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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虛鬆)의 도(道)를 말하다 (2)
조선 왕들이 단명했던 것은 과식과 석빙고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 멀리 귀양을 간 선비들이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고량진미(膏粱珍味)와 얼음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계(退溪) 이황(李滉)이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 같은 분들은 대개 벼슬살이를 5년쯤 했다면 귀양살이는 20년쯤을 했다. 벼슬살이보다는 귀양살이를 서너 배 넘게 해야 했다.
조정에서는 서빙고(西氷庫)와 동빙고(東氷庫)를 두어서 겨울철에 한강에서 얼음을 떠내서 빙고 안에 저장했다가 여름철에 궁중에서 먹고 수시로 대신들한테 하사(下賜)했다. 단오(端午) 때부터 음력 9월 9일까지 수라상에 얼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김치 통을 얼음에 담가서 김치가 절대로 시어지지 않도록 하였다. 삼정승 육판서들한테는 얼음을 수시로 먹을 수 있도록 배정했다. 신하들이 혼인잔치나 회갑잔치, 그 밖에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에도 임금이 얼음을 하사했다. 옛날 정승판서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병이 많고 요절했던 것은 단 것과 얼음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이조 말에는 얼음 값이 금값처럼 비쌌다. 엣 기록에 따르면 서민들은 여름철에 얼음을 구경도 못했으나 부호들은 얼음 한 덩이를 구하기 위해서 돈꾸러미를 들고 서빙고 앞에 줄을 섰다고 한다.
차가운 얼음물을 마시면 몸이 피곤해진다. 장이 차가워져서 소화흡수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보리밥이든지 쌀밥이든지 고기든지 야채든지 어떤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장이 차가운 상태에서 당분을 먹으면 당분이 불완전 연소가 되어 독가스 곧 활성산소를 비롯한 갖가지 독성물질들이 많이 생긴다. 그 독소들을 처리하려면 간에 부담이 커져서 간이 망가지고, 넘치는 당분을 태워 없애기 위해서 인슐린을 많이 만들어내야 하므로 덩달아 췌장이 나빠진다. 그래서 조선의 역대 임금 27명이 거의 모두 당뇨병과 당뇨로 인한 합병증, 종기 등으로 사망하였다.
임금이 얼음을 수시로 먹기 위해서 빙고(氷庫)를 만들어 두고 단맛이 나는 꿀이나 엿, 수박 같은 것을 늘 얼음과 같이 먹었기 때문이다. 당분이 몸속에서 불완전 연소가 되어 독이 몸 안에 쌓이고 그 독으로 인해 온갖 염증이 생기는데 그 염증이 밖으로 나타나면 등창이 된다. 조선의 임금들은 등창이나 종기로 고생하다가 죽은 경우가 제일 많았다. 세조 임금은 단 것을 많이 먹어 당뇨병이 생겨서 늘 갈증이 심하게 나므로 늘 얼음물로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세조임금은 등창을 고치려고 온 나라의 온천을 다 찾아 다녔으나 결국 고치지 못하고 죽었다.
당뇨병 환자는 신맛이 나는 음식을 잘 못 먹는다. 시어 꼬부라진 김치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당뇨병 환자거나 당뇨병 예비 환자다. 당뇨병 환자가 신 것을 먹으면 구역질이 나오고 토하게 된다. 당뇨병은 단백질과 당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는 병이다. 간에 단백질과 당분이 충분하게 있어야 그것을 원료로 해서 세포를 만들 수 있는데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세포들이 생신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간이 차가워져서 신진대사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분을 재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빈혈이 생기고 허기가 지며 목이 마른다. 영양물질 대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몸에 독은 가득 차게 되어 세포가 썩고 혈관이 굳어서 눈이 망가지고 콩팥이 망가지며 염증이 한 번 생기면 낫지 않고 차츰 썩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뱃속이 차가우면 빈혈이 되고 빈혈로 죽는 것은 모두 대사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의 가장 큰 원인도 냉장고다. 요즘에는 골다공증이 남자한테도 많이 생긴다. 이것도 모두 냉장고 때문이다. 소장이 차가우면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 본래 칼슘은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영양소다. 뚱뚱한 사람은 거의 모두가 몸이 차갑고 골다공증 환자다. 뚱뚱한 사람은 다 뼈가 약할 수밖에 없다.
뚱뚱하고 몸이 냉한 사람은 배고픔을 참지 못한다.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한테 강제로 음식을 못 먹게 하고 억지로 굶기면 얼마 안 가서 영양실조로 죽어버리고 만다. 소장에서 뼈를 자라게 하고 유지하게 하는 칼슘을 흡수하지 못하면 뼈 속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뼈가 허약해진다. 뚱뚱한 사람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먹는 것에 집착한다.
뚱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배고픔을 몇 배나 더 심하게 느낀다. 뚱뚱하고 몸이 차가운 사람이 보통 사람들보다 배가 고픈 것을 훨씬 더 많이 느끼는 것은 뱃속이 비어서가 아니라 뼛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뼛속이 비어서 허기를 느끼는 것이다. 뼛속이 비어 뼈에 영양이 부족하여 한 마디로 말해서 골이 비어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소장이 차가워서 칼슘 흡수를 못하므로 살짝 넘어지기만 해도 뼈가 쉽게 부러지고 면역결핍이 오며 골수에서 적혈구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해서 결국 백혈병이나 빈혈로 죽는다.
뚱뚱하고 냉한 체질을 바꾸는 데 좋은 부자와 마늘
뚱뚱하고 냉한 체질을 날씬하고 따뜻한 체질로 바꾸기는 정말 어렵다. 냉체질을 온체질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두 가지가 있는데 약으로는 부자(附子)이고 음식으로는 마늘이다. 몸이 냉한 체질을 개선하는 데는 마늘을 구워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냉한 체질을 따뜻한 체질로 바꾸는 것은 홀쭉이를 뚱뚱이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신진대사작용이 활발하여 몸이 날씬한 사람은 뚱뚱해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도 여간해서는 뚱뚱해지기 어렵다.
몸이 날씬하고 장이 따뜻한 사람은 칼슘을 100퍼센트 흡수할 수 있으나 뚱뚱한 사람은 장이 차가워서 3분지 1밖에 흡수되지 않는다.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흡수되지 않으므로 열심히 먹은 것들이 모두 쓰레기가 되고 독이 되어 몸 안에 쌓이는 것이다. 장이 차가우면 지방과 단백질 같은 흡수되기 쉬운 것만 흡수되어 체지방이 늘어나서 몸 안에 쌓여 살은 더 불어나고 칼슘은 전혀 흡수가 안 되어 뼈는 갈수록 더 약해지고 빈혈이 생기고 면역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소장이 냉해서 온 뚱냉은 대부분 냉장고가 그 원인이다. 차가운 음식과 얼음이 만병의 원인인 것이다.
뚱냉한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음식을 세 배쯤 더 많이 먹으므로 노폐물이 다섯 배나 더 많이 생기고 유독 가스 역시 다섯 배 이상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몸에 단백질과 지방만 쌓이고 뼈대를 이루는 데 필요한 칼슘이 부족하므로 뼈가 비어서 갈수록 허기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반대로 배가 따뜻하면 소화 흡수가 잘 되어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별로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
뚱냉인 사람한테 강제로 무리하게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옛글에 심주골(心主骨)이라고 하여 심장이 뼈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뼈가 약해지면 심장에 무리가 가서 심장이 멎어 버리게 된다. 더러 뚱뚱한 사람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곤 하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가운 것을 많이 먹어서 몸에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화가 천둥처럼 나고 속에서 열이 치밀어 올라오므로 찬물을 더 많이 찾게 된다. 그럴수록 뱃속이 더 차가워져서 영양분은 더욱 불완전연소 상태가 된다. 그럴 때마다 사이다, 맥주, 술, 아이크림, 설탕 같은 단 것을 먹으면 일시적으로는 허기가 가시고 속이 시원해지는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계속해서 달고 차가운 것만 찾게 된다.
연산군이나 광해군 같은 폭군 임금들이 차갑고 단맛이 나는 것만 많이 먹다 보니 화가 몹시 나고 성질이 난폭해지며 그럴수록 속에서 열이 더 많이 올라와서 더욱 찬 것만을 찾게 돼서 결국 취생몽사(醉生夢死)하고 만 것이다. 늘 술에 취해서 주정을 하며 사는 사람이나 술 중독으로 해롱거리는 사람들은 다 배가 차갑다.
당분을 얼리면 독약이 된다
그런데 맥주는 얼려야 맛있다고 한다. 막걸리도 얼려야 맛있다. 모든 술은 얼려야 맛있다. 옛날 사람들은 거냉(去冷)한다고 하여 술을 약간 데워서 먹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모두 술을 얼려서 마신다. 모든 청량음료 역시 차가워야 제 맛이 난다. 그 이유는 단맛을 나게 하는 당분 입자가 차가워야 응축되기 때문이다. 단맛이 응축되었을 때 혀의 미뢰(味蕾)를 더 날카롭게 자극하여 단맛을 더 진하게 느끼게 한다.
당분이 들어 있는 모든 음식은 얼려야 제 맛이 난다. 박카스도 냉장고에 들어 있는 것이 맛있고 수박이나 참외 같은 과일도 얼려야 맛있고 아이스크림도 얼려야 맛있다. 아이스크림이 녹은 것은 아무도 안 먹는다. 이처럼 얼어 있는 당분을 먹으면 몸 안에서 제대로 연소될 리가 없다.
뚱냉은 소장이 차가운 것이 그 원인이다. 소장이 차가워지면 골수에서 피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빈혈이 생긴다. 피가 모자라면 혈액이 묽어질 수밖에 없다. 철분이나 칼슘 같은 뼈나 헤모글로빈의 원료가 되는 성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장이 차가워서 생긴 빈혈은 배를 따뜻하게 해야 고칠 수 있다. 뱃속이 차가운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3-5배는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그렇게 많이 먹어도 몸에 소화 흡수되지 않는다. 게다가 냉장고에서 냉각된 것을 먹으면 몸이 뱃속이 더욱 차가워져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뼛속은 아귀(餓鬼)처럼 굶주린 상태가 되어 갈수록 게걸스럽게 음식을 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뚱뚱한 사람이 식탐(食貪)이 많다.
뚱냉한 사람은 자식을 낳기도 힘들다. 자궁이 차가우면 난자(卵子)에 정자(精子)가 착상이 잘 되지 않는다. 마치 날씨가 차가워지면 식물의 씨앗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 것과 같다.
