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산에 갔다가 내려오느라 어수선한 가운데 하루가 지났고 그나마 전주에 내려오자마자 위기자랑 어울리며 2차까지...거기에 집에서 한잔이 추가되었더라면 힘들었을텐데 거기까진 실행이 되지 않았다.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느껴진 밤이라 새벽녘부터 잠에서 깨어 애매한 상태로 뒤척이다가 알람소리를 듣는다.
어제 효자동 신시가지에 차를 두고 왔기 때문에 차키와 핸드폰 등을 챙겨서 말리와 함께 나가는데 5시40분 무렵에 이렇게 컴컴했나?
날이 흐려서 그런지 해가 짧아져서 그런지 한동안 판단이 서질 않는다.
(나중에 보니 둘다)
이편한세상 앞까진 말리의 볼일을 챙겨주며 속보로 걷다가 이후 삼천천 구간부터는 런닝모드로 변환해 약속장소인 마전교까지 달려갔는데 6시4분에 헥헥거리며 도착한 그곳엔 병주아빠 혼자서 기다리고 있다.
산책로를 달려서 나온 우리를 보고 적쟎이 놀라는 표정인데...그나저나 안선생님은??
전화연락이 되고 안선생님이 나오는 동안에 노천 간이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재래식의 그 분위기가 참으로... 예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잠시 볼일을 보러가는동안 병주아빠에게 말리를 맡겨놨는데 안선생님이 온 뒤로 말리가 끈을 땡기며 내가 있는 곳을 찾아서 바로 왔다며 화젯거리가 된다.
가는 곳을 직접 보지 않았어도 냄새로 알게 된 것인지...하여간 아빠를 찾아서 챙기는 그 의지만큼은 역대 그 누구보다도 대단하다.
이미 2Km이상을 달려왔기 때문에 멀리 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날씨 또한 산책이나 해야 적당할 수준인데 어제 마신 술이 빠져나가려면 어느정도 부하는 걸어줘야 한다며 삼천동 농수산물시장까지 왕복하는 것으로 정하고 출발~
농수산물시장에서 안선생님이 일을 보는 동안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을 떠다가 말리에게 충분히 먹이고 돌아오는 길로 접어든다.
녀석 어지간하면 우림교 이후부턴 치고 나갔을텐데 오늘은 워낙 힘들었는지 마전교에 도착할 때까지 대열의 뒤만 졸졸 따라온다.
하긴 뭐 강아지에게 이런날 10km를 뛰게 한다는 자체가...
런닝을 마치고나니 7시 정각.
안선생님 차편으로 번지농장에 들러 어제 주차해 놓은 싼타페로 갈아타고 미가옥으로~
노천 탁자에서 콩나물국밥을 먹는 동안에 자판기 가게의 진돗개와 늙은개가 주변에서 기웃거리며 밥도 좀 얻어먹고 친근감을 과시하는데 말리는 그것이 또 거슬린다고 막 도발을 해댄다.
나중에 진돗개가 손을 좀 보려고 틈을 노리는 눈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