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남진 1구간
■산행코스:진부령~미시령~한계령
■거리:약40km
■일자:2023.06.24~26(이동시간포함)
우리나라 가장 큰 산줄기.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백두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백두산까지는 못가지만 남한의 끝단 진부령까지 약740km를 걸어보려고 계획을 잡아본다.
먼저 걸으신 선배님들 자료를 바탕으로 남진13구간을 잡고 드디어 첫발을 내디뎟습니다.
대구에서 24일 저녁8시 자차를 이용해서 날머리인 한계령으로 출발.
양양에 산행 출발전 식사를 하러 들린다.
작은지역이라 식사할곳이 마땅치가 않아 손님이 좀 있어보이는 "조선시대주막"이란 곳을 들린다.
젊은 술손님들이 바글바글. 양양 청년들 핫플레이스인가 싶다.
다행히 사장님이 식사만도 가능하다고 해서 제육덮밥과 황태해장국을 먹는다.
우리는 이 저녁에 컴컴한산을 올라야 되는데 이 젊은 청춘들은 너무나 신나게 주말을 즐기고 있다.
대구도 이런 주막이 있었지? 옛추억에 살짝 기분이 업된다.
이 분위기에 더 빠지면 안되겠다 싶어 후다닥 먹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새벽1시경 도착. 미리 불러둔 택시 확인하고 한계령주차장통제로(야간에는 통제중) 외부
안전한곳에 주차를 하고 진부령으로 향한다. 택시는 한계령 꼬불길을 급하게 달려 내려간다.
살짝 멀미가 온다. 버텨내야한다. 멀미오면 힘들어 지는데...
택시비7.3만원 심야할증으로 예상밖 큰 금액.
새벽2시경 진부령도착.
아~클럽 대간글에서만 보던 한계령정상석.!!
안산제도 지내고 하시던데 저희는간단히 기도를 한다. 안전한 산행을 기원합니다~^^
인증샷 찍고 출발~~
초입인 흘리마을을 지나서 산으로 진입.
새벽인데도 기온도 높고 바람이 없어 금새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첫봉인 마산봉을 향해서 열심히 올라 마산봉을 본다. 백두대간 첫번째 봉.
그리고 한참을 내리고 오르니 병풍바위 도착. 병풍바위에서 땀을 좀 식히고 대간령을 향해 간다.
대간령(새이령)을 향하는 길에서 동이 트기 시작하고 깜깜하기만 하던 산이 주변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왼쪽으로는 속초 앞바다. 밑으로는 아침 운무가 자욱하게 겹겹이 산사이로 퍼져서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풍경이 또 나를 행복하게 하는구나. 이런 모습들이 중독성이 되어 밤새 걷는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게 한다.
걷다가 아름다운 아침 풍경을 보고 또 보고 너무 행복한 걸음을 계속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듯 대간령(새이령)도착. 여기서부터는 비탐구간.
초입에서 조금 헤매다가 결국 선배님들이
많이 밣아 놓은 길을 찾아낸다.
안심을 하고 그 밣아 놓은 길을 따라 신선봉을 향해 걷는다.
너덜지대가 제법 나온거 같다. 안전시설이 없는곳이라 더욱 조심해서 걷는다.
대간령 오는 길도 멋지고 좋았는데 신성봉 가는길은 더 멋지고 볼거리도 많고 아름답다.
왜! 설악산의 이런 멋진곳을 못오게 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좌측의 속초바다와 동트는 풍경.
아래로는 새벽 운무가 가득한 겹겹이 산들.
앞으로는 울산바위와 설악능선들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사방에 각각의 멋진 풍광에 푹 빠져 너무도 행복한 걸음을 걷는다.
이 구간은 통신선같은 얇은 전선이 쭉 연결되어져 있다 이것이 이정표이다.
그리고 드디어 신선봉도착.
신선봉평상에 앉아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흐르는 땀은 불어오는 바람이 다 말려주니 더욱 고맙다.
