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에서 하는 'B-boy와 함께하는 Lovely가야금'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거창군에서 후원하기에 저렴하게 좋은 공연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공연 기분좋게 좋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것도
거창이니까 가능한 추억과 낭만입니다.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단을 이끄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오래도록 기억납니다.
"가야금 소리는 누군가를 압도하거나 단박에 감동시키는 소리가 아닙니다.
조용하면서 소근소근하고 따뜻하게 마음을 변화시키는 소리입니다."
우리가 할 사회사업도 이래야 하지 않을까요.
현란하고 화려하고 듣는 사람 어리둥절해지는 말 재주(전문가? 상담),
정말 특수해서 엄두도 못 내는 기술(전문가? 기술),
휘황찬란하고 삐까번쩍한 건물,
보는 사람 입 떡 벌어지게 만드는 장비보다
내가 어쩌다 보니 밥 많이 한 김에 옆 집 좀 주고
내가 이사 왔으니 인사드릴 겸 떡 좀 돌리고
이웃은 밥, 떡 얻어먹었으니 반찬 만든 김에 그릇에 덜어 옆 집 갖다주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동이 더 그립습니다.
그렇게 서로 나눌 때, 예와 덕으로 행하니 그 순간이 공동체 아닐까요.
뇌리에 콱 박히는 오감의 순간적인 감동? 혹은 놀라움보다,
뒤돌아보면 볼수록, 짠하고 진득하게 사람 심금 울리는 은은한 감동이 그립습니다.
#
연주를 듣다가 가야금 소리처럼 사회사업 하고 싶어졌습니다.
가야금 소리는
비보이가 춤추는 빠르고 격한 음악의 부드러운 배경음악이 되고
격렬히 춤추는 비보이의 아름다운 정적인 배경이 되고
해금 연주가 더 애절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보드라운 배경음악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야금 연주 없이 그냥 비보이만 춤췄는데,
그 순간만큼은 웬지 허전했습니다.
어울리기보다 하나만 너무 도드라졌기 때문일까요.
또한 가야금 소리는
비틀즈 노래든
스페인 음악이든
러시아 음악이든
클래식이든
우리 전통 창이든 잘 어울렸습니다.
자신의 소리를 굳이 강조하지 않고 본래 음을 잘 세웠습니다.
연주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만 잘 어울린 것이 아닙니다.
듣는 사람도 어르신, 아이, 부모님, 청소년, 농활팀, 센터 선생님처럼 고루 왔는데
비보이 팀의 춤은 젊은 층과 젊은 문화를 즐기시는 분들을 만족시켰고,
가야금 소리와 창은 어르신들, 전통 좋아하시는 분들을 만족시켰으니
듣는 사람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사회사업도 이처럼 잘 어울리길 원합니다.
'내가 사회사업이다'
'내가 사회복지니까, 다른 일들은 잠깐 물러나 봐' 하지 않고
편안한 여백같게
때로는 아늑한 배경처럼 사회사업하면 어떨까.
굳이 티나지 않아도 좋은 사회사업,
나보다 남이 더 돋보이게 해주는 사회사업이면 어떠할까.
좋은 관계를 맺은 것도 내 공으로 삼기보다
함께 해준, 참여해준 사람 세우는 사회사업 하고 싶어집니다.
부단히 나와 내 일들을 낮추어야겠습니다.
타인의 삶과 일들이 서로 잘 어우러지고 드러나기 위해서...
첫댓글 교수님의 가야금 설명을 사회사업으로 생각한 점, 본받고 싶고 지금에서야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 또한 이런 문화 공연을 잘 즐기지 않는데, 좋은 사람과 있으니 흥이 절로 나서 좋았어요^^
성철이가 청소년 시절에 춤 춘 적도 있고, 지금도 청소년 문화의 집에 춤추러 오는 친구들과 친한 것 같던데 성철이 예전 이야기도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쩌면 그냥 흘려듣고 말았을 그런 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너를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글이 참 따뜻해요. 주상오빠. 함께 한 사람들을 세워주는 사회사업이 하고 싶다며 자신을 낮추겠다는 겸손한 마음이 참 따뜻해요^^ 우리의 삶과 일들이 서로 잘 어우러지고 드러나기 위해서.
멀리 생일도에서도 우리 기록 꼼꼼히 읽어주는 혜림, 고맙다.
사회사업을 가야금 소리에 빗대어 표현한 게 멋있네요~잘 지내고 있죠??연수 마지막날 저에게 문자 보내주신다 했었는데^^ 제 핸드폰이 액정이 고장나서 문자 답장을 못했어요~미안해요~많이 배우고 느껴 수료식때 함께 나눠요~^^
절묘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