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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갤러리메르헨, 박종욱 이시온전
유형 : 대전전시회
날짜 : 2024년 3월 20일~4월 2일
관람시간 : 10:30~18:00
장소 : 갤러리메르헨,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556번길87 (구)모리스 갤러리
문의처 : 갤러리메르헨 042-867-7009
전시제목: THE YOUNGEST
전시기획문
우리는 두 명의 미술작가, 서로 다른 세계를 그리는 우리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이고자 합니다. 이 여정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에 대처하는 두 가지 자세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하려는 방식, 다른 하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견고하게 서는 방식입니다.
먼저 한 작가는 변화하는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인정해 나갑니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자신을 잃지 않은 채로 세상을 살피며 소통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다른 한 작가는 불안한 현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고민의 과정을 묵직하게 그려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고자 합니다.
그의 작품은 개인의 가치와 신념을 중시하며, 자아실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우리의 작품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에 대처하며, 고민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서로 다른 세계를 통해 우리 모두가 현실의 문제와 고민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두 작가의 다름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이 전시를 통해, 각자의 방향성과 가치관을 통해 문제와 현실, 고민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평론글
이상하고 아름다운 수집의 세계
이슬비・미술평론가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17세기 유럽 절대왕정의 밀실에서 볼법한 괴이한 수집품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박종욱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취미인 수집을 작업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는 007가방에 의미 있는 물건들을 수집했고, 최근에는 곤충을 박제해 수집한다. 일부 곤충 표본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인체 페인팅과 곤충 표본이 결합된 상태이거나 새의 형상을 띤 조형물로 작가의 손을 거쳐 새 생명을 얻었다. 복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 입체작품 <코랄(Coral)> 역시 작가가 수집한 진귀한 물건 중의 하나로 연출되었다.
전시 제목인 ‘Con Kammer’가 말하듯 전시장은 그 자체로 작가의 기억, 경험, 감각이 통제된 방을 의미한다. 수집의 대상은 예리한 도구에 고정된 채 경첩이 달린 견고한 캐비닛 유리 액자 속에 진열된다. 나비, 새 등은 날개가 있지만 날 수 없고 잠자리는 때로 날개만 따로 떼어지는 수난을 겪는다. 사실 이 작업은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하는 데 작가는 전직 장교 출신인 아버지의 강압적 분위기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자랐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 취향을 반영하는 자족적인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가 경험한 군대문화는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분단국가인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보편적 기제로 작용한다. 상명하복식의 권위주의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조직문화의 시스템적 요인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첫 개인전에서 선보인 <무뇌 레이싱>연작(2018)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압박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체념과 자조가 섞인 현실 인식으로 담아냈다. 이번 작업에서 박종욱은 경쟁 관계에 몰두하기보다 수집 본능을 통해 자신만의 탑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행위는 만들어진 프레임을 거부하는 당돌함이 아니라 화해의 제스처에 가깝다. 캐비닛을 직접 제작하고 수집품을 진열하면서 그는 아버지를 수백 번, 수천 번 다시 만났을 것이고, 그것은 아버지와의 관계 사이에 남은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수집의 대상에는 제약이 따로 없다. 모든 사물과 경험, 기억 등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열렬한 수집의 대상이 된다. 수집은 삶에서 부족함을 충족하려는 욕망 실현의 형태로, 캐비닛 안에 앞으로 어떤 물건을 채울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반면 박종욱의 작업은 수집하는 대상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수집이라는 행위를 다각적으로 탐구한 모의수집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수집된 곤충은 대부분 OHP 필름에 전사된 이미지다. 그의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캐비닛 액자의 역할이다. 작가는 캐비닛이야말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반영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억압된 상태에서 자유를 갈망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도 존재한다. 통제된 공간이 주는 묘한 안정감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캐비닛 밖의 세상을 꿈꾸면서도 틀 안에 안주하고 싶은 인간의 양면적인 감정에 주목한다.
