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소녀 무작정 상경기 4

[모네타]

시골 소녀 무작정 상경기 4


굼벵이처럼 느리기만 하던 완행열차, 역이란 역은 죄다 서
버리고 기차삯이 싸서인지 주로 서민들이 많이 애용하였고
여럿이 모여 앉아 수다도 떨 수 있고, 멀미도 없어 나이
많은 할머니, 아줌마에게는 정말 ‘왔다’ 였던 것이다.
왁자지껄하고 여기저기 시골 냄새 가득한 곳, ‘꼬꼬댁’ 거리
는 수탉의 소리, ‘삐약’거리는 병아리들의 합창, ‘깽깽’ 거리
는 강아지의 소리 등등 여러 가지 물건 및 짐승들을 들고
타서인지 잡동사니 완행열차이지만 그래도 서로 아는척 
나누는 인사 정겨운 말 한마디가 넘쳐흐르는 곳이다.
보라와 평강이는 지겨움 보다는 처음 시작하는 서울 생활
이 몹시 기대되는지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실실’
쪼개고 있다. 누가 자세히 본다면 영락없는 정신병자다.

완행열차가 노량진을 거쳐 한강철교위로 달리면서 확 티인 
시야에 한강이 눈에 들어오자 보라는 눈이 휘둥그레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신기해 하고, 평강이는 요란한 기차 바퀴
소리에 겁먹어 혹시나 열차가 탈선하여 한강물에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어 일어서서 안절부절이다.
순진하기만 했지 세상 물정 모르는 산골에서 자라난 그녀들
이기에 이해는 가나 어쩐지 영 기분은 개운치 않다.
아니 교과서에서도 보았을텐데 어찌 저러는지 아무튼 좋게
봐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서울역 근처에 다다르자 길게 서너번 경적을 울린 열차는
플랫트 홈에 들어서고 스피커에는 고운 목소리의 안내원양의
음성이 들려온다.
“여기는 서울 서울입니다. 긴 시간 지루하신 여행에 피곤하시
는지 않으십니까? 여기는 여러분의 목적지 서울입니다. 잊으신
물건없이 잘 챙기어 가시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는 서울입니다. “ 보라와 평강이는 처음 와 본 서울이이라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출구가 어딘지 몰라 두리번 거리다가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
으로 무조건 따라간다. 옛날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선생님이
잘 모르겠거든 무조건 많은 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라 하라던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인 것이다. 민주주의 방식을 제대로 배운
모범생들이다.

서울역 대합실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복잡씨끌하다. 피곤한
여행객들과 반겨 맞는 친지들이 어울려 서로 손을 맞잡고 만남의
정을 나누느라 팔도 사투리가 뒤섞여 시장판을 방불케 한다. 
사투리라면 일가견이 있는 보라와 평강이지만 지금은
속수무책 무색할 지경이다.
원색적인 토종 사투리이니 도대체 들어도 알 수 없고 씨끄럽
기만 한 것이다.
서울역 대합실 출입구쪽으로 가자 벌써 기다리던 참이가 달려
오고 보라와 평강이 역시 달려간다. 헤어진지 1년밖에 안 되
었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소꼽친구라 정은
누구한테도 뒤질 수 없다. 서로가 반가워 부둥켜 안고 ‘껑충
껑충‘ 뛰면서 천정과 바닥이 부서질 정도로 난리법썩이다.
반가워 어쩔줄 모르던 보라와 평강이의 ‘꼬르륵’하는 뱃골 꺼
지는 소리가 들리자 참이는 얼은 둘이를 데리고 대합실을 나와
근처 포장마차집으로 데려가 우동 한 그릇을 시켜 준다. 
얼굴과 손도 꺼멓고 구겨져 후질근한 옷을 입은 보라와 평강
이는 무척이나 배가 고픈 듯 우동 그릇에 머리를 처 박고 열심
히 먹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주인 아줌마 안스러웠던지 국수와
국물을 더 나눠주자 고맙다는 말을 하고 ‘후르륵’ 먹는데 소리
가 커 주변에서 식사하던 사람들 한번씩 다 처다 본다.

