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를 위해 10만 명 이상의 개신교인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같은 날 부천에 있는 한 교회에서는 종교가 다른 이들이 모여 서로의 다름을 껴안는 “통일 연습”을 했다.
부천 성은교회에서 열린 ‘부천 종교인 평화통일기도회’에는 개신교, 불교, 성공회, 원불교, 천주교의 종교인과 부천 지역 인사 200여 명이 모여 함께 통일을 노래하고, 기도했다.
인천사랑병원 원목실장 임희영 목사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우리 사회의 분열에 종교가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종단과 종교를 떠나 이렇게 함께 기도하는 작은 모임이 사회가 화합하는 데 기본이 된다”고 말했다.
임희영 목사는 5대 종단 성직자들의 중창단 ‘하.땅.사.이’(하늘과 땅 사이)에서 기타연주를 맡고 있다. 이날 기도회에서 하.땅.사.이는 ‘철망 앞에서’, ‘새 하늘 새 땅’ 등의 노래를 선보였다.
박은영 수녀(도움이신 마리아수녀회)도 하.땅.사.이의 구성원으로 “연습시간 맞추기가 어려웠지만, 함께 만나 노래하면서 행복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중창단은 지난해 세월호 기도회를 계기로 모였으며 2주에 한 번씩 만난다. 이번 기도회를 앞두고는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습했다.
시를 낭송한 원불교 이경환 교무는 기도회가 처음 시작된 2009년부터 매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해가 지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통일을 위해 함께하는 것을 보니 고맙고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 있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교인들이 벽을 허무는 모습이 사회에도 전달돼 계층 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화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 | ▲ 부천 종교인 평화통일기도회의 마지막 순서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모습.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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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합창을 한 송내1동 성당의 성가대원 장수경 씨(마리아)는 “통일문제를 뉴스에서만 접하다가 통일에 대해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직접 보니, 이 사안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기도회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또한 그는 부천에 각 종교의 종단대표들이 참여하는 모임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고, (종교인들에게 대해) 다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송내1동 성당의 또 다른 신자는 "개신교에도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깨어있는 목사님이 계시구나"라며 놀라워했다.
‘부천 종교인 평화통일기도회’는 2009년부터 ‘부천 종교인평화회의’가 매년 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상동 성당에서 열렸다.
부천 종교인평화회의는 종교 간에 교류하고 종교의 벽을 넘어 이웃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단체다. 현재는 지평교회의 이택규 목사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택규 목사에 따르면 부천지역에서 25년째 열리고 있는 부천시민통일문화제에 종교인들도 함께 하는 취지로 평화통일기도회를 시작했다.
한편,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 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에는 한국교회연합, 한국 기독교총연합회, 한국 장로교총연합회를 비롯한 개신교 단체와 순복음교회, 기독교 감리회 등 교단 70여 곳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개신교 신학대학 7곳의 총장들이 작성한 '광복70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선언문'을 손인웅 목사(평화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 곽도희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등 각 교단, 단체 대표 12명이 낭독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분단 70년의 비극은 악한 자들에 의해 일어났지만, 그 악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우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한국교회는 분단의 죄악을 극복하지 못한 것을 참회하고 평화통일을 교회의 핵심 과제로 삼고 기도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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