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비가 안오는데 광주경기가 어케될지 무지 궁금하네요..휴가기간이라 디게 할 일이 없어요.
82년 프로야구 출범할 때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답니다.
우리반 남학생들은 모두 5000원내고 타이거즈 어린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빨간 잠바를 마르고 닳도록 입고 다녔지요..저도 무지무지 입고 싶었지만 [여자가 무슨?]이라는 아빠의 한마디에 가입할 엄두도 못내고 쓰린 속만 다스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부지런히 야구장에 다녔죠..아빠랑, 언니랑, 삼촌이랑, 반친구들이랑...벤치도 없는 그냥 그런 회색 스탠드만 있었던 무등경기장.. 먹을 것이라고는 50원짜리 쮸쮸바에 보름달빵이었지만 그시절 정말 행복했습니다.
삼성라이온즈와 경기할 때면 항상 나타나던 술취한 아저씨 기억나시나요? 지정석 뒤에서 얼큰하게 취하셔서 심판의 콜과는 무관하게 [스트라익] [볼] [아웃] 열심히 외치시며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몰고갔던 그 아저씨...
가끔 가다 외친 엽기적인 멘트...[만수야! 느검마(너의 어머니) 배추많이 팔았냐?] 경기 내내 울려퍼지던 그소리에 열받아 포수마스크를 벗고 뒤를 돌아다보던 만수아저씨 표정이란...쿠쿠쿠,,,
그래도 이만수선수는 누가 뭐래도 박철순, 송진우, 장종훈 선수와 함께 내가 젤루 존경하는 선수입니다^^
아빠랑 경기장 갈 때 입구에서 소주를 팔던 아저씨가 조용히 아빠에게 달려와 나즈막히 읊조리던 엽기멘트..
[열받으면 하나 띵겨 부러야죠..소주 한병 사쑈^^]..헉^^:;
지금은 워낙 우승을 많이한 덕에 팬들이 넉넉해져서 상대팀에게 박수를 많이 보내는 매너짱 우리팬들이지만 프로야구 초창기 대구와 광주팬들은 정말 유명했져^^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계시다가 경기가 있을 때면 항상 나타나던 해태껌 아줌마..얼마전에 반가운 모습을 텔레비젼에서 봤죠..
짖꿎은 아저씨들이 장난을 걸면 그 무시무시하고 걸쭉한 입담으로 아저씨들을 사색으로 만들던 아줌마..아주머니 등에서 고생하던 그 아기는 이제 성년이 되었겠네요..
전 장효조와 쌍벽을 이뤘던 교타자 김종모 선수를 젤루 좋아했습니다. 항상 헤헤벌레..뭐가 그리 즐거운지..우익수 수비때면 가끔 글러브로 가리고 코딱지도 자주 팠습니다. 이 장면은 정말 나밖에 못봤을 걸요? 요즘 삼송에서 맘고생이 넘 많은 것 같아 슬픕니다요.ㅠㅠ
그리고 가을의 전설....
무등산 폭격기 멍게 선동렬, 에이스 오브 에이스 이대진, 아름다운 청년 김상진(ㅜㅜㅜ보고싶습니당..), 팔색조 싸움닭 조계현, 다이나믹 언더드로 꽃미남 이강철, 항상 짝다리짚고 수비보던 대도 이순철(야구하기 그렇게 싫었나?), 왼손의 초절정 신동수, 투창이냐 투구냐 송유석, 바람의 아들 이종범, 고졸4번 홍현우, 손으로 못박는 이호성, 전천후 포수 정회열, 잘생긴 이건열, 군산짠물2루수 백인호, 만년 9번 윤재호, 넉살 노지심 우리의 장채근....
대학을 서울에서 다닌 이후에는 야구장에 갈 기회도 별루 없었고 90년대의 신화도 텔레비젼에서만 접했습니다. 더구나 선수 팔아서 생계유지했을 때는 해태구단이 넘 싫어 프로야구라면 치를 떨었죠(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남은 선수를 열심히 응원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가 듭니다요^)..
야구 한주가 오늘부터 시작이네요..
프리챌 베이스볼 타이거즈에 갔다가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 아주아주 느끼하게 써보았습니다. 울팬들이 다같이 옛추억을 생각했으면하는 바램에서....
호랭이팬들이라면 일승일승에 목말라하고 일희일비하는 그런 팬이 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이거즈는 항상 꿈을 심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까요.
[꿈을 심는 타이거즈! GO V10 !!!!!!]
뱀발 : 구단에 바라는 나의 마지막 소원..
무등경기장은 논으로 용도변경(?)을 하던지 타이거즈 전용연습장으로 하던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리고 새로 구장 한 번 멋드러지게 짓길...제발!!! 성금내라고 하면 10만원 낼 용의있음..
무리하게 큰 구장 말고 15000~20000석 정도의 아담하면서 아름다운 그런 구장...외야관중석 옆에는 시원한 폭포수가 흐르고 구장주위에는 시민공원... 맛깔스런 대한민국 최고의 남도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은 그런 구장...
이 글은 이스포츠 게시판에서 가져온 글입니다.원본은 타이거즈 홈피에 실린 것 같네요...요즘 우리 카페가 워낙(?)썰렁해서..최후의 카드(?)로 하나 올려 봅니다..오늘도 잠실 가시는 분들 꽤 되시죠?..즐거운 시간 되시고, 특히 종범성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그럼 전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