뚱냉한 여성이 자식을 낳게 하는데 제일 값싸고 좋은 약초로 익모초(益母草)를 꼽을 수 있다. 익모초는 뚱뚱하고 몸이 차가운 여성들한테 제일 좋은 약이라고 할 만하다. 익모초(益母草)는 이름 그대로 어머니를 가장 이롭게 하는 약초다.
임신이 잘 안 되고 어렵게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유산을 자주 하거나 생리가 제대로 안 나오는 여성들은 익모초를 물엿처럼 될 때까지 오래 고아서 고(膏)를 만들어 먹거나, 이렇게 만든 고(膏)로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아주 효과가 좋다. 그러나 익모초를 그냥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먹어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화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익모초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져서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강해지며 빈혈, 골다공증, 당뇨병 이런 것들이 잘 낫고 몸 안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루에 한 끼를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이 하루 3끼를 먹고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키는 것보다 훨씬 낫다.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장이 따뜻하면 소화력이 높다.
쓴맛은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성질, 곧 하강(下降)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소태나무나 황련(黃蓮), 황백(黃柏) 같은 약재는 모두 맛이 몹시 쓰다. 이런 약재들은 대개 성질이 차가워서 장을 차갑게 할 뿐만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성질이 강해서 하제(下劑)로 쓸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약재를 함부로 치료약으로 쓰는 것은 양사이부지회(養死而不知悔)라, 곧 죽음을 길러내는 짓을 하면서도 이를 깨닫지도 못하고 돌이킬 줄 모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쓴맛은 다 같이 쓴맛이되 여름철에 채취한 인진쑥이나 가을철에 채취한 약쑥 같은 것은 맛이 너무 쓰다. 이런 것들은 열이 지나치게 많다. 이런 약초들을 먹으면 몸에 열이 넘쳐서 미세한 시신경이나 뇌신경, 청신경 같이 것이 타 버려서 눈이 멀거나 치매, 중풍 같은 병이 생길 수 있다. 한여름에 햇빛을 흡수한 약쑥을 먹으면 열이 넘쳐서 눈이 멀게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쑥을 구입할 때 잎과 줄기를 잘 살펴보아서 줄기가 가늘고 잎이 좁은 것은 가을쑥이고 줄기가 굵고 잎이 넓은 것은 봄쑥이다. 가을에 채취한 쑥을 오래 먹으면 쑥의 조열(燥熱)한 성질 때문에 목이 몹시 마르고 몸이 차츰 해골처럼 말라비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의원은 어떤 약초든지 그 성질을 제대로 알고 그 성질과 몸의 상태에 맞게 써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데워 줄 수 있는 음식 중에 대표적인 것이 마늘이다. 그 밖에 쪽파, 부추, 달래, 냉이 같은 것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좋다. 마늘은 대표적인 능동초(凌冬草)이다. 능동초라는 이름은 추위에 강하여 겨울을 업신여긴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깔볼 능(凌)에 겨울 동(冬) 자를 쓴다. 마늘은 입동(立冬)이나 소설(小雪), 곧 상강(霜降)을 지나서 서리가 내리고 난 뒤에 파종해서 겨울철에 무럭무럭 자란다. 쪽파가 그렇고 보리가 그렇다. 겨울철 추위 속에서 푸른빛을 잃지 않고 잘 자라는 것은 모두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보리밥을 먹으면 몸이 더워져서 한겨울에도 홑옷밖에 못 입는다
보리밥을 늘 먹으면 차츰 몸이 더워져서 한 겨울철에도 베옷 밖에 못 입는다. 보리밥에 시래기 국을 먹는 머슴은 한겨울에 베잠방이만 입고 마당에 나와서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장작을 패고, 쌀밥에 고깃국을 먹는 주인 양반은 비단옷에 솜이불을 몸에 두르고 따뜻한 아랫목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서도 추워서 덜덜 떨게 되는 것이다. 보리밥을 먹느냐 쌀밥을 먹느냐의 차이가 이토록 크다.
보리를 능동곡(凌冬穀)이라고 부른다. 겨울을 업신여기는 곡식이라는 뜻이다. 보리밥을 늘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면역력이 생겨서 여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여간해서는 염증이 생기지 않고 생겨도 잘 낫는다. 감기로 열이 날 때 보리차를 먹이면 열이 곧 내리는데 보리차가 균을 죽여서 염증을 없애 주기 때문이다. 보리차는 염증으로 인한 열을 내리는데 아주 좋은 해열제이다.
식중독에 걸리면 열이 심하게 난다. 콜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에 걸려도 열이 심하게 난다. 염증 때문에 열이 나는 것이다. 염증으로 인해 열이 심하게 날 때 보리차를 마시면 곧 열이 내려간다. 보리차를 늘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이 깨끗해지며 면역력이 강해진다. 백혈구의 탐식 능력이 10배나 더 세어지는 것이다. 면역력을 기르고 염증을 치료하려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몸이 차가우면 온갖 염증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
흔히 보리를 성질이 차갑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보리는 성질이 차가운 식품이 아니다. 반대로 성질이 아주 따뜻한 식품이다. 추운 겨울철에 모진 추위를 이기고 자라는 보리를 두고 어째서 두고 성질이 차갑다고 하는가? 겨울철에 보리 뿌리를 캐어 보면 뿌리에서 열이 나서 땅이 약간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꿩들이 겨울철에 땅이 얼어 있고 산열매도 다 떨어져서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우면 보리밭으로 몰려 와서 보리뿌리를 발과 부리로 파서 쪼아 먹는다. 온 들과 산의 흙이 꽁공 얼어 있을 때라도 보리밭의 흙은 보리뿌리에서 내뿜는 온기로 인해 얼지 않은 채로 있거나 얼더라도 가볍게 얼어 있다. 보리를 심은 밭에는 한겨울에도 땅강아지, 지렁이 같은 벌레들도 살아서 활동하고 있어서 꿩들이 날아와서 보리밭을 헤쳐서 벌레를 잡아먹고 보리뿌리를 파먹는다.
보리는 성질이 따뜻하고 쌀은 차갑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거의 모든 옛 의학책에 쌀은 성질이 따뜻하다고 보리는 차다고 하였는데 이는 잘못이다. 반대로 쌀은 성질이 차갑고 보리는 성질이 따뜻하다.
몸 속의 염증을 없애는 데는 따뜻한 성질을 지닌 능동곡을 먹는 것이 좋다. 보리는 몸을 따뜻하게 하여 뚱냉을 고칠 수 있다. 성질이 차가운 쌀밥과 소고깃국을 즐겨 먹는 사람이 추운 겨울철에 산에 올라갔다가는 얼어 죽거나 심장마비로 죽기 십상이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보리가 좋다. 보리는 성질이 따뜻하므로 배를 따뜻하게 하고 장에서 완전 연소되어 노폐물 곧 독가스가 생기지 않는다. 칼로리가 모두 연소되기 때문에 혈당이 차츰 줄어든다.
능동곡의 뿌리, 곧 보리뿌리는 배가 차가워서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한테 좋다. 설사를 하는 사람한테 겨울철에 채취한 보리뿌리를 물로 달여서 먹이면 잘 듣는다. 겨울철 동지(冬至)가 지난 뒤에 채취한 보리뿌리는 살결을 곱게 하는 데, 곧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매우 좋다. 살결이 매끈하다고 할 때의 매끈매끈하다는 말은 어디서 왔는가? 매끈매끈하다는 말은 보리뿌리를 뜻하는 말인 맥근(麥根)에서 나왔다. 맥근을 먹으면 살결이 매끈하게 된다고 하여 매끈매끈하다는 말이 생겼다.
보리뿌리는 살결을 곱게 하는 데 으뜸이다
보리뿌리, 곧 맥근(麥根)은 건성 피부를 치료하는 데에도 아주 효과가 좋다. 맥근을 오래 먹으면 살결이 매끈해지고 고와져서 파리가 얼굴에 앉았다가 미끄러질 정도가 된다. 딸을 낳으면 삼동(三冬), 곧 겨울 석 달 동안 보리뿌리를 달여서 차로 마시게 해서 키울 일이다. 양귀비가 울고 갈 정도로 살결이 고와진다.
기미와 주근깨는 대개 장(腸)이 나빠서 생긴다. 보리뿌리를 차로 마시면 위와 장의 기능이 좋아져서 주근깨나 기미 같은 것이 모두 없어지고 살결이 기름을 바른 듯 화장을 하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나 식물, 동물은 염기(鹽氣)를 얻으면 장수(長壽)하고 건강해지며 염기를 얻지 못하면 온갖 병이 들고 단명(短命)하게 된다. 그렇다면 염기란 무엇인가? 염기는 곧 알칼리다. 알칼리는 곧 미네랄이다. 식물성 종합 미네랄이 곧 알칼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칡은 알칼리성 성질이 강한 식물이다. 칡에는 식물성 유기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다. 칡은 매우 오래 산다. 오백 년이나 천 년을 살 수 있다. 오래 된 절간이나 사당 같은 데에 가 보면 굵은 칡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기둥을 더러 볼 수 있다. 야생 칡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병이 들어 죽거나 저절로 뿌리가 썩어서 죽는 일이 없다.
칡이 오래 살고 생명력이 강한 것은 염기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염기성이 강한 것은 무엇이거나 장수한다. 염기란 말 그대로 짠맛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염기는 식물성 유기 미네랄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짠맛이 강한 것은 대체로 생명력이 강하고 수명이 길다. 민들레가 그렇고 질경이가 그렇고 잔대가 그렇다. 소나무가 그렇고 붉나무가 그렇고 함초(鹹草)가 그렇고 광나무 같은 것이 그렇다. 소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네랄이 많은 것을 짜다고 말하는 것이다.
칡은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꾸는데 아주 좋다. 칡은 효모(酵母)를 키우는데 으뜸가는 재료이기도 하다. 온갖 발효식품을 만들 때 칡을 넣으면 좋다. 발효균들은 염기성이 강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간장이나 된장 같은 전통발효식품을 만들 때에 칡을 잘 활용하면 콩만 쓰는 것보다 월등하게 맛도 좋고 약효도 높아진다. 김치를 담글 때 칡 녹말을 넣으면 김치가 아주 잘 익으며 맛도 좋아진다. 메주를 만들 때에도 칡 전분을 섞어 주면 발효가 아주 잘 된다. 누룩을 만들 때에도 칡을 섞으면 가장 품질이 좋은 누룩을 만들 수 있다. 막국수에도 칡 녹말을 넣으면 맛도 좋아지고 몸에도 좋다.
