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가라
인생은 시간의 화살 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익어 어린아이처럼 돌아간다. 인생 전반기는 자기의 뜻대로 어떤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완고하게 버티지만, 후반기에는 다 내려놓고 스스로 약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그러하니 움켜쥐고 있던 욕심을 비우고 하찮은 것에도 귀히 여기고 감동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젊을 때는 사나이가 눈물을 지으면 약자로 보이기에 속으로 삭였다. 그러나 지금은 노래를 듣고도 감정에 북받쳐 눈물이 흐른다. 그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삶의 궤도를 따르면서 삶의 의미라는 진정한 가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꽃을 보아도, 숲을 보아도, 예술품을 보아도, 노래를 들어도 그러하다.
설날이 다가온다. 이때가 되면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며 옛 추억을 더듬게 한다. 마침 미스트롯에서 ‘아버지’, ‘모정’의 노래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마음이 약해져서 눈물이 날까. 아마도 감정과 정서의 성숙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수의 노래가 마음의 곳간에 저장된 부모님과의 추억에 중첩되어 그 정서와 감정이 밖으로 드러나 미학적 가치에 이르기 때문이다.
흔히 동심으로 돌아가라,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고향을 그리워하며, 굴 쪽으로 머리를 돌려 죽는다고 하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이 그런 의미이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단순히 배고프면 울음을 터뜨리고 옆에 엄마가 없어 보고파도 울며 눈물짓는 욕심 없는 순수한 마음이다.
젊었을 때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으며 어른이 어떻게 그런 동심으로 돌아갈까 싶었다. 그러나 삶의 여러 고개를 어렵게 지나고 일흔을 넘기고 보니 그 말이 절실히 다가온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기본적인 욕구와 엄마와의 정, 즉 사랑이다. 어린아이의 사랑을 닮아가는 게 삶의 과정이다.
우리는 다들 죽어서 하늘로 간다고 여기며 산다. 그 하늘은 세상을 지으신 신의 나라이다. 그 신은 사랑 자체이다. 성가(聖歌)에도 그 신은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가 없네.’ 사랑이니까 하고 노래한다. 해서 인생은 최고 가치인 사랑을 익히며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삶의 길이다.
독자 여러분!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건강과 평화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