좀 쉬다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타키님이 준비해온 얼린 커피도 마시니 행복지수가 최고조다.
이제 상봉과 미시령을 향해 출발한다.
미시령은 주의 구간이다.
국공이 있고 카메라도 있다 한다.
상봉도착.
정상석 글씨가 락카로 적은듯 하다. 보잘것없는 정상석이지만 그나마도 독특하다.
미시령가는길에 미시령 샘물이 등로 옆에 보인다.
수량도 적고 물을 뜨기도 어려운 구조다.
수질도 의심되어 미시령 자판기에서 물을 보급하기로 하고 패스한다.
정말 급하지 않으면 패스 하는것이 좋을 듯한 샘터
미시령가는길 울산바위와 속초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절경구간.
이제 미시령을 안걸리고 패스해야된다.
당초 작전은 미시령지원센터가 있는 바로 뒤쪽 능선에서 우측 도로쪽으로 빠져서 도로를 타고 지원센터를 들려 자판기에서 물보급을 하고 다시 오를 계획이었다.
그런데 능선에서 센터 주차장을 보니 국공직원차가 안보인다.
아침9시가 살짝 넘은 시간이라 아직 출근전이라는 오판을 하고 그냥 능선으로 쭈욱 내려온다.
아차!! 이게 뭔가!!! 마치 로봇같은 카메라가 내 얼굴방향을 바라보며 안내방송이 막 나오기 시작한다.
허걱ㅠㅠ 자동얼굴인식 카메라를 생각 못했다.ㅠㅠ
좀 있으니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 국공직원분이 올라 오고 철조망 문을 열며 나오라고 한다.
"수고하십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속한다.
사무실로 가서 시원한 물부터 주신다.
너무 감사한 시원한 물.
그리고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여러가지 물으시더니 얼굴인식은 자료가 남아서 증빙을 남겨야 되니 지도장을 발급하겠다고 하신다.
이렇게 감사하다니.
좋은 직원분을 만나서 첫구간에서 딱지때는것은 면했다. 감사합니다.^^
국공사무실에서 정수기 물 일부보급.
자판기에서 생수4개를 구입해서 가방에 넣고 콜라도 한개씩 마신다.
미시령지원센터 뒷쪽 안면인식 카메라 위치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시령도로를 따라 속초방향으로 내려간다.
아~ 좋으신 국공직원분께 죄송하네요.ㅠ
하지만 우리는 가야할 길이 있어서.ㅠ
살짝 내려가다 우측 비탐을 또 오른다.
밣지 않은 비탈을 오르니 넝쿨과 나무가지들이 방해가 심하다.
뱀도 두마리나 본다. 뱀을 보고 나니 밑이 안보이는 수풀을 밣을때는 뱀을 밣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그렇게 다시 능선길에 오른다.
다음은 황철북봉.황철봉,저항령,걸레봉,마등봉 구간이다.
이번달 첫주에 설태를 하면서 너무나 좋았던 구간이다.
금새 다시 역으로 오게 되어 너무 설레이는 맘으로 길을 걷는다.
황철북봉 직전부터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황철봉까지 계속되는 너덜지대.
지형상 분명 바람이 많이 불어야 되는 곳이라 더워도 참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오판이었다.
미미한 바람이 간혹 불어올 뿐 한여름 때약만이 내려짼다.
황철봉에서 저항령으로 하산.
오를때도 힘들지만 내리막도 한참이다.
저항령에서 식사를 하시는 산객들을 만난다.
우리는 저항령 샘터를 찾으러 내려간다. 30~40분을 허비해가며 찾았으나 결국은 못찾는다.
좀전에 만난 산객들이 식사를 마치고 가시며 김밥과 물을 한통 주시고 간다.
고마운분들.
앉은김에 김밥으로 각자 요기를 좀하고 지난번 설태때 어렵게 내려온 걸레봉 하신길을 역으로 오르막으로 오른다.