칡뿌리는 멧돼지가 제일 좋아하는 먹이다. 칡은 알칼리성 종합 식물성 유기미네랄이 아주 많이 들어 있는 식물이다. 칡은 가장 좋은 알칼리성 종합 유기미네랄의 보고(寶庫)다.
염기를 얻으면 무병장수하고 산성이 되면 요절한다
산삼(山蔘)은 알칼리성이므로 오래 산다. 인삼(人蔘)은 산성(酸性)에 가까우므로 수명이 짧다. 산삼의 뿌리는 여간해서는 안 썩고 인삼 뿌리는 잘 썩는다. 그 차이는 염기의 차이에서 온다. 산성에 더 가까운가, 알칼리에 더 가까운가의 차이가 생명력이 강하고 약한 것과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인지를 결정한다.
높은 산에서 자란 산도라지에는 미세한 입자를 지닌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산도라지 달인 물이 100냥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산도라지를 달여 내고 남은 찌꺼기인 몸통에는 그 열 배인 1,000냥이 넘는 가치가 있다. 도라지 몸통에 있는 이 미세한 섬유질이 뇌혈관을 보강하고 뇌세포를 보호하며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
염기성 식품은 살결을 보호하고 세포를 튼튼하게 하며 면역력을 길러준다. 아토피 피부염은 산성음식을 주로 먹어서 생긴 병이다. 이를 고치려면 알칼리성 음식을 먹어서 체질을 알칼리로 바꾸어 주면 된다.
요즘 20년 묵은 도라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도라지를 3년에서 5년에 한 번씩 옮겨 가면서 키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라지가 늙어서 수명이 다 되어 죽을 때가 가까워진 것이다. 수명이 다 되어 도라지가 지닌 본래의 약효와 기능을 거의 잃어버린 것이다. 젊은 장정이 한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80살 노인은 하루 종일 해도 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20년을 키운 도라지를 아주 좋은 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4번을 옮겨 가면서 키웠으므로 지기(地氣)를 많이 흡수하여 그만큼 약효가 더 뛰어나다고 한다. 그러나 도라지는 옮길 때마다 뿌리가 여러 개로 갈라져서 많은 것은 수십 개나 되는 것도 있다. 뿌리가 갈라지면 기운도 갈라지고 흩어진다. 기운이 갈래갈래 흩어지고 갈라진 것을 먹으면 몸속에 들어가서도 기운을 갈래갈래 흩어 놓는다. 몸의 기운이 갈래갈래 흩어지면 그 사람의 정신도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든지 왕성한 기운을 얻은 것이 좋다. 다 늙어서 뿌리가 썩어서 죽기 직전의 상태가 된 것에 높은 약효가 있을 리 없다. 인삼도 4년 근을 약효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늙어서 죽기 직전에 캐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2년 근쯤이 제일 약효가 좋다고 할 수 있다. 곧 생명력과 성장(成長)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생장력(生長力)이 제일 왕성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그대로 좋다고 따르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 남들이 장에 간다고 나도 덩달아 거름 지고 장에 가서야 되겠는가? 무엇이든지 깊이 생각하고 나서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생각 사(思) 자는 밭 전(田)자 밑에 마음 심(心)이 합쳐서 된 글자다. 마음의 밭을 가꾸는 것이 생각이다. 밭에서 일하면서 생각하라. 열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얻은 것만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산도라지는 강원도와 경상도의 청옥산, 오대산, 태백산 같은 해발(海拔) 1,300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에서 자란다. 산꼭대기는 기후가 모질고 땅이 척박하다. 춥고 높은 곳에서 자란 약초일수록 약효가 좋다. 파, 쪽파, 부추, 마늘 같은 것들은 모두 고산(高山) 지방이나 추운 지방이 원산지인 식물들이다. 추위를 이기며 자라는 것들은 대개 성질이 따뜻하다. 성질이 따뜻한 것을 먹으면 몸도 따뜻해진다. 찬물을 먹으면 몸이 추워지고 더운 물을 먹으면 몸이 더워지지 않는가?
맥문동(麥門冬) 역시 겨울을 이기는 힘이 있으나 독을 약간 지니고 있다. 맥문동을 소한테 주면 먹지 않는다. 산성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맥문동은 알칼리성인 콩을 넣고 같이 삶아서 제독해야 약으로 쓸 수 있다. 하수오(何首烏)와 새박덩굴, 라마의 잎 같은 것은 산성이므로 소와 염소 같은 동물들이 먹지 않는다. 동물들뿐만 아니라 벌레들도 잘 안 먹는다. 동물이나 벌레들이 잘 안 먹는 것은 대개 독이 있다. 그래서 하수오는 콩과 함께 아홉 번을 쪄야 완전하게 독이 없어진다. 산성(酸性) 독은 알칼리로 제독(除毒)한다.
우마육축(牛馬六畜) 곧 소, 말, 돼지, 양, 토끼, 염소, 개의 여섯 종류의 가축들한테 먹여 봐서 가축들이 잘 먹는 것은 사람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토끼, 양, 소, 말, 노루, 염소의 여섯 동물이 안 먹는 것은 다 독이 있다. 동물들은 버섯을 잘 안 먹는다. 제비꽃 같이 미끈거리는 진이 많은 것도 잘 안 먹는다.
제비꽃을 옛사람들은 두꺼비풀이라고 한다. 두꺼비는 독이 가장 많은 동물이다. 제비꽃은 두꺼비처럼 독이 많다고 해서 두꺼비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두꺼비 독을 먹으면 금방 죽지만 제비꽃을 먹으면 독이 몸 안에 축적되어 몇 십 년이 지나서 간에 병이 들어 죽는다.
눈에 보이는 독은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눈에 보이는 적군(敵軍)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제일 무서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군, 곧 내부에 있는 적(敵)이다. 먹고 나서 금방 먹는 죽는 독약은 무섭지 않다. 안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독이 제일 무섭다. 제비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같다. 제비꽃 같은 것은 먹고 나서 금방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수십 년이 지나야 독성이 나타난다.
가축들은 억새, 칡, 씀바귀, 고들빼기 같은 것들을 제일 잘 먹는다. 가축들이 즐겨 먹는 것은 대개 독이 없다. 그러므로 가축들이 제일 잘 먹는 풀이 사람한테도 제일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버섯은 소리 없이 뼈와 근육을 파괴한다
<독(毒)과 약(藥)>이라고 하는 서양 사람이 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책이 있어서 읽어 보았다. 전 세계에서 온갖 사고로 죽는 사람 중에서 독물 중독으로 죽는 사람이 제일 많은데, 독물 중독으로 죽는 사람의 60퍼센트가 버섯 중독으로 죽는다고 했다. 버섯에 중독되어 죽는 사람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모든 버섯은 독이 있다. 그러므로 모든 버섯이 독버섯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먹으면 금방 죽거나 탈이 나는 버섯만을 독버섯이라고 한다. 독성의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보다는 천천히 독성이 나타나는 것이 훨씬 더 무섭다. 표고버섯, 송이버섯, 영지버섯, 느타리버섯 같은 식용버섯들은 독성의 효과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나타난다.
이 세상에서 버섯만큼 무서운 독은 없다. 버섯은 소리 없는 핵폭탄과 같다. 소리 없이 생명을 파괴하므로 가장 무서운 것이다. 버섯은 원자폭탄보다 백만 배는 더 무섭다고 할 수 있다.
참나무는 재질이 매우 단단하다. 참나무로 망치자루, 야구 방망이, 술통, 가구, 책상 같은 것을 만든다. 참나무는 아주 재질이 단단하고 무겁다.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같은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참나무를 요철 모양으로 깎아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짜서 맞추어 집을 짓는데, 오직 참나무만을 써서 10층이 넘는 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다. 이 전통적인 나무 집들은 옆으로 넘어져도 전혀 일그러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 내구성도 강하여 1,000년 전에 지은 집에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다.
만약 참나무 숲에 원자폭탄을 터뜨리면 어떻게 될까? 다른 나무숲 이를테면 소나무 숲이나 잡목 숲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 모든 숲이 순식간에 타서 재가 되어 날아가 버릴 것이다. 시멘트 건조물이나 유리나 돌, 철로 만든 구조물 같은 것들도 엄청난 열에 순간적으로 녹아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나 참나무 줄기에 순간적으로 엄청난 압력과 열을 받으면 산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숯으로 바뀔 것이다. 열과 압력으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숯으로 변한 참나무 조각 파편이 핵폭발의 엄청난 폭발력으로 인해 사방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퍼져서 날아가면, 파편 하나하나가 미사일처럼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참나무는 재질이 몹시 강하여 부러질망정 부서져서 가루가 되지는 않는다. 원자폭탄에도 파괴되지 않을 만큼 재질이 강한 것이 참나무다. 원자폭탄이 폭발하면 쇠나 돌도 녹아서 증발하거나 가루가 되어 날아가 버리지만 참나무는 오히려 더 단단한 덩어리가 되어 뭉친다.
그런데 이토록 단단한 참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표고버섯 종균을 접종하면 거대한 참나무의 뿌리 끝에서 제일 높은 꼭대기에 있는 가지 끝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사(菌絲)가 퍼져 나간다. 3년쯤 지나면 거대하고 단단한 참나무 전체에 균사(菌絲)가 퍼져 자라면 참나무가 폭삭 삭아서 마치 물렁물렁한 솜방망이처럼 되어 바람에 흩어져 버린다. 가장 단단한 참나무의 목질(木質)을 소리 없이 솜방망이처럼 만들고 가루로 만들어 흩어버리는 것이 버섯이 지니고 있는 기능이다.
그래서 표고버섯을 많이 먹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뼈가 삭아서 석회처럼 퍼석퍼석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표고버섯의 균사(菌絲)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 특성이 암세포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섯은 뼛속까지 파고들어가서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능력이 있다. 골수(骨髓)까지 파괴하는 것이 버섯이다. 그래서 버섯을 많이 먹으면 골수가 망가져서 백혈병이 오고 뼈와 근육의 섬유질이 삭아서 골다공증, 근무력증, 치매 같은 병이 생긴다.
식물에 생기는 암이 버섯이고 사람의 몸에 생기는 암 역시 버섯과 같은 것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있지만 이암치암(以癌治癌)은 없다. 버섯으로 암을 고칠 수 없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섯을 가장 좋은 항암식품이며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여긴다.
