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30년 이상 한 우물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소상인 혹은 가업을 이어 운영 중인 곳을 대상으로 100년 이상 존속 및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중기부는 제품, 경영, 마케팅, 혁신성 등 다양한 면모를 평가하여 작년 81곳에 이어 올해 3차에 걸쳐 총129개의 음식업, 도·소매업 업체를 선정했다. 중기부는 최종 선정된 곳들에 컨설팅, 홍보, 교육 등에 관해 지원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조건에 맞는 업체들을 점차 추가할 예정이다. 100년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하고 있는 백년가게 맛집 BEST 3를 소개한다.
1. 쌀쌀한 날씨 싹 잊게 만드는 낙지전골, 화성 이화리 ‘이화회집’
이미지 출처: 이화회집 점주 제공
이미지 출처: 이화회집 점주 제공
'이화회집'은 화성 이화리의 도로변에 위치한 낙지 전문점이다. 30여 년 전 박영숙 사장님은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뻘낙지를 마을 주민들이 잡아오면 소매상에 유통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통통한 낙지 맛을 손님에게 직접 제공하고 싶어 낙지집을 개업하게 되었다. 낙지는 지금도 주민이 갓 잡은 것을 가게에서 바로 받아다 쓴다. 신선도는 말할 것이 없다.
세월이 느껴지는 외관을 지나가게 안에 들어서면 싱싱한 낙지들이 헤엄치고 있는 수조를 만날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잡아서 요리를 해오는 시스템이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낙지 전골’.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어 만든 얼큰한 베이스의 국물 위에 고구마로 만든 쫄면 사리와 한입 크기로 자른 낙지들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전골냄비 안에는 부추와 팽이버섯 등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있는데 얇은 채소들이라 낙지가 익는 시간과 알맞게 익는다. 낙지는 오래 익히면 질겨지므로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 탱탱해지면 먹으면 된다. 잘 익은 부추와 함께 돌돌 말아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면 쌀쌀한 날씨를 싹 잊게 하는 맛이다.
함께 들어있는 쫄면 사리 덕에 육수는 빠르게 졸아드는데, 낙지와 채소를 건져 먹고 양념을 한껏 머금은 쫄면을 건져 먹으면 배가 빵빵하게 차기 시작한다. 그래도 역시 마무리는 밥과 참기름을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이 빠질 수 없다. 볶음밥을 잘 눌러 바삭바삭한 상태가 되면 여럿이서 수저로 박박 긁어 먹는 재미가 있다.
식신TIP
위치: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화길 2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가격: 낙지 전골 20,000원, 낙지 연포탕 20,000원
후기(식신 지친하루): 낙지 전골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은 낙지 전골 중에 낙지가 정말 많이 들어가 있어요. 낙지도 정말 신선하게 느껴지고 살짝 익혀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죽입니다!
태백엔 유독 '실비집' 간판을 단 가게들이 많다. 태백은 고지대에서 자란 한우가 유명한 탓에 한우를 산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식당들이다. 태백산 한우는 해발 7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사육되어 맛이 담백하고 육질이 연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옥갈비’의 1대 사장님인 피정순 할머니는 40여 년 전 태백 광산촌 노상에 연탄불을 올리고 석쇠에 소고기를 구워 팔았다. 오늘날 실비집의 전신인 셈이다. 현재는 아들이 만 32년째 태백에서 소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7가지의 밑반찬이 제공되는데, 납품 받는 것 없이 사장님이 손수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는다. 특히, 고기에 곁들여 먹기 좋은 해파리 냉채와 가오리무침은 테이블마다 리필을 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자랑한다.
조선옥갈비는 태백 현지인에게 평이 좋은 갈빗집이다. 방문하는 손님들도 대부분 몇십 년 이상 단골들이다. 소 생갈비와 양념 소갈비, 양념 돼지갈비를 판매하며 점심엔 갈비탕도 판매한다. 갈비탕을 포함하여 갈비는 모두 태백 한우를 가져와 직접 정형해 쓴다. 양념은 과일을 주재료로 6시간 정도 달여 만든다. 주방장을 따로 썼더니 화학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싫어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고. 돼지갈비와 소갈비의 양념을 따로 만들 정도로 음식에 완성도가 있다.
하루에 50~80그릇 정도 한정 판매하는 한우 갈비탕도 10시간 정도 끓여 정성스럽게 준비한다. 국물이 식으면 젤라틴처럼 굳을 정도로 진국이다. 점심시간엔 이 갈비탕을 먹기 위해 많은 손님이 즐비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괴산 지역은 물살이 약하고 바닥에 큼직한 자갈이 있는 강가가 많아 예로부터 다슬기가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다슬기의 방언인 올갱이 해장국집들이 즐비하다. 다슬기는 차가운 성질이 있어서 열독을 풀어주고 간의 열을 내려 숙취 해소에 정말 좋은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괴산에 위치한 ‘서울식당’은 충북집, 전라도집 같은 다른 가게보다 시장의 '중심'이 되겠다는 원대한 소망이 담긴 네이밍이다. 서울식당의 사장님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해장하러 들르는 손님들을 위해 오전 6시부터 가게 문을 연다.
올갱이로 해장국을 만들려면 세척과 함께 살을 일일이 바늘로 빼내는 인고의 작업이 필요하다. 예전엔 까는 작업까지 직접 다 했지만 최근엔 동네 경로당 어르신들의 손을 빌리기도 하고, 까서 판매하는 상품을 받기도 한단다.
올갱이로 우린 국물에 된장과 조금의 고추장을 넣고 부추와 아욱, 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마지막으로 밀가루에 한번 굴리고 계란에 한번 굴린 다슬기살을 넣으면 해장국이 완성된다. 밀가루와 계란 옷을 입히는 이유는 민물생물인 다슬기에서 날 수 있는 비린내를 없애는 것도 있고, 다슬기살이 뚝배기 밑바닥에 가라앉지 않는 역할을 해 손님들이 떠먹기 편하게 할 목적도 있다. 집에서 정성을 들여 직접 띄우는 청국장도 사장님이 자부하는 메뉴 중 하나다.
식신TIP
위치: 충북 괴산군 괴산읍 읍내로 283-1
영업시간: 매일 06:00 – 18:00
가격: 올갱이 해장국 7,000원, 청국장 7,000원
후기(식신 왕치즈김말이): 구수하면서도 뜨끈뜨끈한 올갱이 해장국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속을 아주 든든하게 채워줍니다. 식사용으로도 맛있지만 술 먹고 다음 날 해장용으로도 아주 제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