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농구, 배구 등은 정규리그가 끝나면
리그별로 다양한 방식의 플옵을 통해서 최종 우승자를 결정합니다.
반면에 축구는 정규리그 우승팀이 곧 최종 우승자가 됩니다.
물론 컵 대회나 승강 플옵은 제외이며, MLS처럼 일부 리그에서는 플옵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축구가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플옵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업셋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득점이 많이 나지 않는 축구 경기의 특성상
단기전에서는 강등권팀도 상위권팀을 잡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정규리그 우승 경쟁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농구나 배구는 종목 특성상 업셋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부상 등으로 인한 핵심선수의 IN/OUT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은 논외고요.
그렇기 때문에 농구나 배구는 시드 방식의 전형적인 토너먼트로 플옵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야구는 조금 다릅니다.
축구만큼은 아니지만 야구도 업셋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규리그는 두터운 뎁쓰를 가진 팀이 우승하게 되지만,
단기전에서는 S급 선수 몇 명만 있어도 쉽게 업셋이 가능합니다.
특히 최강 원투펀치+마무리 조합의 팀이라면 4승이 보장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에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는 것은
매일 경기할 수 있는 종목 특성상 포스트시즌 경기수를 늘려서 업셋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과 관련해서는 KBO와 NPB, MLB의 상황이 또 다릅니다.
MLB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참여하는 팀은
디비전 우승 3팀과 와일드카드 3팀입니다. (MLB 전체 총 12팀)
(몇 년 전에 와일드카드 방식이 변경되었습니다.)
디비전 우승팀 중에서 상위 1~2위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고
나머지 4팀이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위해 경쟁하는 방식입니다.
애초에 MLB는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단순히 1~6위팀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4~6번 시드인 와일드카드 순위 1~3위팀이
2~3번 시드인 디비전 우승팀의 승률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디비전 우승팀을 우선하기 때문에 1~3번 시드를 부여할 뿐
전체 승률 1위인 1번 시드를 제외하고는
2~6번 시드는 순번이 곧 시즌 순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상위 시드의 홈구장에서만 경기가 열리도록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고 있기는 합니다.
일본 프로야구 NPB도 양대리그이지만 (디비전으로 세분화되어있는 MLB와는 다르게)
리그 내 1~3위가 계단식 토너먼트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기 때문에
리그 상위순위팀에게 확실한 어드밴티지를 부여합니다.
각 리그의 순위결정전은 항상 상위팀의 홈구장에서 개최되며
(단, 일본시리즈는 리그 순위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홈&어웨이)
심지어 1위결정전에서는 1위팀에게 1승을 먼저 주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7전 4선승제지만,
최대 6경기까지만 열리는 6전 4선승제라는 특이한 방식이 적용됩니다.
1위팀은 (이미 1승을 챙겼기 때문에) 6경기 중에 3승만 해도 되지만
2~3위팀은 6경기 중에 4승을 해야 리그 챔피언이 될 수 있습니다.
업셋의 가능성 때문에 정규리그 상위팀에게 확실한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또 다릅니다.
KBO는 단일리그입니다.
그런데 무려 다섯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계단식 토너먼트를 진행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기에
와카전, 준플옵, 플옵이 진행될수록 선수들(특히 투수진)의 소모가 극심해져서
위로 올라갈수록 자동으로 업셋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한국시리즈는 물론이거니와 플옵에서조차 업셋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비교적 업셋이 일어나기 쉬운 야구 종목의 특성상
KBO에서도 상위팀에게 NPB처럼 어드밴티지를 주어야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엄청 긴데 선수풀은 충분하지 않은 현 상황 자체가
상위팀에게 자동 어드밴티지가 되고 있기에,
별도의 추가 어드밴티지 부여는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cf.
원래는 플옵 1차전 경기 후 향후 시리즈 향방과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을 나누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전혀 엉뚱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내일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면(?) 그 때 한 번 더 시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