버섯은 천사(天使)의 가면(假面)을 쓰고 있는 악마와 같다. 특히 라면 스프 같은 것에 들어 있는 표고버섯 같은 것이 제일 무섭다. 표고버섯은 입맛을 돋우고 약효성분을 몸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인경작용을 한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버섯은 감칠맛이 있어서 입맛을 좋게 하여 음식이 혀에 짝짝 달라붙게 한다. 버섯을 먹으면 차츰 소리 없이 흔적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골수와 뇌, 근육이 파괴되고 내려앉아 한 걸음 한 걸음씩 차츰 죽음에 가까워지게 된다.
만 가지 죄악은 모두 어리석음에서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지(無知)한 것이다. 불교 경전인 <천수경(千壽慶)>에 보면 십악참회(十惡懺悔)에 대한 내용이 있다. <천수경(千壽慶)>에서는 열 가지 큰 죄악(罪惡) 중에서 가장 큰 죄악이 어리석은 죄라고 하였다. <천수경(千壽慶)> 십악참회에 대한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살생중죄금일참회 殺生重罪今日懺悔 살생으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투도중죄금일참회 偸盜重罪今日懺悔 도둑질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사음중죄금일참회 邪淫衆罪今日懺悔 사음으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망어중죄금일참회 妄語衆罪今日懺悔 거짓말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기어중죄금일참회 綺語衆罪今日懺悔 꾸밈말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양설중죄금일참회 兩舌衆罪今日懺悔 이간질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며
악구중죄금일참회 惡口衆罪今日懺悔 험한 말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고
탐애중죄금일참회 貪愛衆罪今日懺悔 탐욕으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고
진애중죄금일참회 瞋碍衆罪今日懺悔 성냄으로 지은 죄 오늘 참회하고
치암중죄금일참회 癡暗衆罪今日懺悔 어리석어 지은 죄 오늘 참회합니다.
십악(十惡)의 근원이 되는 것은 탐진치(貪嗔痴)의 세 가지다. 불교에서는 탐진치(貪瞋癡)를 삼독(三毒)이라고 하여 가장 경계하고 있다. 십악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있는 것이 치암중죄(癡暗衆罪)인데 어리석은 죄가 모든 죄 중에서 가장 크다. 잘못된 지식, 병든 지식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이다.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죄다.
낮에 햇볕 아래서 일하면서 생각하라
무엇이든지 한 번 보거나 들은 것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라. 낮에는 밭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저녁에는 경서(經書)를 읽는 것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사는 것이다. 한낮에 햇볕 속에서 일하면서 생각해야 올바른 지혜가 생긴다. 해가 하늘 가운데 있을 때 자연 속에서 일하면서 생각하라. 생각은 방안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명상(冥想)이다 참선(參禪)이다 해서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방 안에 앉아 있으면 온갖 망상(妄想)과 번뇌(煩惱)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생각은 한낮에 자연 속에서 해야 한다. 밤에 생각하면 생각이 빗나가서 외골수로 빠지기 쉽다. 저녁에 잠을 자지 않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중에 정신병자가 된다. 정신병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병 발작은 밤잠을 자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망상(妄想)이 드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이나 누워서 생각하는 것은 모두 망상이다. 누워서 기와집을 열 번 지었다가 헐었다가 해 봤자 일어나고 나면 다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가만히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생각만으로는 티끌 하나도 움직일 수 없다.
뜻 의(意) 자를 뜯어보면 해 아래서 서서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뜻 지(志)자는 선비 사(士)자 밑에 마음 심(心)자가 있다. 선비 사(士)는 흙 토(土)자에서 온 글자다. 흙보다 덕이 더 커서 땅을 더 넓게 덮을 수 있는 사람을 선비라고 한다는 뜻으로 가운데 가로획을 아래의 가로획보다 더 길게 긋는 것이다. 의지(意志)라는 글자는 해 아래 밭에서 일하면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의사는 환자에 대한 처방(處方)을 저녁에 하지 말고 밝은 대낮에 해 아래서 몇 번을 다시 생각하여 처방해야 한다. 밤에 생각한 것은 무엇이든지 명확하지 않다. 어두운 곳에서는 무엇이든지 흐릿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저녁에 생각한 것은 공허한 공상(空想)이거나 망상이 되기 쉽다. 연애편지를 저녁에 열심히 써 놓고 다음날 밝을 때 읽어보면 공허한 말이 너무 많아서 부치지 못하고 찢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밝은 낮에는 사람이 이성적(理性的)이 되지만 어두운 밤에는 감정적이고 감성적(感性的)이 된다.
생각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염(念)은 즉시 그 때 그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을 가리킨다. 여과가 되지 않은 걸러지지 않은 생각이 염(念)이다. 움직이거나 일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즉시 떠오른 생각을 염(念)이라고 하는 것이다. 현충일 같은 날에 순국선열(殉國先烈)에 대한 묵념(黙念)을 한다고 할 때의 그 염이다. 사(思)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거듭 생각해서 마침내 얻은 생각을 사라고 한다. 심사숙고(深思熟考)해서 얻은 생각이 사(思)이다. 상(想)은 역지사지(易地思之) 곧 처지를 바꾸어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버섯은 자연계의 장의사
어리석음에서 모든 죄악이 나온다. <천수경(千壽慶)>의 십악참회(十惡懺悔)의 열 가지 죄악 중에 마지막에 치암중죄(癡暗重罪)가 있는데 이것이 모든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다.
십악(十惡) 중에 구악(九惡)은 자출(自出)이라고 하였다. 열 가지 큰 죄악 중에서 아홉 가지는 모두 자신한테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모든 죄악은 어리석음이 만들어 낸 것이다.
원자폭탄으로도 가루 낼 수 없는 참나무를 뿌리 끝에서 줄기 끝까지 모두 폭삭 삭아서 먼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표고버섯이 지닌 고유의 기능이다. 참나무는 재질이 강인하여 잘 썩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다. 이 참나무가 버섯한테는 쉽게 허물어져 버린다.
자연계에서 버섯은 장의사(葬儀社)와 같다. 식물이 죽고 난 뒤에 사체(死體)를 분해하는 것이 버섯의 역할이다. 버섯은 분해자로서의 기능이 있다. 버섯의 균사체는 매우 미세하고 연약하다. 이 연약하기 짝이 없으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실이 참나무의 골수까지 파고들어 나무 전체를 폭삭 삭아버리게 만든다.
버섯은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성질이 있다. 버섯은 훌륭한 인경약(引經藥)이다. 그 기능이 머리털 끝까지 침투한다. 뼛속까지 기능이 파고드는 것이다. 공자, 예수, 석가모니 같은 큰 깨우침을 얻은 분들은 버섯을 먹지 않았다. 대승불교의 <능엄경>에 다섯 가지의 버섯을 열거하며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능엄경>이 위경(僞經)이라는 증거가 된다. 석가모니가 버섯을 먹으라고 했을 리 없다. 그런데 석가모니는 대장장이 춘다가 준 버섯 요리를 먹고 식중독이 되어 죽었다고 한다. 버섯을 많이 먹은 사람은 죽어서 다비를 해도 사리가 나오지 않는다. 버섯을 재배하고 난 폐목으로 숯을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나무의 송진에는 우주의 정기가 스미어 있다. 송진에는 하늘의 뭇 별들의 정기가 많이 스며들어 있지만 사람의 몸속에서 소화시킬 수 없으므로 사람이 먹지는 못한다. 송진은 몸에 소화 흡수되지 않는다.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송진이나 솔잎은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몸에 지니고 있거나 집 안에 두면 온갖 나쁜 기운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기능이 있다.
어리석음은 고량진미에서 온다
24절기는 계절의 마디를 나타낸 것으로 천상(天上)의 예언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절기를 보고 일기를 짐작하고 농사를 지을 준비를 할 수 있다. 천지의 역수(曆數)를 기록한 것이 책력(冊曆)이다. 하늘과 별, 천체와 우주의 궤도와 움직임을 기록한 것이 월력(月曆)이다. 천지(天地)의 운행(運行) 이치와 그 궤도를 알면 하늘과 땅이 어떻게 변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해 나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일만 오천 년 전에 살았던 곤(袞) 임금에 대한 글인 <곤도(袞道)>라는 글에 보면, 상고(上古)에 요(堯)임금이 순(舜)에게 말하기를 ‘자(恣) 이 방자(放恣)한 순(舜)아!’라고 하였다. 방자하다고 할 때의 자(恣) 자는 버금 차(次) 밑에 마음 심(心) 자가 있는 글자로 ‘이 나쁜 놈아, 어리석은 놈아!’ 라는 뜻이다. 자는 허두사(虛頭辭)로 ‘자 밥 먹자’, ‘자 일하자’, ‘자 놀자’ 와 ‘자’와 같은 말이다.
모든 악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일만 가지 악(萬惡)은 어디서 오는가? ‘만악(萬惡)은 하소출호(何所出乎)?’ 악은 곧 어리석음에서 나온다. 곧 자출어치(自出於痴)라고 하였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욕은 안 가르쳐도 잘 배우고 나쁜 짓은 안 가르쳐도 잘 한다. 그렇다면 온갖 악의 기원은 어디인가?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악은 어리석음에서 온다. 그렇다면 어리석음은 어디서 오는가? ‘치자(癡者)는 하소출호(何所出乎)?’ 어리석음은 고량진미(膏粱珍味)에서 온다. ‘자출어고량(自出於膏粱)이라.’ 고량진미(膏粱珍味)에서 어리석음이 오는 것이다. 고량진미가 사람을 어리석게 만든다. 곧 고량진미(膏粱珍味)를 먹으면 누구든지 바보가 된다는 뜻이다.
고량(膏粱)의 고(膏) 기름 고(膏)자에 슲은 쌀 량(粱)이다. 량(粱)은 찹쌀을 뜻하는 글자다. 몸이 허송하지 않고 밀한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온갖 질병과 어리석음의 근본 원인이다. 암, 당뇨병, 고혈압, 중풍 같은 질병들은 모두 고량진미가 만든 병이다.
고량진미(膏粱珍味)를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이 임금이다. 그 다음은 궁중의 전의(典醫)들이고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며 부호(富豪)들이다.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무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기름진 음식과 달고 맛있는 음식과 갖가지 보약만을 먹고 살기 때문에 뇌 속이 꽉 차서 지혜가 들어갈 공간이 없는 것이다.
