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지정한 베트남의 세계 자연문화유산은 훼, 하롱베이, 호이안, 미선 4곳입니다. 그 중 오늘은 미선 유적지를 보여드릴게요.
앙코르왕국을 점령하는 등 강성한 세력을 자랑했던 고대 참파왕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미선 유적지는 4~13세기까지 900여 년간 참파왕국의 종교 성지였던 곳으로, 힌두교 색채를 강한 곳으로, 불교와 유교 문화가 강한 베트남에서는 보기 드문 유적지입니다.


미선 유적은 일반적으로 알파벳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볼만한 것은 B, C, D 구역이고 A, E, F, G구역의 유적 대부분은 베트남 전쟁 때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 사진 참조)
기본 구조는 주 사원을 중심으로 작은 탑들이 주변에 배치된 형태입니다. 건물 주위는 불에 구운 붉은 벽돌로 벽을 쌓아 독립적인 작은 우주를 형상화했고, 대리석과 사암을 깎아 만든 힌두 양식의 조각은 소박합니다.








요새 같이 2㎢ 면적의 산속 분지에 건설된 미선 유적지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처럼 수백 년간 정글 속에 숨어 있다가 19세기에 유럽인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고 프랑스와 미국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14세기 이후 역사에서 사라진 미선을 다시 세계사의 무대로 끌어낸 프랑스는 주요 유물을 자국으로 약탈해 갔고, 미국은 베트남전쟁 중 이 지역에 폭탄을 투하해 수많은 건물을 파괴했습니다. 유적지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목이 잘려 나간 조각상에 싸한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살아남은 건물은 20여 채에 불과하지만, 남아 있는 유적들은 여전히 아름답고 독특한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붉은 벽돌 사이로 자라난 수풀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나짱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서 아침에 베트남 중부 호이안(Hoian)에 도착했어요.
일단, 호텔을 정하고,
이단, 땀으로 눅눅해진 몸뚱이 씻고,
삼단, 주린 배를 채웠지요.
호이안에서 머물 시간은 단 하루.
시간은 없고 구경 할 곳은 많고.
해서 이날은 '헤쳐 모여’ 하기로 했어요.
동행한 이는 호이안 구시가지 귀경을, 저는 미선 유적지 투어를 선택했지요.
유적지로 가는 버스에 오르니 인종 백화점 같데요.
흑인도 있고 백인도 있고 아시아인도 있고.
한국인은 딸랑 나 혼자!
버스가 출발하자 베트남 가이드가 유적지 입장료를 미리 걷겠다면서
뭐라고 열심히 씨부렁거리는데
가이드의 독특한 영어발음을 제 발다닥 영어로는 잘 몬 알아 묵겠어요.
꼭 중국말 씨부렁거리는 거 같은기라요.
제게도 와서 입장료 내라고 하길래
얼마냐고 물었어요.
달러로 얼마라고 해요.
저는 베트남 돈만 갖고 있어서 베트남 돈으론 얼마냐고 다시 물었더니
얼마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우리 돈도 동그라미 4개 이상 넘어가면 고마 셈이 흐려지면서 정신마저 혼미해지는데,
베트남 돈 단위가 억수로 빵빵해요.
대략 우리 돈 6원이 베트남 돈 100동 이고, 6,000원 이면 100,000동 이래요.
동글뱅이가 넘 많아요.
나중에 알았지만 지들도 동그라미 3개는 접고 말해요.
65,000동 내라고 한 거였는데, (실제로 매표소에선 60,000동 이었음)
달러를 동으로 계산하려니 머릿속 시끄러워서
한 손에는 오만동짜리 지폐를, 다른 한 손에는 십만동짜리 지폐를 꺼내들고
“오만동짜리 주까요, 십만동짜리 주까요” 했더니
아 글쎄 이 눔이 둘 다 쑥 낚아채는 거예요.
아무리 유명한 유적지라 하지만 입장료가 그렇게 비싼가? 자꾸 의심이 가데요.
그래서 나중에 물어볼 요량으로 버스 안을 삥 둘러보면서 한사람 찜 해두었지요.
버스에 내려 유적지 입구에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찜한 사람 옆으로 갔어요.
그리고는 없는 애교 쥐어짜면서
“쩌어~기 아저씨~~, 아저씨는 가이드 한티 입장료 얼마 줬어용?” 하고 물었더니
“65,000동 냈시유~” 해요.
“옴마야! 난 150,000동 냈는데~” 하니까
어정쩡하게 늙은 그 아저씨가 더 놀라면서
“why?” 하대요.
그래서 지도 큰소리로
“I don't know” 했지요.
확인하고 나니까 콧구멍이 벌렁벌렁 함서 엄청 분심이 들어요.
‘아니 저 눔이 나를 어케 보고….’
씩씩대며 가방에서 볼펜과 메모지 꺼내들고 콧김 내뿜어면서 가이드한테 갔어요.
“보소, 가이드 아제!”
하면서 종이를 코앞에 바짝 들이밀고 침 묻혀가며 또박 또박 적었지요.
“자, 잘 보소”
“150,000에서 65,000을 빼면 85,000... 맞지염?”
150,000
- 65,000
85,000
“아까 분명히 십오만동 냈지요? 긍께 얼렁 내 돈 내나욧~”
초등하교 이후론 거의 해본 적 없는 뺄셈을 머나먼 베트남에서 다시 했다는.
정의사회구현을 위해서 해외에서 나름 열라 수고했다는.
그제야 가이드 비굴하게 웃으며 주머니 뒤져서 80,000동만 주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가 지금 'small money'가 없다고 해요.
이런 옘병할... 또 띠꼈어요. 그 눔 참 ‘더티’하고 찌찔하데요.
‘그랴 당신도 아그들 공부 시키고 묵고 살아야 항께...’ 하면서 그 선에서 맘 접었어요.
한때 우리도 그랬다지요. 외국 관광객은 봉 인줄 알던 때가 있었다지요.
근데 이번엔 아까 물어본 그 아저씨가 문제네요. (맨 아래 사진의 빨간 티셔츠 아저씨)
내 뒤에 오면서 보는 사람들마다 일러 바쳐요.
“저 가이드 질이 안 좋아요”
“왜요?”
“저 여자(저를 가리키며) 돈 띵가 묵을라꼬 했대요”
“정말요”
그러면서 나를 흘낏 불쌍한 듯이 쳐다보는 거예요.
아 정말 뒤통수가 뜨끔거림서 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요.
싸나이 입이 그렇게 가벼워서야 어디다 쓸꼬.