걸레봉은 오르나 내리나 둘 다 힘이 든다.
진짜로. 걸레봉 맞다.
오후2시 때약볕에 오르니 속도도 안나고 배도 금방 고파오고 발바닥도 아파오고 오늘 걸음에서 처음으로 "아이고 힘들다" 소리가 나온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한다. 한계령까지.
드디어 마등봉도착 .
사진도 안찍고 바로 마등령삼거리로 내려간다.
마등령샘터를 찾아서....
미시령에서 보급한 물도 다 떨어져 가고 저항령에서 물을 못찾아서 또 못찾으면 어떡하나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찾고는 오아시스를 만난 듯 너무 행복했다.
작은 개울처럼 흐르는 물이 너무 맑고 시원하다.
필터정수기로 생수통에 각자 4통씩 채우고 등목같은 세수를 한다.
전체 구간에서 이 샘터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중간 보급지로는 최고의 샘터였다.
그렇게 회복을 좀 하고는 공룡을 넘는다.
공룡에 있는 샘터도 찾아본다.
여기 이정표 밑으로 바위를 타고 물이 흘러 내려 밑에 웅둥이 처럼 되어 있다.
이 샘물도 급할때는 충분히 좋은 보급처이다.
(희운각2.4km/마등령2.7km 이정표 바로 아래)
공룡을 지나와서 희운각에 도착한다.
희운각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
대피소에서 햇반도 구매해서 먹는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대청봉을 향해서 출발한다.
희운각으로 하산을 해봤는데 역으로 오르기는 처음. 그냥 계속 오르막이다.
그나마 배를 좀 채운덕에 수월하게 오른거 같다.
그렇게 해는 벌써 지고 중청대피소에는 숙박하는 등산객들이 밤바람을 맞으러 나와 있고 우리는 그들을 지나 대청봉을 향해 말도 없이 걸어 오른다.
대청봉 도착.
사람도 없고 바람도 없는 오로지 나만 있는 대청봉.
시간만 좀 있다면 여유를 부려보고 싶었지만 짧게 보고만 오니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는 한계령갈림길 그리고 한계령주차장.
이제는 다 왔다는 생각이 앞서 마음도 살짝 내려놓고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계령갈림길까지 거리가 약5km인데 한참을 가도 거리가 줄어들지가 않는다.
왜 이럴까?ㅎㅎ 속도도 안나오고 몸도 지쳐가고 전체구간중 가장 정신적으로 힘든 구간이라 느껴졌었다.
그렇게 그렇게 걷다 졸다 걷다 졸다 갈림길 도착.
그 뒤 한계령 휴게소까지도 오르막을 몇번을 올라야 도착을 한다.
무조건 내리막이라 오판하고 걸으니 더욱 힘이 들었나 보다.한계령에 도착한다.
아무도 없는 한계령이었으나 백두대간 첫 구간 완주를 스스로 축하해주고
서로에게 마음으로 축하해주고 기뻐해주는것을 알기에 어느 누구 부럽지 않았다.
백두대간이란 긴 산을 이제 40여키로미터 걸었다.
앞으로 700여키로미터를 더 걸어야 된다.
갈 길을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 지겠지만 "걷다보면 다 와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흔들리지 않는 발걸음을 해볼 생각이다.
동행한 산우님들도 무척 자랑스럽고 시작과 끝을 함께 할 것을 생각하니 매우 든든하고 고맙다.
이상 1구간 산행기 였습니다. 조만간 2구간 후기로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르막님, 터키님 대간 완주를 응원합니다.~~~
계곡을 가득 채운 아침을 맞이하면 비로소
대간길을 피부로 실감하죠.
눈치가 늦어 첫대간기를 이제야 접하네요.
걸음마다 멋진 추억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끝까지 용기내어 무탈하게 내려오시길
응원 합니다.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