건강하고 총명(聰明)한 자식을 낳으려면 내외가 다같이 3년 동안을 곶감, 꿀, 감주, 인절미, 고기 단 것과 기름진 것을 일체 먹지 말고 아이를 가질 일이다. 그렇게 해서 얻은 아이는 아주 총명하고 튼튼하며 무병장수할 것이다.
요즘 어머니들은 제 자식을 잡아먹는 마녀다
어리석은 정성(精誠)은 차라리 정성이 없는 것만 못하다. 15년 전에 백혈병에 걸린 한 여자아이를 치료한 적이 있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남자와 수석으로 졸업한 여자가 졸업식 시상식에서 나란히 단상에 서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서로 사귀다가 결혼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서울대학교 병원 앞에 같이 약국을 열었다. 둘 다 서울대학교 약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사람이니까 의약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약을 잘 짓는다고 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줄을 이었고 그 덕분에 돈을 많이 벌어서 그 주변에 있는 빌딩을 여러 채 샀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14살 짜리 딸이 하나 있는데 이상한 병에 걸렸다. 세계에서 270번째로 발견된 병이라고 하는데 백혈병(白血病)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면역력이 너무 약해서 바깥에 나오기만 하면 무슨 균에든지 감염이 되므로 절대로 바깥에 나올 수 없고, 감염을 막기 위해 하루에 돈이 5백만 원씩 들어가는 무균캡슐 같은 것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하였다.
아이는 간 기능이 완전히 없어져서 요구르트를 먹으면 온 몸이 요구르트처럼 되고 김치를 먹으면 온 몸이 김치처럼 되어 버린다고 한다. 해독력과 면역력이 완전히 없어져 버린 것이다. 모든 음식을 죽처럼 만들어 튜브를 통해서만 먹고 외부에 있는 사람과 접촉하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절대로 만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했다.
부모가 돈이 많아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병원비 때문에 집안이 거덜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제자가 나한테 와서 이런 이상한 병에 걸린 아이가 하나 있는데 이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나는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므로 아이의 상태를 보러 병원에 갈 수는 없고 혹시 아이를 나한테 데리고 오면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 한번 봐 주겠다고 했다.
그 제자가 아이의 부모를 설득해서 아이를 데려왔는데 감염이 될까 두려워서 마치 우주복과 비슷한 보호 장구를 입혀서 데리고 왔다. 보호 장구를 입고 몇 시간 동안 외출을 하는데 든 비용이 280만 원이라고 했다. 그래도 혹시 잘못 될까 걱정이 되어 간호사 4명이 아이를 따라 왔다.
병원이라고 하는 곳이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곳이어서 나는 병원에 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죽는다. 멀쩡한 사람도 환자복을 입으면 환자가 되어 버리지 않는가. 병원에 가면 온갖 아픈 사람들의 기운이 사방에서 나를 공격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설사병에 걸린 환자한테서는 설사병 기운이, 두통환자한테서는 두통 기운이 내 몸에 전달되어 마치 내가 설사병에 걸린 것처럼 되고, 두통환자가 된 것처럼 머리가 아픈 것이다. 중풍환자의 기운도 나한테 전달되어 내 몸이 움직이기 불편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병원에 있는 모든 나쁜 기운과 죽음의 기운이 바람보다 더 빨리 내 속으로 들어온다. 아픈 사람을 보기만 하면 즉시 그 기운이 전달되어오므로 근처에 가기만 해도 그 병의 원인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이는 방호복 속에서 튜브 같은 것을 통해서 밖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손을 내밀어 보라고 해서 맥을 보는 척 하면서 슬며시 아이한테 물었다.
“너는 닭고기를 많이 먹었구나. 닭고기를 왜 그렇게 많이 먹었니? 너는 닭고기를 좋아하니? 오늘 아침과 점심은 무엇을 먹었니? 보아하니 오늘도 닭고기를 먹은 것이 틀림 없구나.”
하고 물었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제 어머니가 있는 쪽을 홀깃 쳐다보았다. 제 어머니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입 밖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어머니가 먹으라고 해서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었다. 이 아이는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완전식품이라고 하면서 달걀 반찬만 주니까 날마다 달걀만 먹었다. 점심 도시락도 달걀로 만든 반찬을 싸 갖고 가고, 하루 세 끼를 끼니 때마다 달걀을 빼놓지 않고 먹었다. 닭고기와 달걀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백혈병(白血病)이 온 것이다.
다시 물었다.
“달걀로 밥 세 끼를 다 먹었니?”
아이는 또 대답은 하지 않고 다시 제 어머니 쪽만 쳐다보았다.
이것을 보고 있던 아이의 어머니가
“아픈 아이를 데리고 농담을 하는 것입니까?”
하고 나한테 화를 냈다. 어머니한테 말했다.
“그 입 닥치시오. 나는 나이가 이 아이의 할아버지뻘이 되는 사람이오. 내가 목숨이 위태로운 손자뻘 되는 아이를 데리고 농담이나 하고 있을 사람으로 보이시오? 나는 지금 이 아이가 병에 걸린 원인을 알기 위해 진단을 하고 있는 것이오.”
심안(心眼)으로 진단을 해 보고 이 아이는 달걀과 닭고기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병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가 달걀이 완전식품이라고 학교에서 배웠으므로 귀한 딸을 정성스럽게 잘 키운다고 닭고기와 달걀만 먹여 키워서 병이 온 것이다. 이 아이의 병은 학교에서 영양학을 배운 그 어머니가 만든 것이다.
나는 그 어머니를 옆에 두고 아이한테 말했다.
“내가 네 병을 고쳐 줄게. 그런데 네 병을 고치려면 절대로 같이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 그것은 바로 네 어머니다. 네 어머니가 너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네 어머니가 너한테 닭고기와 달걀만 먹여서 이런 병이 생겼다. 너한테는 네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마녀(魔女)이고 악마다. 너는 절대로 마녀하고 같이 살면 안 된다. 너는 절대로 네 어머니하고 같이 살아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너는 멀리 네 어머니가 없는 곳으로 이민을 가거라. 너를 달걀과 닭고기만 먹여서 키우게 한 네 아버지는 마귀고 네 어머니는 마녀다. 마귀와 마녀가 없는 곳으로 가서 살아라. 할 수 있다면 지구의 반대쪽 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제일 먼 곳으로 가서 살아라. 그래야만 네가 건강해져서 제 명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이는 닭고기와 달걀을 많이 먹어서 온 몸이 항생제와 달걀의 독으로 가득 차서 병이 생겼다. 갓난아기 적부터 달걀과 닭고기만 먹고 자랐으니 병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병원에서 튜브를 통해 주는 수프도 닭고기 수프이거나 달걀 수프였다고 한다.
이 아이한테 약을 쓰면 의료법 위반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므로 어떤 약도 쓸 수 없다. 그러므로 음식으로 치료해야 한다. 나는 큰 소리로 아이한테 말했다.
“네 병은 내가 고쳐 주겠다. 병이 낫고 나면 너는 반드시 미국에 가서 살아라. 어머니가 전화를 해도 절대로 받지 마라. 어머니를 평생 마귀처럼 알고 지내라.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어머니를 만날 생각을 하지 마라.”
그 아이는 음식요법을 써서 7개월 만에 완전히 치유되었다. 그리고 먼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국에서 살고 있다.
3년이 지난 뒤에 아이의 어머니가 나한테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울면서 빌었다. 딸한테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전화를 받았다가도 엄마 목소리인 줄 알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뚝 끊어버린다고 했다.
“선생님이 제 딸한테 전화를 해서 마음을 풀어주십시오. 딸이 다른 사람의 말은 전혀 듣지 않지만 선생님의 말이라면 들을 것입니다.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나는 미국에 있는 딸한테 전화를 해서 이제는 엄마에 대한 화를 풀어주라고 했다. 그 뒤로 모녀 사이가 약간 좋아져서 어머니와 아예 원수가 된 것은 아니고 가끔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고 한다.
이처럼 어리석은 정성은 아예 정성이 없는 것보다 못한 것이다. 어리석음이 무엇보다 큰 죄다. 아이들한테 콜라, 사이다, 달걀, 닭고기, 소고기, 우유, 돼지고기, 튀김, 라면, 빵, 햄, 소시지,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먹이는 어머니는 모두 제 자식을 잡아먹는 마녀들이요 마귀다. 요즘 어머니들은 거의 모두가 제 자식을 잡아먹는 마녀들이 아닌가?
버섯은 암세포의 핵을 파괴하지만 온 몸을 암이 되게 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설탕을 넣어야 단맛이 나고 소금을 넣어야 짠맛이 난다.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것은 없다. 어리석음과 무지가 어리석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버섯은 소리 없는 파괴자다. 버섯은 자연의 청소부다. 버섯은 동물의 송장 썩는 냄새, 식물이 썩는 냄새 같은 모든 썩는 것들의 냄새를 없앤다. 버섯은 자연계의 훌륭한 장의사(葬儀社)다.
늘 부드러운 것이 굳은 것을 이긴다. 연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공기는 모든 것을 이긴다. 음(陰)은 늘 양(陽)을 이긴다. 버섯은 대개 그늘에서 음기(陰氣)를 받고 자라며 모든 사체를 흔적도 소리도 없이 치우는 훌륭한 청소부다. 죽음이 모든 생명을 이기듯 버섯이 모든 생명을 이긴다.
버섯을 먹으면 생명이 분해되어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가 된다. 죽어서 저승에도 못 간다. 특히 상황버섯이나 영지버섯, 동충하초(冬虫夏草) 같은 것은 몸을 산산조각을 내어 가루로 만든다. 상황버섯과 영지버섯은 땅에 묻혀도 백 년 동안을 썩지 않는다.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서도 그 성분과 성질이 썩지 않고 몸속에 남는다. 버섯의 호르몬 성분이 몸 속에 들어가서 12년이 지난 뒤에 암세포를 만든다.
버섯은 세포의 핵과 골수를 부순다. 그런 기능이 암세포의 핵(核), 멍울, 돌처럼 단단하게 뭉친 것을 풀어 헤칠 수 있다. 단단하게 뭉친 것을 푸는데 버섯이 제일이다. 간이 굳어서 돌덩이처럼 굳은 푸는 데에 상황버섯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간경화는 고칠 수 있지만 간 전체를 종양 덩어리로 만든다. 버섯은 뿌리와 줄기, 가지를 연결하는 연결점 부분을 파괴한다. 버섯은 종양 세포의 핵(核)을 공격하여 부술 수는 있지만 결국 온 몸을 종양 덩어리처럼 만들어 버린다.
