 있었는데
이번 '북경여행'에 참여한 인연으로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이런 걸 묵은지 방출한다하나요? 어쩌면 묵은 냄새가 날지도 모르겠으나 갑자기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보니 미흡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여행 코스에는 성도 시내의 무후사와 금리거리, 팬더공원,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송판고성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제 개인의 취향상 그곳들에 대한 기록은 빠졌습니다.
2011. 11. 02 ~ 2011. 11. 07
사천성 여행기
가을은 짙어가고..
일상은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열심히 돌지만 늘 제자리이고..
언젠가 일 하나라도 매듭 지어지면 시간을 내어보지.. 싶지만
그렇게 얌전히 기다려서는 순순히 시간이 나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 같지를 아니하고..
내년이면 시간은 더 나질 않을 것 같고..
일상에 더 목조이기 전에 저지르고 말자~
그리곤, 이 곳 저곳 뒤적거려보지만..
짧은 시간으로 내가 원하는 곳, 나만의 여행코스를 짜 볼려하니 짧은 정보에 준비시간도 부족하고..
또 갈등이다.
그러다가 내가 가입한 한 여행 까페에서 딱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일정이 하나 뜬다.
지역? 좋다. 중국 서남지역..언젠가 베낭여행으로 한번 떠나봐야지 꿈꾸던 곳
운남성도 포함되었으면 좋았겠지만 내 시간 자체가 두 성을 모두 넣기는 역부족이라..사천성만으로도 좋다.
페키지형태이지만 기존의 페키지보다는 자유롭다.
강매옵션과 면세점 방문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 시간에 여행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래 준비시간 없는 나에게는 페키지와 자유여행의 장점이 결합되어 있는 이런 형태의 상품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그리하여 따라 나서게 된 사천성 여행~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4박 6일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봐 봐야 얼마나 보겠어~
기대를 최대한 낮추고, 단지 일상과는 다른 지역의 공기한번 쐬고 온다는 기분으로 참여한 것이었는데..
구채구라고 하는 자연경관을 보는 사이사이
북동지역의 문화와는 또 다른, 사천성이라고 하는 변방에 자리잡은 중국의 또다른 문화들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사천성(四川省)이란 4개의 큰 물줄기 4개(四川)가 합류하는 지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삼국시대에는 양쯔강을 중심으로 강 상류의 촉나라, 하류의 오나라, 황하를 중심으로 하는 위나라가 패권을 다투던 곳이기도 한 이곳
사천성(四川省)은 중국 서남지역에 위치해 있는 산악지역으로서 해발 5000m가 넘는 봉오리만해도 18개가 넘는 오지중의 오지란다.
그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서 돈 많은 사람들이 시대가 하 수상하면 도망와서 터전을 잡았던 곳이 이 곳 사천 지역이기도 하고..
그러니 왠만한 부자는 사천에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게다가, 중국의 자치구 중에서 3번째로 큰 자치구로서 1억인구를 가지고 있단다. 그 중, 청두에서만도 3,500,000명이 산다하고.
날씨는 늘 한결같이 '흐린날씨에 작은비'
그래서,
옛부터 이태백이 '사천개는 해를 보면 짓는다'라고 할만큼 해보기가 어려운 안개도시란다. 해를 볼 수 없는 이런 기후적 특성은
복숭아빛 피부를 가진 사천미녀를 탄생시키는데 일조를 하기도 하고..
이 지역의 음식 사천요리는 중국의 북경요리, 광동요리와 함께 중국 3대 요리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그 특징은 맵고 알싸한 향신료를 쓴다는 것인데, 대표적인 향신료가 '산초'이다.
우리나라에선 비린내나는 '추어탕'을 끓일 때 주로 사용하는..
산초는 습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습기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이 외에도 대표적인 불교도시이며, 차마고도의 시발점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우리가 아는 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이태백, 측천무후, 소동파, 양귀비, 등소평 등이 사천성 출신이란다.
아마도 산좋고 물좋은 정기 탓이리라
사천의 성도인 청두(成都)의 역사 역시 촉나라의 역사로부터 시작하는 상당한 고도이며,
당시의 번화한 모습들은 지금 성도의 번화가인 금리거리에서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성도의 도로나 거리는 삼국시대 당시 제갈공명이 닦아놓았던 그 거리를 기초로 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볼것은 많은데
나는 앉아서 가보지도 아니하고 앉아서 '마치 그곳은 아직 미개인이 살고 있을 거야'라며
얼마나 많은 편견을 쌓아가고 있었던 것인지..
게다가
이번 일정의 주요코스인 구채구는 오랜 예전에는 티벳에 속했던 지역으로서 중국에 합병되면서
중국이 임의로 행정구역 재편성하면서 사천성에 편입되게 된 곳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티벳 장족 문화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그 문화적 색채가 상당히 강하고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준다.
고산증 때문에 티벳을 미루고 있는 나로서는 이곳에서 티벳문화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 좋았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도시는 도시대로, 산수는 산수대로
그 번화하고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매력에 나는 홀릭당하고 만다.
첫댓글 사천성 여행기 너무 잘 보았습니다.
지난 11월 중순에 구채구를 갈까, 계림을 갈까 고민하다
일정상 계림을 다녀왔는데
이글을 보고 후회할 정도로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경험하셨네요. 부럽구요. ㅎㅎㅎ
그렇게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제가 감사할 뿐입니다.
장족의 강렬한 색감과 느낌으로
그동안 중국에 대해 가졌던 칙칙한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켰던 여행이었습니다.
이 여행으로 인하여 중국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좋은여행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