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기분 나쁜 존재, 모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모기를 비롯한 온갖 해충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이중 삼중으로 예방을 해도 결국 물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름철 해충에 물렸을 때 대처 방법과 미처 잘못 알고 있던 상식들에 대해 알아보자.
모기에 물리면 왜 가려운 걸까?
모기가 피를 빨면 모기 침을 통해 ‘히루딘’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으로 침투한다. 거머리에도 들어있는 이 물질은 혈액의 응고를 막아 모기가 우리 피를 잘 빨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이를 막기 위해 히스타민을 분비하고 백혈구가 우리 몸에 들어온 나쁜 물질을 물리칠 수 있도록 혈관을 확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가려움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까?
모기, 잘 물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
이상하게도 모기는 꼭 물리는 사람만 물린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유독 나만 물린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착각이 아닐 수 있다. 먼저 모기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감지하여 ‘먹잇감’을 찾아낸다. 평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람은 모기에 더 쉽게 물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모기는 사람의 몸에서 분비되는 젖산, 아미노산, 요산, 암모니아 등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호흡량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잘 물리는 경향이 있다. 잘 씻지 않거나 뚱뚱한 사람이 모기에 잘 물린다는 속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범한 성인에 비해 체온이 높고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아이나 임산부 등이 모기에 더 잘 물리며, 운동이나 음주를 즐기는 사람도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운동을 할 때 만들어지는 젖산이나 알코올 섭취로 인해 증가하는 혈액 속 요산 등이 모기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모기를 비롯한 여름철 해충에 물렸을 때 ‘이렇게’ 하면 낫는다는 수많은 민간요법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하나씩 알아보자.
Q1) 벌레 물린 곳에 침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열십자를 내면 된다?
모기 등 벌레 물린 자리를 벅벅 긁으면 더 가렵기만 하고, 피부에도 좋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대신 침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꾹꾹 눌러 열십자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해결 방법일 뿐이며 오히려 봉와직염 등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침보다는 알칼리성인 비누를 사용해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모기 타액에 들어있는 산성을 중화시키거나, 진정 작용을 하는 차가운 알로에 젤을 바르는 것이 붓기나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Q2) 애기똥풀의 줄기를 꺾어 즙을 발라준다?
봄이 되면 작고 노란 꽃을 피우는 애기똥풀은 도시에서도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잡초의 일종이다. 이 줄기를 꺾으면 노란색 즙이 나오는데,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 즙은 약한 독성이 있긴 하지만, 가려움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야외에서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발라주면 좋다.
Q3) 산초잎을 빻아서 상처에 발라준다?
장아찌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산초잎은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기가 모기를 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이 산초잎을 태워 모기향처럼 사용하기도 했고, 지금도 산행을 할 때 얼굴이나 발목에 산초잎을 붙이면 모기를 쫓을 수 있다. 산초잎은 또한 살균 및 소염 효과가 있어 습진이나 가려움증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잘 빻아서 모기 등 벌레에 물린 부위에 바르면 좋다.
Q4) 따뜻한 물이나 데운 숟가락으로 찜질한다?
벌레에 물렸을 때는 보통 찬물이나 얼음 등 차가운 것들을 사용해 붓기와 가려움을 완화하는데, 간혹 따뜻한 물이나 데운 숟가락으로 찜질을 해야 더 빨리 낫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 또한 진실이다. 모기의 타액에는 히루딘 외에도 포름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붓기와 가려움을 일으키는 이 성분은 열에 무척 약해 48도 이상의 온도를 30초간 유지하면 변성이 된다고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물린 부위를 이미 너무 많이 긁어 발갛게 부었을 때는 차가운 얼음찜질 등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따뜻한 물이나 데운 숟가락도 너무 오래 대고 있으면 저온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해야 한다.
악마보다 잔인한 그들은... 어린이 먼저 공격한다!!!
성인보다 기초 체온이 높고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이들은 모기 등 벌레의 표적이 되기 쉽다. 어린이들이 모기에 물려 가려움을 호소할 때 자칫 성인이 사용하는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기 쉬운데, 어린이들의 피부는 성인보다 훨씬 예민하고 파스 성분 역시 어린이들에게 너무 자극적이므로 반드시 어린이용 제품을 사용해야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캄파’ 성분이 들어있는 파스는 아이들이 경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버물리키드크림, 물린디키드크림
아이가 모기에 물렸다면 일단 손으로 긁지 않게 하고, 자극적인 파스보다는 크림 형태로 된 어린이용 모기약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버물리키드크림, 물린디키드크림과 같은 제품은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살 수 있으며, 순한 성분을 사용하여 가려움이나 피부염, 벌레물림 등에 효과적이다.
▲ 에버레이드 로보카폴리 모물케어액, 뽀로로 아이스 썸머쿨액
의약외품으로 구분된 어린이용 모기상처완화제는 보통 넓게 바르는 롤온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민감한 아이 피부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순한 성분으로 이루어졌다. 주 성분은 벤잘코늄염화물로, 상처 부위에 자극 없이 소독 가능해 어린이용 살균소독제로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 영케미칼 뽀로로 아이스겔 밴드 보습형, 비케이메디케어 핑크퐁 아이스겔 밴드
모기약을 바른 뒤 하이드로겔 성분으로 부어오른 부위를 시원하고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모기상처밴드를 붙여주면, 아이들이 물린 부위를 긁지 못해 상처가 생기지 않고 금방 가라앉게 된다. 어린이용 제품답게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패치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아이들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모기에 물렸을 때 물파스 바르면 안 되는 이유
그렇다면 성인은 모기에 물렸을 때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할까? 보통 집에 있는 물파스를 바르거나 버물리와 같은 모기전용파스를 바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이 두 제품의 차이는 바로 디펜히드라민, 디부카인과 같은 가려움 완화제의 성분이다.
▲ 버물리겔, 물린디액
모기전용파스에 들어있는 디펜히드라민은 항히스타민제로 가려움을 완화시켜주고, 디부카인은 국소마취제로 잠깐 동안 가려움을 없애준다. 반면, 일반적인 물파스의 주요 성분은 살리실산메틸이다. 물파스를 바르면 피부가 시원해지는 것이 바로 이 성분 때문이며, 소염진통 효과가 있어 관절염이나 근육통에 더욱 효과적이다. 물파스를 바르면 잠깐 동안 시원해지면서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가라앉을 수는 있지만 모기전용파스에 비해서는 그 효과가 약하다.
▲ 신신물파스에스
정리하자면 관절염이나 근육 통증에는 물파스를, 모기나 벌레에 물린 부위에는 가려움 완화 성분이 들어있는 모기전용파스를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물파스 성분은 성인에게도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만약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어린이용 제품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앞서 소개한 제품들은 모두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 박다정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