보리차는 혈관의 내벽을 씻는 비누
<주역(周易)>에 제출어진(帝出於震)이라는 말이 있다. 제왕(帝王)은 동방(東方)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여기서 제왕은 온 천하와 온 우주를 다스리는 우주의 제왕을 말한다. 진(震)은 동방을 가리킨다. 지구 전체를 놓고 볼 때 동방은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는 아침에 태양빛을 제일 먼저 받는다. 앞으로 온 세상을 구하고 온 세상을 다스리는 제왕은 우리나라에서 나올 것이다.
보리차에 대한 비밀은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일만 가지의 처방전하고도 바꿀 수 없다. 보리차는 가장 훌륭한 해독제이다. 보리차는 모든 해독제 중에서 임금이다. 보리차는 특히 아토피 피부병에 아주 잘 듣는다.
머리를 며칠 안 감으면 머리가 근질근질하다. 두피(頭皮)에서 기름기가 나오고 거기에 먼지나 박테리아 같은 것들이 번식하여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염증이 생겨서 세균의 시체와 두피 조직들이 떨어져 나와 한데 엉긴 것이 비듬이 되고 때가 된다.
때는 기름과 잘 결합한다. 기름때는 비누로 씻을 수 있다.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는 아세톤으로 씻을 수 있다. 몸속에 있는 노폐물 역시 기름과 결합한다. 갖가지 독과 발암물질들은 기름과 결합한다. 참깨, 옥수수, 찹쌀, 현미 같은 곡식에도 기름 성분이 들어 있다.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에 독이 있다. 다이옥신 같은 독은 기름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는 무나 배추 같은 것에는 다이옥신이 들어 있지 않다. 감자나 고구마 같은 것에도 다이옥신이 없다.
기름은 노폐물을 흡착하여 때가 되고 때는 발암물질이 된다. 라면을 끓여 먹고 그릇을 물로 씻어 보면 그릇에 남아 있는 기름기 때문에 미끈거리고 잘 씻기지 않는다. 그릇을 씻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기름때가 덕지덕지 쌓여 두껍게 덮인다. 혈관도 마찬가지다. 혈관도 기름때로 인해서 막히고 좁아진다.
보리차는 혈관에 낀 기름때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보리차는 먹을 수 있는 천연세제와 같다. 실제로 보리차로 빨래를 하거나 설거지를 해 보면 비누의 십분 일쯤 세척력이 있다. 보리차는 혈관의 내벽을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는 가장 훌륭한 비누다.
여름철에 걸레를 빨지 않고 며칠 두면 썩은 냄새가 심하게 난다. 이것을 비누로 빨면 냄새가 싹 사라진다. 이와 같이 보리차를 먹으면 몸에 있는 냄새가 싹 없어진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한테서는 노인 냄새가 난다. 나이가 들어서 신장기능이 약해지면 노폐물이 몸에 쌓여서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데 이를 늙은이 냄새라고 한다. 보리차를 먹으면 이 노인 냄새가 없어진다. 장 속에 있는 독소를 흡착하여 제거하기 때문에 방귀를 뀌어도 냄새가 안 난다.
몸에서 기름기 같은 것이 나와서 흰 옷을 며칠 입으면 노랗게 되는 노인이 더러 있는데 이런 사람도 보리차를 먹으면 옷이 깨끗하게 된다. 땀구멍을 열어 주고 속을 편안하게 해 주므로 우울증도 없어진다.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은 유명한 여성 우울증 치료약인데 감초와 대추를 넣고 달인 보리차다. 보리차는 우울증이나 불면증에도 아주 효과가 좋다. 긴장을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한테도 아주 좋다.
보리차는 기형세포만 골라서 파괴한다
몸속이 기름때로 인해 더러워지면 온갖 병이 생긴다. 보리차는 기름때로 뒤덮여 더러워진 몸속을 깨끗하게 청소해 준다. 보리차는 알칼리다. 강알칼리가 아니고 약알칼리다. 약알칼리이므로 독이 없다. 풀이나 나무를 태운 잿물은 강알칼리로 옛날 비누가 없던 시절에 기름때에 절은 옷을 빨래하는데 썼다. 나무를 태운 잿물은 알칼리가 너무 강해서 먹을 수 없다. 보리차는 약알칼리이므로 먹는 비누와 같다.
목초액(木焦液)은 것은 알칼리가 너무 강해서 물을 많이 타서 희석해야 먹을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그대로 먹으면 혈압이 올라간다. 목초액은 기(氣)가 몹시 허약한 사람한테는 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목초액을 먹으면 나무가 불에 타면서 생기는 열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화기(火氣)를 많이 품고 있어서 화병(火病)이 올 수 있다. 불에 완전히 탄 것이라면 화병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목초액은 나무를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공기구멍을 막아서 태운 것이므로 덜 탄 것이다. 덜 익은 것, 덜 탄 것, 덜 된 것은 모두 독이 있다. 물속에서 태운 것은 화기(火氣)를 오르게 한다. 활활 너무 세게 탄 것도 화기(火氣)를 올라가게 하는 성질이 있다.
누룽지를 만들다가 너무 태워서 화근내가 나는 것을 먹으면 화병(火病)이 생기고 체하기 쉽다. 밥 지을 때 불 조절을 잘 못해서 탄 밥 곧, 누룽지 위쪽에 있는 불 냄새가 나는 밥을 먹으면 울화증이 생긴다. 이것을 항화(亢火) 곧 너무 높이 올라간 불이라고 한다. 주역(周易)에서 너무 높이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을 항용(亢龍)이라고 한다. 누룽지를 만들 때 너무 태워서도 안 되고 덜 태워서도 안 되고 적당히 태워야 한다. 물기가 약간만 있게 잘 볶아서 태워야 항화(亢火)가 되지 않는다. 탄 냄새가 나지 않아야 누룽지가 제대로 된 것이다. 물이 반이고 불이 반인 상태에서 태우면 항화가 된다. 탄 냄새가 나는 음식은 무엇이든지 먹지 말아야 한다.
불꽃이 생기지 않고 연기만 나게 태워서 연기로 나온 물질을 모아서 식힌 것이 목초액이다. 목초액은 올라가는 성질만 있고 내려가는 성질이 없기 때문에 저혈압 치료에 쓰면 좋다. 고혈압에는 절대로 쓰면 안 된다.
보리차는 깨진 세포, 기형이 된 세포만을 분해해서 없애고 정상적인 세포는 상하게 하지 않는다. 중성지방질을 분해하고 비정상적인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몸무게를 줄이는 데에도 아주 효과가 좋다. 보리차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보리차를 6개월쯤 먹으면 몸무게가 7-10킬로그램 줄어든다. 요요증상 같은 것은 생기지 않는다.
1차 기형세포는 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1차 기형세포가 시간이 지나면 2차 기형세포인 병든 세포가 된다. 병든 세포가 더 시간이 지나면 3차 기형세포인 암세포가 된다. 기형세포가 오래되어 만성이 되면 다 암세포가 되는 것이다. 보리차는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기형세포만 분해한다. 기형세포가 모이면 염증이 되고 염증이 모이면 암이 된다. 위염에서 위암이 되고 간염에서 간경화가 되고 간암이 되는 것이다.
보리차는 정상세포의 세포막 보호막 속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소독약으로 쓰는 락스는 물을 타서 아무리 묽게 해도 정상세포의 세포막을 깨트려 상하게 한다. 락스는 모든 세포를 전멸시킨다. 그래서 락스가 피부에 닿으면 피부의 보호막이 벗겨진다. 수돗물을 살균할 때도 강알칼리인 염소로 소독한다. 잿물 같은 것은 세척력은 강하지만 목초액과 마찬가지로 피부를 상하게 하는 것이다.
보리차는 가장 허송한 음식
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모든 생명체는 속이 허송해야 건강하다. 속을 비워야 건강한 에너지로 채울 수 있다. 보리차는 속을 청소해서 비우는 데 가장 좋은 음식이며 약이다. 보리차를 잘 활용하면 만병을 예방하고 통치할 수 있다. 보리차는 아토피 피부병에 특히 잘 듣는다.
피부병이 무엇인가. 몸 겉에 생긴 암이 피부병이고 몸속에 생긴 피부병이 곧 암이다. 아토피는 몸속의 내장 장기 혈관에 다 염증을 일으켜 헐게 하고 나서 염증이 피부 바깥으로 나온 것이다.
국산 늘보리가 좋고 쌀보리나 찰보리는 쓰지 않는다. 보리차야말로 세계 최고의 해독음식인 동시에 약이다. 세상의 모든 음식과 약 가운데 으뜸이다.
약이 되는 보리고추장 담그기
먼저 보리쌀을 세 번 찐다. 보리쌀을 두 시간 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가 4시간 동안 대나무로 만든 발이나 대소쿠리에 펴서 널어서 김을 빼고 말린 뒤에 다시 물을 뿌려서 한 번 더 찐다. 이것을 다시 한 번 김을 빼고 식혔다가 물을 뿌려서 다시 쪄서 말린다.
보리쌀에는 겉보리와 쌀보리가 있다. 겉보리는 보리알이 굵고 거칠고 쌀보리는 보리알이 조금 작고 쌀처럼 곱다. 겉보리는 기후가 추운 북쪽 지방이 원산지이고 쌀보리는 따뜻한 지방이 원산지다. 겉보리는 보리문둥이라는 말이 있는 경상도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고 쌀보리는 기후가 온난한 전라도 지방에서 주로 심는다. 흔히 쌀로 밥을 지을 때 섞어서 같이 짓는 보리쌀은 쌀보리이고 겉보리는 옛날 흔히 꽁보리밥이라고 해서 보리쌀을 곱삶아서 보리밥을 짓던 보리쌀이다. 고추장을 담글 때에는 겉보리를 쓴다.
세 번을 삶은 보리쌀을 엿길금을 빤 물에 담가 삭혀서 메주 가루를 약간 넣고 고춧가루를 넣고 밥풀이 일그러지지 않게 손으로 살살 버무려서 항아리 속에 절반 정도만 담아서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두어서 육 개월 이상 익힌다. 고춧가루는 아주 매운 청양고추가 좋다. 햇볕으로 잘 말린 청양고추를 씨와 꼭지를 빼 버리고 곱게 가루 내어 쓴다. 매운 고춧가루가 발효되어 익으면 별로 안 맵다.