다 먹고 나다 식사값을 치룬 참이가 보라와 평강이를 데리
고 140번 버스가 서는 정류장으로 데리고 가자 휘황찬란한
도시의 야경에 정신을 모두 빼앗긴 보라가 감탄과 감탄을 연발
한다.
“ 야! 정말 멋있데이. 아니 지금이 몇신데 이렇게 환해. 꼭
대낮같기만 하다. 그리고 저기 길건너 보이는 저 건물은 무어야.
와! 너무 크다. 저런 건물은 으짜 짓는 거야. “
보라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하며 참이를 본다.
“ 저건 대우 빌딩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빌딩이래.
나도 처음에 와서는 놀랬는데. 잘은 모르지만 다 짓는 방법이
있다더라. 중동에서는 이 것보다는 더 높은 건물을 짓고 있다
나봐. 앞으로 시간이 나면 천천히 시내 구경시켜줄게. “
“ 그럼 저 큰 차는 무어야. 으찌 이리도 차도 많고 사람도 많냐
저 큰 차 몰고 다니는 사람은 부자것다. 작은 차는 몇사람
못 타지만 큰 차는 여러 사람 태울수 있잖아. 울 어머이도 저
렇게 부자였음 참 좋겠다. “
라며 보라는 서울에 게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 보라야! 좀 가만히 있거래이. 아니 저 큰 차는 시내버스라하고
우리같이 못사는 서민이 타고 다니는 거야. 저기 지나가는 작은
차가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이야. 돈이 많으니 운전사도 두고 저
렇게 비싼 차를 타고 다니잖아. 우리는 백년이 지나가봐도 희망
이 없어. “
라며 어이없어진 참이가 보라를 나무라며 말을 한다.

그러자 모든 것이 궁금한 평강이가 한수 더 거든다.
“ 참이야! 저렇게 많은 건물 속에 누가 다 사는거야. 아니 저렇
게 모두 한 건물에 살면 무너지지는 않는거야. 혹시 불이라도
나면 다 죽잖아. 그리고 저 사람들은 다 어디에서 살어. 
야! 넓긴 넓구나. 아까 니가 사준 우동이라던가 뭐든가 하여
튼 너무 맛있었어. 저기 저 불 시골에 계신 울 부모님 가져다
주었으면... 울 부모님은 돈이 아까워 밤에는 불을 꺼 놓고 지내
신다. 도로가에 있는 전등은 주인 없잖아. 너무 아깝다. “
라며 아쉬운 듯 아까운 듯 가로등을 만지며 말을 한다.
너무도 순박한 그 모습에 참이는 핀잔을 줄라고 하다가 그냥
‘픽’ 하고 웃어 버린다.
“ 평강아! 저기 도로옆에 길에 늘어서 있는 불빛은 가로등이라 
하는데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이야. 누구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어. 서울에 사는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니 앞으로 너와나 우리 꺼라고 할 수 있어.  “
라며 먼저 온 서울 선배답게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140번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시간은 밤 11시로 흘러가지만 버스는
오지 않고 피곤한 보라와 평강이는 등받이 없는 간이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면서 코풍선을 불어내기만 바쁘다.
보라가 코까지 골자 민망해진 참이는 얼른 보라를 깨우고
주변 사람들의 눈총에 창피해 어쩔줄 모른다.

조금 있으니 저멀리서 기다리던 140번 버스가 달려오고 참이
는 보라와 평강이를 깨워 준비를 한다.
버스가 서자 선배인 버스 안내양 언니한테 인사를 한 참이는
친구들을 데리고 꽁짜로 타고 구로동 허름한 월세 판자집으로
보라와 평강이를 데리고 간다.
버스안에는 거의 막차인지라 손님은 별로 없어 한가하고 좌석
에 앉자마자 둘이는 머리를 의자뒤로 늘어 뜨리고 두다리를 
앞좌석 밑으로 뻗고 댓자로 퍼져 잠에 빠져 버린다.그 모습에 
민망한 참이가 안내양 언니한테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하자
자상한 언니는 괜찮다며 먼길에 얼마나 피곤했겠느냐고 하면서
오히려 친구들을 감싸준다.
참으로 험난한 여정에 시작부터 피곤해지는 날인 것이다.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Dolly Parton 

[보라공주]

드디어 도착해서..이제 험난한 생활이 시작되겠군요..ㅎㅎ 기대하겟습니다..저작권 지불해야하는거 아닌거 몰라...즐감하고 갑니다..좋은오후되세요.모네타님..^^

[참이낭자]

많은 걸 생각케 하는 고운 글,,ㅎㅎㅎ늘 웃음으로 행복을 안겨 주시는 모네타님께 전 뭘 드려야 될까,, 울님들을 위해서 고운 글을 올리시는 모네타님께 오늘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수고하셨습니다,, 감사요 *^^*

[영희만세]

앞으로 놓여질 험난한 생활들...우짤꼬??? 너무 재미있는 소설을 보개되는군요..많이 기다려짐니다요...ㅎㅎㅎ 비가 많이내린다네요..비피해가 없으시길요..늦은 밤입니다..평안한 밤이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