수집된 대상을 들여다보면 그 자체로 변종에 가까운데, 한결같이 이상한 외양을 가진다. 일그러진 아름다움, 우아한 비틀림, 죽음과 재생의 경험, 과잉과 바니타스 정신이 그의 작품에 구현되어 있다. 이같은 상황은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통제자가 제어할 수 없는, 빗나간 상태를 암시한다. 훗날 나비와 새가 자유를 꿈꾸며 세상을 향한 날갯짓을 계속해 캐비닛 속에 고정 도구만 남아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예술은 세상을 향한 예술가의 발언으로서 동시대와 가장 전위적인 방식 혹은 시대착오적인 방식으로 접속한다. 몇 년 전부터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하면서 과거 수집품은 처분 대상 1호가 되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음원, 영화, 방송 프로그램, 책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자신만의 컬렉션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생겨도 더 이상 모으지 않는다. 그리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노마드 족을 꿈꾼다.
과거 수집가가 불멸의 수집품을 남겼다면 현대인들은 불멸을 하나의 개념이 아닌 경험으로 변형시키고 즉각적인 소비의 대상으로 만든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핫플레이스를 순회하거나 특정 행위를 하고 인증샷을 공유하며 순간을 불멸의 경험으로 만든다. 그러고 보면 수집의 대상이 우표, 곤충 표본, 음악 CD에서 단지 SNS상의 하트나 좋아요, 팔로워 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뿐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의 가치 척도는 자본이며, 사람들은 화폐를 얼마나 많이 수집하느냐에 강박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수집하는 동물임이 틀림없다. 수집 본능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실존과 맞닿아 있다.
다시 전시장으로 돌아가보자. 공간은 의외로 반은 채워져 있고 반은 비워진 상태다. 작가가 수집에 대한 강박증을 드러내고자 했다면 전시장 벽면 또는 천장까지 수집품으로 도배했을 것이다. 빈 벽면은 언젠가 정복해야 할 미지의 영역을 암시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비워진 여백 그 자체로 공허함을 웅변한다. 수집품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쓸모’가 아니라 ‘의미’에 있다. 그 쓸모없음을 의미 있게 만드는 수집이란 행위는 궁극적으로 ‘나’를 증명하는 일이다. 그런데 과연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일까. 타인이 알아주지 않으면 사라지는 허상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대인의 고뇌에 관한 탐구는 끝없는 도전일지 모른다.
박종욱 - beast. 162.2x130.3cm. paint on canvas. 2022
박종욱 - prism Ⅰ. 38 x 45.5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박종욱 - 작은 뒤틀림(little twist). 91 x 65cm. acrylic on canvas. 2023.
박종욱 - 페니 산책 시킬게요 (Let's go outside to walk Penny). 130.3 x 162.2cm. acrylic on canvas. 2023.
작가노트
지난 2019년 작품 'Kunkammer시리즈‘는 '통제'와 '수집'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엄격한 통제 속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결정을 내려야 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 그런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고자 노력했지만, 오히려 제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작품 속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자유와 해방감이, 오히려 절망과 방황의 감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작가로서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1분 1초를 되짚어 보며 제 안의 생각과 감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뚜렷한 방향성과 작품의 의미를 더욱 확장해나가고 싶습니다.
작가프로필
박종욱
대전 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 졸업
대전 한남대학교 회화과 학부 졸업
이력
[개인전]
2021 [사물을 조합해서 본 이미지], 미룸 갤러리, 대전
2020 [Wounder Kammer], 미술관 담다, 대전
[프로젝트]
2020 [청년작가지원전 NEXT CODE],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0 [대전 아트랩],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대전
[레지던스]
2022 파리 이응노레지던스, 파리, 프랑스
[단체전]
2024 [AI시대와 예술가 정신], 이공갤러리, 대전
2023 [PRPT_Table Service], 오아에이 에이전시, 서울
2023 [보쉬르센의 여름:2016-2022 파리이응노레지던스 리포트전], 대전
2023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Bizarre things], TEHO 갤러리, 서울
2023 [exclusive: Mr. lawrenc], GCS개오망 크리에이티브 스튜지오, 서울
2022 [pli (épine) amas], 이함 갤러리, 파리, 프랑스
2022 [인간적인 인간], 문화체육관광부 작은미술관, 세종
2022 [소제동 상상바캉스], 관사촌 16호,17호, 대전
2022 [서울 상경 작전], 서울 시민청 갤러리, 서울
2022 [대전 그리다 꿈꾸다], 아트센터 쿠, 대전
2022 [신소장품2021],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1 [대전 그리다 꿈꾸다], 아트센터 쿠, 대전
2021 [기억의 방], 카라스 갤러리, 서울
2021 [ABANDONED], 사회혁신센터, 대전
[수상/선정]
2023 철화분청사기 산업이 되다 최우수상
2022 철화분청사기 산업이 되다 우수상
2019 금강미술대전 대상2018 대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특선2017 대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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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시온의 스키마(Schema)를 기반으로한 작가 노트를 재구성 해보며 그림의 환영을 떠올려본다. 마치 대륙 문학에서 보여주는 특별하고 유구한 정서를 작업으로 풀어내는 환상의 개인정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의 다른 영적 분신이, 미지의 힘이 작용하여 도출해낸 기적의 노트처럼. 초현실주의 자동기술법 같은 방식으로 토해내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교차하는 시선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나 신뢰 같은 복잡한 감정도 언어를 통하지 않고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림을 통해 관객과 똑바로 마주보며 교감하고자 한다. '말'이라는 동물이 가진 순수성과 선량한 이미지가 캔버스에서 우리의 모습을 비출 때, 성별이나 인종 또는 나이와 같은 불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나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 이시온 노트 중에서-
말(馬)의 형상을 단일 주제로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밖에 없는 이시온 작가의 절박한 작업들은 그의 노트에서 보여주는 진지한 미술 태도나 미술에 대한 해석과 사랑은 관객들에게 가히 큰 상징과 앞으로 다가올 창작현장에 섬광처럼 빛나리라 생각이 든다.