보리에 들어 있는 미세한 섬유소는 뇌신경과 뇌혈관 같은 미세한 조직을 만드는 데 아주 좋다. 보리에는 천하 으뜸의 칼슘이 들어 있다. 보리에 들어 있는 칼슘은 홍화씨에 들어 있는 칼슘보다 100배 낫다. 보리를 곱게 빻으면 절대 안 된다. 곱게 빻으면 섬유소 성분이 다 끊어져 버린다.
보리고추장은 끈기가 없으므로 굳으면 딱딱해진다. 점질 없이 칼슘이 섬유 형태로 서로 결합되어 있다. 보리에는 쌀보다는 백 배 이상 섬유소가 많다. 보리를 세 번 삶으면 섬유소들이 자연스럽게 풀려 늘어나서 밥알맹이가 세 배쯤으로 굵어진다.
그러나 보리를 튀겨서 튀밥으로 만들면 결합조직이 다 깨어져 버린다. 튀밥에는 섬유소가 전혀 없다. 칼슘의 구조가 파괴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합구조를 깨트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려나게 하려면 물에 담그고 쪄서 퉁퉁 불려야 한다. 잘 담근 보리고추장은 골다공증, 뼈 부러진 데, 뇌신경을 회복시키는 데 으뜸이다. 몸을 아주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길러준다.
《참고자료》
숯 선조의 지혜
‘옛말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선조들의 생활 속 지혜를 깨닫는 현대인들의 감탄사다. 근래 들어 옛말의 과학적 가치가 밝혀지면서 전통과학의 진가가 인정받게 돼 매우 다행스럽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숯이다. 숯이라고 하면 흔히 고기를 구워먹는 연료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 조상들은 음식은 물론 생활 전반에 걸쳐 ‘숯의 혜택’을 누렸고, 심지어는 숯의 약리 작용까지 터득한 지혜를 발휘했다.
나무가 연료였던 시절에는 숯을 쌀 등의 곡식을 보관하던 광에 보관했는데, 그 이유는 부패의 원인인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항상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숯은 환원작용을 하는 물질로 음식의 부패를 막는다. 며칠 전부터 준비한 잔치음식이나 제사음식이 냉장고가 아닌 광에서 신선하게 보관된 이유다. 즉 우리 조상들은 숯의 환원작용을 생활의 지혜로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숯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여러 가지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물질이다.
2천 5백여 년이나 시체를 보관
1972년 중국 호남성의 장사시에서 마왕퇴고분(馬王堆古墳)이 발굴됐다. 세기적인 발굴이라고 하는 이 고분의 주인공은 약 2천 5백 년 전의 시체로 밝혀졌으나 죽은 지 4일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혈액형은 B형이고 나이는 53세 정도라는 것까지 밝힐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내장에서 오이 씨앗이 약 1백 70여개 발견됐는데, 이것을 발아시켜 본 결과 모두 발아됐다는 것이다.
무덤의 구조는 목관이 석관으로 씌워져 있고, 그 위에 약 5톤의 숯이 덮여 있었으며, 그 위를 다시 진흙과 석회가 덮여 있었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발견되는 고분 중에는 숯을 이용한 예가 많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비슷한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고관이나 왕실의 장례 때에는 산소자리 옆에서 숯을 구운 다음 그것을 무덤에 넣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무덤에 숯을 넣은 과학적 근거는 무엇일까? 2천 5백 년 전 중국에서 사용된 숯과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은 역할이 달랐다. 사용된 숯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많은 양의 숯으로 무덤 전체를 덮었던 중국의 경우는 시체가 썩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원했다. 탄소덩어리인 숯은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환원제 노릇을 한다. 즉 탄소가 주변의 산소 공급을 차단시켜 시체의 부패를 방지한 것이다.
반면에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의 역할은 수맥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체를 매장하기 위해 땅을 파면 대지의 수맥이 차단돼 물이 고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 다공성 물질인 숯이 습기제거와 배수에 효과가 있으므로 무덤 주변에 적당량을 묻어 물이 고이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또 숯은 전도성이 있으므로 수맥의 흐름을 연결시키는 의미도 있다. 즉 숯을 묻음으로써 시체가 빨리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했던 우리 조상들의 바람을 만족시켰던 것이다.
팔만대장경 보존의 지혜
7백 6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보관상태가 현대과학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좋다. 한국의 불가사의한 건축물 중 하나인 해인사 장경각은 목판 보관에 필요한 온도, 습도, 통기 등의 균형이 이상적으로 돼 있다는 것이 현대적인 해석이다.
한번은 문화재 보호의 일환으로 장경각에 있는 경판을 현대식 건물에 옮겨 보관한 일이 있었다.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항온항습기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판이 틀어져 다시 제자리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대적인 건물이 감당할 수 없는 장경각의 비밀은 무엇일까.
장경각의 지하에는 다량의 숯과 소금이 묻혀 있었다고 한다. 숯을 깔면서 소금을 뿌리는 방법으로 기초를 다진 것이다. 숯 1g의 표면적은 약 3백m2로 무수한 구멍을 갖고 있다. 이 구멍들은 수분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힘이 무척 크기 때문에 장경각의 수분을 조절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 소금은 건물 기초의 물 빠짐을 좋게 하고 숯의 수분조절 기능을 도와준다. 또 숯의 환원성도 팔만대장경 보관에 한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속담에 ‘만년 숯이요 천년 굴피(콜크)’란 말이 있다. 숯은 만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것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굴피는 옛날 배를 만들 때 배가 물에 닿는 부분에 붙여서 배의 수명을 길게 하거나 지붕에 사용한 소재다.
된장독의 숯
요즘 된장이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신문지상을 통해 가끔 발표된다. 수천 년을 먹어온 식품의 효능이 지금에서야 밝혀진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KBS에서도 된장의 신비를 다룬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재래식 된장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강하다는 실험결과를 방영했다. 또 숯을 넣은 재래식 된장이 시중에서 파는 것에 비해 그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된장은 메주, 물, 소금이 주요 원료다. 여기에 숯을 대략 3백g 정도 넣는다. 그렇다면 왜 숯을 넣을까.
된장은 누구나 알고 있는 훌륭한 발효식품이다. 발효가 이루어지려면 미생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효를 돕는 미생물이 없으면 부패가 일어난다. 부패되면 맛이 없음은 물론이고 독성을 띠게 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숯은 크기가 1천분의 1mm정도 되는 무수한 구멍을 가지고 있다. 신기한 것은 곰팡이같이 덩치가 큰 미생물은 숯에 기생을 못하고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은 숯의 구멍에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숯에 자리 잡은 미생물은 된장을 잘 발효시킨다. 유익한 미생물의 서식지를 숯이 제공하는 셈이다.
또 숯은 탄소가 85%, 미네랄이 1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탄소는 환원 작용을 하므로 된장의 부패를 막는다. 미네랄은 체내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미량물질로 숯에는 나무가 빨아올린 미네랄이 그대로 농축돼 녹아 있으므로 숯을 넣은 된장이나 간장에는 자연히 미네랄이 풍부하게 된다. 즉 과거에 어머니가 집에서 숯을 넣어 담가준 된장과 간장의 맛은 바로 미네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간장이나 된장을 담그는데 사용한 소금도 천연 미네랄이 많은 식품으로 한 몫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금은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즉 우리 고유의 된장은 미생물과 미네랄의 조화로 이루어진 이상적인 식품이다.
추억 속의 얘기지만 어릴 때 시골에서 벌에 쏘이면 해독제로 된장을 발랐고 종기가 나도 된장을 붙였다. 또 소가 죽을 잘 안 먹으면 어른들은 된장을 소죽과 같이 끓여 먹였는데, 입맛이 없는 소는 이내 회복됐던 기억이 있다. 이와 같이 숯으로 만든 된장은 약리적인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우물을 팔 때는 반드시 숯을
근래는 전국 어디를 가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볼 수 있지만, 40년 전까지만 해도 물 사정이 좋지 않아 마을 공동의 우물을 파서 식수 대책을 마련하곤 했다. 옛 우물에는 그 깊이에 관계없이 숯이 묻혀있다. 숯을 잘 씻어서 우물의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려놓았다. 우물은 1년에 한 번씩 청소를 했는데 청소 때에는 숯을 바꿔줬다.
숯을 우물에 깔면 미네랄 덕분에 물맛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다공성물질이므로 이물질을 흡착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물을 파면 땅의 맥이 되는 수맥이 잘리게 된다. 수맥이 절단되면 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기 때문에 물이 썩는다. 전도성 물질인 숯은 끊어진 수맥을 통하도록 해 우물이 썩지 않도록 하는 노릇을 한다. 선인들은 우물에 숯을 넣으면 끊어진 수맥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금줄의 가르침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방문 앞에 금줄을 쳤다. 아들을 낳으면 고추를 끼워 달았고 딸을 낳으면 고추를 달지 않았다. 금줄은 송아지를 낳아도 달았고 된장을 담글 때에도 독 입가에 금줄을 쳤다. 서낭당 등의 정성을 들이는 곳에도 금줄을 쳤다.
아기나 동물이 태어나면 방문이나 대문에 금줄을 친 것은 잡귀의 접근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새끼의 엉성한 티끌이 귀신의 목에 걸리기 때문에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줄에는 기막힌 지혜가 숨어 있는데 그 핵심은 금줄에 달아 놓은 숯이다.
숯은 어떤 물질보다 환원성이 강하다. 일본 도쿄대학의 노보루 박사는 ‘이온-체내혁명’이라는 책에서 숯의 음이온은 생체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공기를 맑게 하고, 산화의 원인인 양이온을 흡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밝히고 있다. 숯은 작은 크기라도 표면적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금줄에 단 숯이 산모와 아기를 해로운 미생물로부터 보호하는데 충분했으리라 본다. 물론 고추는 상징적이다.
사족이지만 금줄의 교훈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새끼줄을 꼬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새끼는 오른쪽으로 꼬는데 금줄의 새끼는 왼쪽으로 꼬는 ‘왼새끼’다.
평소대로 오른쪽 새끼를 꼬았다면 쉬울 텐데 왜 힘들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을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던 것은 앞으로만 가지 말고 뒤와 옆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현대인들은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보면 자기의 뿌리도, 형제도, 친구도, 조국도 잊고 살아간다. 한번쯤 가는 길을 돌아보며 추스르는 일은 우리에게 넉넉한 정신적 휴식을 제공하며 조상들의 숨은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선조들의 삶속에 조용히 자리 잡아 제 몫을 해낸 숯을 바라보며 전통과학의 숨결을 느낀다.
