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7 계묘년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
오월 부처님오신날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축복의 계절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좋아지고 삶의 조건이 좋아져도 사람들의 갈등과 번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고 불행하고 갈등의 연속이니 진정한 우리의 인생살이는 과학에도 문명에도 환경에도 주변에도 있지 아니하고 또한 돈과 명예에도 있지 않음이 분명해졌습니다
2500여년 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중생들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처님의 탄생은 이 땅에 사는 중생들에게 거룩한 축복이며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위에도 하늘아래도 오직 나 혼자만 위대하나니
三界皆苦我當安之 이 세계에서 고통받는 모든 존재들을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이 일성은 생명을 울리는 소리요 영원히 우리의 마음을 일깨우는 소리입니다 이 한 게송에 세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중생은 그 누구든지 자신 속에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자각적 존재로서 “一切衆生悉有佛性” 모든 중생이 불성을 지니고 있다 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각적 존재로서 자기 완결성과 절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인간 본래의 존재성 부처로 깨어날 수 있는 능력 누구나 행복하게 노닐 수 있는 근원적 실상 권력자에 있어서 더 하지도 않고 천한 자에 있어서 덜 하지도 않는 구김살 없는 무한의 가치 그것을
경전에서는 여래장 법성 진여 공 일심이라고 했으며 옛 조사스님들은
주인공 한물건이라고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거지도 있고 양반도 있고 군림하는자도있고군림당하는 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본래 마음은 외형적 모습에 관계 없이 평등한 가치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육도중생이 모두다 부처로 깨달을 불성이 있습니다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보고 듣는 느끼게 하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것이 불성이요 마음이며 주인공입니다
두 번째, 탄생의 의미는 대자비입니다부처님은고통받는모든중생들을
그 고통에서 해탈케 하려고 사바세게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삼계개고 아당안지’ 가 그런 뜻입니다 누구든지 당신에게로 오기만 하면행복의
이정표가 되어 주고 고뇌의 동반자가 되어주겠다는 이타의의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의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을 막론하고 그 누구든지 한 번의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이 세상에 오면 반드시 늙고 병들어 죽어갑니다
결국 생로병사의 고통은 누구에게나여실하게존재합니다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생로병사의 고통을 뿌리째 뽑아내고 영원한 행복과 걸림 없는 자유를 주기 위해 대자비심으로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세 번째, 부처님 탄생의 의미는 평등입니다 이 평등의 의미는 첫 번째 탄생의 의미와 관련이 있지만 평등만을 부각하여 강조해 보겠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은 석가세존 자신만의 외침이 아니라 일체중생 모두가 평등하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선언한것입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자비를 앞세운 평등의 메시지를 이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겠습니까
이 시대의 부패는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져야한다는끝없는탐욕에서
발생합니다 우리 시대의 갈등은 못가진 자가 가진 자에 비해서너무나
가진 것이 없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과 억울함에서 기인합니다 내면은 썩어 문드러져도 외형만 화사하면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통하고 권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통하는 21세기 벽두에 우리의 모습들 그래서 인사청문회만 하면 고위인사들의 갖가지비리에 연루된 모습이 여과 없이 보입니다 도대체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선뜻 당사자들을 비난하지만 나 자신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탐욕이 일고 있는것은 아닌가 분명히 봐야합니다 상대적으로 못가져서 억울해하고 분개하는 것이 아닌가 봐야합니다 그래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화되고그것을 정치권이 이용하면서 아수라장이 이곳저곳에서 오늘날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이러한 모든 모순과 사회의 병리현상을 잠재우고 부처님의 평등의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집착과 편견을 잠재우고 대승적 사고로 바라보는 시각 그것은 곧 평등의 절대적 사상에 다름이 아닙니다
권력이 없어도 대접받고 명예가 없어도 대접받고 돈이 없어대접받는 세상 그 평등의 세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회의구조적문제지배구조의
병리현상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게 되는 모순에 모순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자손들에게 그러한 부산물들을 물려주지 말아야 합니다
냉혹하게 한 번 살펴봅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반 상놈하는 종족의귀천은 어느정도 사라졌습니다 신분과 행실이 엉망이라도 돈이 있으면 귀한 사람이 되고 신분과 행실이 존엄하여도 돈이 없으면 천한 사람이 되는세상 바야흐로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외형으로 판단하여 있는 자가 군림하고 권력자가 판을 치는 세상 有錢貴人(유전귀인) 無錢賤人(무전천인)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모순들을 청산하고 인간의 절대적 가치인 평등의 세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기득권과 비기득권 내 편과 네 편이 없는 본래 평등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오늘에 이 사회는 평등과 자유와 행복으로 넘쳐날 수 가 있습니다
이 평등의 행복한 세계로 가기 위해선 나누워야 합니다 놓아야 합니다 연기이치 분명하고 공한이치 뚜렷한줄 알고 나누고 놓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이해하는 것이 부처님이 평등의 메시지를 안고 이 땅에 오심을 진실로 축복하고 잘 이해하는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