- 2024년 3월 꽃 봉우리 올라오는 오후 미술 동료 정장직
[작가노트]
변화할 용기
불확실함 앞에선 언제나 주춤하기 마련이다. 눈 앞에 이 언덕, 이 시간, 이 선택 이후에 펼쳐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멈춰세울 때, 그대로 멈춰 서지 않고 나아가야만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
확실함에 기대어 그저 원만한 삶을 영위하는 인생에선 자신의 존재가 비교적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누군가에겐 참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스스로 내린 결정으로 인생을 뒤바꾸는 변화를 겪어 본 이거나,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길에 드는 경험을 기억하는 이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저 흐르는 시간들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켜, 앞을 알 수 없는 길에 들어선 이후, 멈추지 않고 걸었다. 분명 전에 없던 변화가 따를 것이란 믿음으로.
불확실함에 마주서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여정이 나의 매일이 되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반갑지는 않더라도, 그 모든 시간 속에서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느끼며 보다 무게감 있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매 순간 변화하는 외부 환경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그 과정 속에서의 ‘나’의 존재감이 변화하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작품에 개인적 정체성을 반영하면서도, 시선은 세상을 향해 둔다. 작품은 나의 존재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하는 언어이며, 그것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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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해 나가며,
이 전보다 조금 더 나 다운 나를 마주하는 것에서 오는 평온과 희열의 감정이 뒤섞여 영감이 되고,
이전보다 조금 더 자유함을 가진 자가 되어
스스로 설정한 인생의 방향을 따라 걷는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걸음걸이로.
나의 작업은 이렇게 변화해 왔고 변화하는 중에 있다.
조심스럽지만 진지하게, 변화에 소홀하지 않고 늘 달린다.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므로, 이것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함으로.
한껏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고 대지의 생명력이 피어나는 이때, 다시 또 변화하는 일상을 찾아가게 될 그 여정에서 마주친 나의 작품이 한줌의 평온이 되어주길 바란다.
_2024.2.28
이시온 - MOVER_91×91cm_Oil on canvas_2024
이시온 - Talk To Me 100x65.1 oil on canvas
이시온 - 그때 그 사람들_116.8×80.3cm_oil on canvas_2023
이시온 - 보호색_91×91cm_Oil on canvas_2024
작가프로필
이시온
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개인전 2022 TO US (이공갤러리, 대전)
2023 DIAEA- ALMATY (알마티 센트럴뮤지엄, 카자흐스탄)
WHO:WHO:WHO (에이블갤러리, 세종)
기획초대전 That I was here (젠갤러리, 대전)
제주화랑미술제 (제주라마다호텔)
나래전: 빛나는 물결 (일호갤러리, 서울)
청춘컬렉션 (대전서구청)
청년작가기수전 (오원화랑, 대전)
2022 대전청년작가장터:시선수집 (대전신세계갤러리, 대전예술가의집)
세종미술시장 (정부세종컨벤션센터)
COVID19를 넘어 (대전중구문화원)
한국미술주역전 (대전현대갤러리)
충원전 (이공갤러리)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