《참고자료》
감맥대조탕에 대하여
호씨(胡氏)의 아내가 괴질에 걸렸다. 항상 까닭 없이 울기만 했다. 의사들을 불렀는데 각각 진단을 달리하고 각각 다른 처방을 해 주었다. 탕약을 많이 복용했지만 아무 효과도 보지 못했다.
호씨는 명의로 알려진 정행헌(程杏軒)을 찾아갔다.
“아내가 이유 없이 매일 울기만 합니다. 그 원인이 무엇입니까? 환자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며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진료를 받아 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어떤 의사는 우울증이라고 소요산(逍遙散)을 복용하게 하였고, 또 어떤 의사는 체내에 담화(痰火)가 있다고 말하며 온담탕(溫膽湯)을 복용하게 했습니다. 또 어떤 의사는 귀신이 앙화(殃禍)를 입혀서 생긴 병이므로 도사(道師)를 불러 제단을 쌓고 기도해 보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의원들이 시키는 대로 모두 해 봤지만 돈만 낭비했을 뿐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의사들이 괴병(怪病)이라서 도저히 치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행원은 호씨한테 부인의 생활습관과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물었다.
“병이 생긴 지 벌써 반년이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은 모두 정상적입니다. 음식도 무엇이든지 골고루 잘 먹습니다. 월경(月經)도 정상이며 몸에 한(寒)과 열(熱)도 없습니다. 우는 것만 빼놓고는 모든 것이 정상적인 사람과 똑같습니다.”
정행원은 ‘참으로 흥미 있는 괴병입니다’ 라고 말하고는 호씨와 함께 호씨의 집으로 왔다. 정행원은 호씨 부인의 맥을 짚어보고 나서 말했다.
“부인의 병은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감초와 소맥(小麥)과 대추를 달여 먹으면 됩니다.”
원래 이 세 가지 약재는 모두 좌사약(佐使藥)에 해당되는 것이다. 처방 중에 군약(君藥)과 신약(臣藥)이 빠져 있으므로 호씨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름난 명의가 내려 준 처방이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호씨는 의원한테 ‘제 아내의 병이 무슨 병입니까? 그리고 그 처방은 어떤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정행원이 말했다.
“부인의 병명은 장조증(臟燥症)이며 처방의 이름은 감맥대조탕입니다. 학문이 얕고 견문이 좁은 의사들은 의학책에서 이 처방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병명도 알지 못할 것이며 치료법도 모를 것입니다. 괴병으로 여기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러나 <금궤옥함(金匱玉函)>이라는 책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호씨는 마음속으로 너무 기쁘고 탄복하였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 아내의 병이 오래되었는데도 그 처방으로 뿌리가 뽑힐까요? 세 가지 약재는 모두 평담약(平痰藥)인데 그것만으로 병이 나을까요?”
정행원이 말했다.
“이 처방은 성인이 만든 처방(聖人方)입니다.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정행원은 호씨 부인한테 감맥대조탕 열 첩을 처방했다. 호씨 부인은 감맥대조탕 열 첩을 복용하고 병이 완치되었다.
현대 의학에서도 감맥대조탕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과 항경(抗驚)작용이 있다고 나타났다. 이유 없이 슬퍼서 울음이 나오는 증상,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증상, 한 바탕 싸우고 싶은 증상, 신경쇠약증, 불면증, 정신분열증, 갱년기 종합증상, 전간(癲癎), 억병(癔病) 등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금궤옥함>은 진(晉)나라 때 갈홍(葛洪 : 서기 282∼362)이 지은 책이며 감맥대조탕의 원명(原名)은 감초소맥대조탕(甘草小麥大棗湯)으로써 감초(甘草) 9그램, 소맥(小麥) 9-15그램, 대추 10개로 조성(組成)되어 있다.
세 가지 재료를 물 600밀리리터에 넣고 물이 300밀리리터로 줄어들 때 까지 천천히 달여서 하루에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참고자료》
부소맥(浮小麥)에 대하여
북송(北宋) 제 2대왕 태종(太宗 : 서기 976∼997년) 태평흥국(太平興國) 연간에 수도인 개봉(開封)에 살았던 명의 왕회은(王懷恩)이 어느 날 비가 온 후에 햇볕이 쨍쨍 나서 후원(後園)에 나가서 햇볕에 말리고 있는 약재들을 점검하였다. 그러던 중에 새로 구입해 온 한 무더기의 소맥(小麥)을 발견했다. 그는 약방의 직원한테 ‘저기 말라비틀어지고 벌레가 먹어서 속이 텅 빈 소맥은 누가 보낸 것이냐?’ 하고 물었다. 약방직원은 ‘성남(城南)에 사는 장대호(張大戶)씨가 보낸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왕희은(王懷恩)이 직원한테 무슨 말을 하려던 참인데 갑자기 한 남자가 급히 달려와서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제 아내가 무슨 영문인지 자주 화를 발끈 내고 혼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하루 종일 심신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건을 때려 부수기도 하고 사람을 때리기도 합니다. 혹시 잘못될까 두렵습니다. 선생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제 아내의 병을 치료해 주십시오!”
왕희은(王懷恩)은 그 남자가 데리고 온 부인의 맥을 짚어보았다. 그리고 몇 가지 부인의 증상에 관하여 물었다. 왕희은이 웃으며 수염을 쓰다듬고 나서 말했다.
“놀랄 필요 없습니다. 당신의 부인의 병은 부녀자들에게 흔히 있는 장조증(臟燥症 : Hysteria)입니다.”
왕희은 감초(甘草), 소맥(小麥), 대추 세 가지 약재로 조성된 처방을 써 주었다. 이 처방은 한(漢) 나라 말기에 의성(醫聖)으로 알려진 장중경(張仲景)의 <금계요략(金櫃要略)>에 수록되어 있는 감맥대조탕이다. 감맥대조탕은 부녀자들의 갱년기에 주로 정신적 심리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치료한다.
남편이 약 처방을 손에 들고 부인을 부축하며 약방의 문을 나서면서 말했다.
“선생님! 제가 깜박 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 아내가 밤에 잠을 잘 때 땀을 많이 흘립니다. 땀으로 인하여 잠옷이 흠뻑 젖기도 합니다.”
왕희은(王懷恩)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음, 알았소! 우선 장조증부터 치료하고 나서 다시 이야기 합시다.” 라고 대답했다.
닷새 뒤에 이 부부는 왕희은에게 감사를 드리기 위해 찾아왔다.
“선생님, 제 아내의 병을 고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부부는 죽을 때까지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약을 복용하자마자 아내의 병이 즉시 나았습니다. 선생님은 행림명의(杏林名醫)라는 존칭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왕희은이 친절하게 물었다.
“오늘은 부인의 도한증(盜汗症)을 치료하러 오신 것 아닙니까?”
부인이 대답했다.
“도한증은 이미 나았습니다. 고쳐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왕희은 도한증을 치료하는 약을 따로 쓰지도 않았는데 도한증이 없어졌다고 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겼다. 왕희은(王懷恩)은 그 이유를 혼자서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았다. ‘그래! 감맥대조탕이 도한증도 치료해 준단 말인가?’ 고 중얼거렸다.
그 뒤로 왕희은은 잘 익은 소맥을 사용하여 여러 명의 도한증 환자들을 치료해 보았다. 그러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왕희은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唐) 나라 때 약왕(藥王)으로 알려진 손사막(孫思邈)이 지은 책인 <천금요방>을 뒤져서 답을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바로 그 때 바깥에서 약방의 직원과 장대호가 말다툼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왕희은이 창밖을 내다보니 약방직원이 장대호가 보낸 소맥을 한 주먹 손에 쥐고 ‘이런 소맥을 내가 어떻게 또 사겠습니까? 어째서 이런 것을 또 보냈습니까? 쭈그러들고 오그라들어 납작해진 소맥은 약으로 쓸 수 없습니다. 당장 가져가십시오!’ 라고 소리를 질렀다.
왕희은은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를 듣고 지난번에 부인의 장조증을 쭈글쭈글한 소맥을 넣은 처방으로 고쳤는데 그 소맥이 장대호가 보낸 것이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왕희은은 급히 밖으로 나갔다.
“장형! 저 소맥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장대호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되어 말했다.
“선생님! 저 소맥은 물에 넣으면 둥둥 뜹니다. 제가 물 위에 뜬 소맥을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서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이 들어서 쭈글쭈글한 소맥을 일부러 선생님께 보냈습니다.”
왕희은은 장대호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문득 어떤 이치를 깨달았다. 왕희은은 약방직원한테 말했다.
“잠깐! 그 소맥을 받아들여라. 그리고 그 소맥을 담은 겉봉에 부소맥(浮小麥)이라는 이름 석자(三字)를 써 붙여서 상세하게 주(注)를 달아 놓아라.”
그 뒤로 왕희은은 부소맥(浮小麥)을 도한증과 허한증 환자한테 써 보았다. 도한증에 확실하게 치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태평흥국 3년(서기 979년)에 왕회은(王懷恩)은 왕고(王祮)와 정기(鄭奇), 진소우(陳昭遇) 등과 더불어 장중경이 남긴 의서(醫書)를 연구하는데 몰두하여 <성혜방(聖惠方)>을 편집하면서부소맥의 약효를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그때부터 부소맥을 약재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태평성혜방(泰平聖惠方)>은 서기 992년에 완성되었으며 총 16,834 수(首)의 처방이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 매우 풍부하고 방대한 관수방서(官修方書)이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본문내용에서
버섯은 독(장의사)/된장은 암치료(건강식품)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좀 애매한 것은
버섯도 된장도 미생물(세균)의 먹이활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미생물 종류만 다를 뿐입니다.
또. 미생물은
모든 사체를 분해(먹이활동)시킵니다.
생명이 붙어있는 참나무는 분해시키지 않고
베어져 생리활동이 멈춘 참나무는 분해시킵니다.
죽은 사람도 분해시킵니다. 생사람은 분해시키지 않습니다.
식용버섯은 잘 익혀드시면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되며,
옛부터 먹어오던 식품이었습니다
숯은 탄소외 다량의 미네랄성분만 남아있는 상태라서
미생물이 먹을게 남아있지 않아 수천년이 지나도
형태를 유지합니다.
감사합니다. 버섯, 계란, 보리차 ㅡ이 정보는 새롭네요.
육식을 즐기지않기에 계란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자 하루 한두알 먹고있는데, 그게 몸을 망치는 주범이고, 건강에 좋다는 버섯도 안좋다니.. .
보리차 열심히 먹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