돌아오는 길에 보트 투어도 했어요.(옵션관광인데 버스 안에서 그 가이드한테 낚였다는.)
뭐 그런대로 so so... 관광기념품 만드는 마을 한바퀴 삥 둘러봤다는...







미선 투어에서 돌아와 저녁도 먹을 겸 구시가로 나갔어요.


잊혀진 역사, 오래된 골목이 매혹적이었어요.

옛 골목에 내린 깊은 어둠과 은은한 불빛에 은근히 취했지요.
베트남의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손꼽히는 호이안.

4세기부터 13세기까지 참파왕국의 중심지였던 호이안은 아시아의 물건이 귀하게 거래되던 시기,
중국과 일본이 쇄국정책을 펴자 15세기부터 동남아에서 중요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대요.

중국인이 베트남에 정착한 최초의 도시 호이안, 아름다운 풍경과 운치를 나누어 주었답니다.
첫댓글 하이고....가고 싶어유^^...고시랑님 계산도 엄청 잘하시네유....ㅎㅎㅎ ㅋㅋㅋ 재미나게 읽고 멋진 곳 구경하고...감사따블^^
곡스 조금 더 커면 둘이 꼬옥 손잡고 댕겨요... 아들 세살 때부터 아들과 함께 친구 삼아 여행 다니며 글 쓰는 엄마가 있어요. 책도 여러권 냈구요... 그 아들...시야가 엄청 넓고 따뜻하더라구요... 꼭 멀리 가야 하는 건 아니니까... 산교육이지 싶어요... 오늘 하루도 당신껍니다. 열씸히 삽시당~~
고시랑 가이드 따라 투어 잘했슴다^^ 그런데 미선 이 지명이예요? 무식해서원~
글쌔용



랑, 지금 날자바바라~ 그거 하고싶은규?
착초님, 나 잡아봐라, 잡히면 직이삐세용


랄라


난 주로 자바무삐는데~
오래 묵은거라 질겨서 몬 묵어여~~ 착초님 이제 치아도 안 좋잖아여~~
전 빨간 티셔츠 입은 아저씨께 물어볼 생각도 못 했을 것 같은데... 혼자 여행하시고 대단하세요. 유적지 사진 잘 보았습니다.*^^
지가 겁이 좀 없어요...
...
꼬시랑님 저를 데리고 갔으면 멋진 ()가 따라오지 않았을까 히히히~~하면서 도망갑니다요.
( ) 가 뭘꼬...
미지의 나라 신비한 유적지 사진을 통해서 잘 보았네요.


아직도 여행자에게 그런 바가지를... 잘 대처를 했네요. 멋져요, 홀로 여행길
지구상의 언어가 항개 뿐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 어제 그렇게 날씨가 얄궂더니 오늘 아침 하늘 차
암 맑아서 제 맘꺼정 맑아지려고 하네요...
베트남 가이드의 속보이는 찌질한 매너에 한참을 웃었습니다...고시랑님요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두어개 끼인거 아녀요


울집에도 역마살 끼인 사람이 있어서 어디론가 자꾸만 돌아댕길라카고 있답니다. 덕분에 우리도 마이 따라댕기긴 하지만서도요..그것도 혹여 전염되는 것은 아닌지...

...
아마도 길 위에서 꼬꾸라질 팔자가 봐요...

... 이궁...더런 내 팔자..
그 아조씨 임자 지대로 만났네유


이젠 고시랑님 비스무리하게 생긴 사람한테는 속임수 안쓸것 같아요

정의의 사자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