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스님도 사랑을 할까!
淨山 김 용 관
머리를 빡빡 깎은 여승 한 분이
중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다
내 머리 속에서 주물러지는 말
“비구니 스님도 사랑을 할까!”
오랜 지기를 만나듯 다가가
종이와 담배꽁초를 같이 주어서
비닐 봉지에 넣어 주었다.
잠시 후 시집 한 권을 건네니
마음이 절반쯤 열렸다
사문沙門에서야
열고 닫을 문도 없지만
잠시 잠깐도 인연이니
남녀의 정이 흐른다
때늦은 점심 공양까지 손을 빌리니
안방 문을 여는 듯
내 그림자에 비치는 여스님
주섬주섬 행장을 마치려니
빈 병을 찾아 두충차를 넣고
다소곳이 내려놓는다.
병에 담긴 뜨거운 차처럼
비구니의 사랑은 뜨거웠다
보이지 않게 스님의 사랑은 뜨거웠다.
사랑을 하고싶다
스님의 사랑이 너무 뜨겁다.
2004. 10. 5
天竺山 佛影寺 慧總 스님에게
혜총스님이 쓰레기를 줍고 있기에 도와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늦은 점심 공양까지 얻어 먹게되었다. 절 문을 나서는 나에게 가면서 마시고
중국의 두총 차까지 주었다. 잠시 잠깐의 인연이지만 불가의 뜻 같이 받아졌다.
첫댓글 김용관님도 불영사에 다녀오셨는데... 불영사란 말에 정산님의 글을 가져와 봤습니다. 어제 가서 쓴 글이네요......
혜향님 안녕하세요 저도불영사 다녀왔는데요
네...님께서 불영사 다녀오셨다고 하셔서 .....^^*....저도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
감사합니다..좋은밤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