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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대표적인 외교전략인 ‘일대일로 전략’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고 인정했다. 이런 발언과 함께 중국은 애초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보건 실크로드 전략(China’s Health Silk Road)’을 제기하였다.
중국은 2015년부터 공중보건 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자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한다. 이는 또한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많은 기간 설비 사업이 중단되거나 채무상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보건 의료 투자가 좀 더 효율적이고 추진하기 쉬운 분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의 보건 실크로드 전략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의 ‘일대일로’ 위생(보건) 교류 협력에 관한 3년 시행 계획(2015-2017)(国家卫生计生委关于推进“一带一路” 卫生交流合作三年实施方案(2015-2017))>을 토대로 한다.
현재 중국이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외교적 목표는 자신을 글로벌 보건 리더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WHO 역시 2017년 중국의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열정적으로 환영한 바 있다.1) 이 논문에서는 중국의 보건 실크로드 전략이 나오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보건 실크로드 전략의 배경
중국이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제기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을 들 수 있다.
첫째, 중국은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남아시아 지역의 열악한 의료 상황을 지원하고자 한다. 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남아시아 경제는 4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는 남아시아 지역의 공공의료 공백을 여실 없이 드러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남아시아 지역에는 가장 기본적인 의료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경우 1,000명당 의료인 0.1명, 간호사 0.6명, 의사 1명이 배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도 의료 시스템에 GDP의 2.3%를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열악한 의료 상황으로 볼 때 중국이 투자하는 의료 설비라고 한다면 병원이나 연구소 건설이 될 것이다.
둘째, 중국 정부는 최근 국내 보건 교육을 강화하여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고 위생 건강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의료서비스가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될 수 있도록 하며 취약계층의 보건 서비스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국무원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사이에 ‘의료, 건강’ 부문에서 총 52개의 정책을 발표했다. <건강 중국 2030 규획 강요>는 중국에서 발표한 계획 중 가장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계획이다. 중국의 건강 관련 산업의 규모는 2030년에는 약 16조 위안(한화 약 2,7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내용으로는 건강한 환경 조성, 의약품 유통 및 식품 안전 강화, 보건 서비스 및 건강 시스템 정비,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헬스케어 산업 발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 정부는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
3. 보건 실크로드 전략의 주요 내용
1) 국제 보건 및 위생 협력 기제 건설
중국은 일대일로 연선국가와 위생 및 보건 분야에서 고위층 상호방문을 강화하고 위생협력 협의를 체결하고자 한다. 정부 간 정책 협력, 기구 간 기술 교류 및 건강산업 전시회를 포함한 위생 협력 포럼을 개최하고자 한다. 실크로드 경제지대 지역에서는 ‘실크로드 위생 협력 포럼’을 진행하고 ‘중국-중동 유럽 국가 간 위생부장 포럼’과 ‘중국-아랍 지역 위생 협력 포럼’을 추진한다.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지역에서는 ‘중국- 아세안 위생 협력 포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게 된다.2)
2) 초국경 전염병 방역
중국은 보건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주변 지역의 국가와 함께 전염병 방역을 위한 협력 기제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특히 메콩강 유역의 여러 국가와 에이즈, 말라리아, 뎅기열, 조류독감, 결핵 등과 같은 전염병 예방에 협력하기로 하였다. 중앙아시아 및 서아시아 국가들과도 전염병 방역 업무에 협력하기로 하고 전염병 예방에 관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기로 하였다.3)
3) 중국–아세안 보건 및 위생 분야 인재 양성
<중국-아세안 공공 위생 인재 양성 백인 계획(2015-2017)>을 통해 3년 이내에 아세안 지역 국가에서 100여 명가량의 공공위생 의료 인재 및 전문 의료인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광시(廣西) 의료대학 제1부속의원과 광시(廣西) 의과대학이 주관하며, 아세안 지역 국가의 의학원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인재 양성 활동을 진행한다. 주최기관은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이며, 참여기관은 국가 위생 건강위원회 국제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국제교류협력센터,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재교류서비스센터, 중국 질병 예방 통제센터, 국가 식품안전리스크 평가센터, 광시(廣西)의과대학, 광시(廣西)의과대학 제1부속의원으로 구성되었다.4)
4) 보건 위생 연구 네트워크 건설
중국은 APEC을 중심으로 국민 건강 개선을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2014년 APEC 중국 청년 지도자 회의 선언과 회의연합 성명은 ‘건강한 아시아 태평양 2020’ 선언을 하고 전 지구적 보건 향상을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주최기관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员会) 위생발전 연구센터이고 참여기관은 국가 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员会) 국제국으로 하였다.
4. 결론 및 한계점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과 함께 보건 실크로드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주요 국가들과 국제 보건 및 위생 협력 기제 구축, 초국경 전염병 방역, 보건 및 위생 분야 인재 양성, 연구 네트워크 건설 등의 내용을 추진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도 존재한다.
첫째, 보건 의료 지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원 국가가 서남아시아 지역 및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이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이들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의 보건 실크로드 확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팬데믹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기 위해 선전전을 필사적으로 벌이고 있다”라며 “중국 공산당은 그들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며, 중국은 전염병 대유행과 싸우는 전 세계 국가를 지원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5) 실제 미국은 중국의 보건 실크로드를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며 비판하여 왔다.
중국이 보건 실크로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과 신뢰 구축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참여국들과 정기적인 보건 협력 기제를 구축하고, 의료 분야에서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 정부 및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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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arnegie India, “How China plans to make BRI essential in Covid- hit South Asia” https://carnegieindia.org/2020/06/11/health-silk-road-how-china-plans-to-make-bri-essential-in-covid-hit-south-asia-pub-82054(2020.6. 11)
2) 中华人民共和国中央人民政府,“第四届中国-中东欧国家卫生部长论坛在保加利亚举行”(2019.11.7.) http://www.gov.cn/xinwen/2019-11/07/content_5449891.htm(검색일, 2022.11.20.)
3) 国家卫生计生委,<国家卫生计生委关于推进“一带一路” 卫生交流合作三年实施方案(2015-2017)>,p.4.
4) 国家卫生计生委, <国家卫生计生委关于推进“一带一路” 卫生交流合作三年实施方案(2015-2017)>, http://www.nhc.gov.cn/wjw/ghjh/201510/ce634f7fed834992849e9611099bd7cc.shtml
5) 중앙일보, 시진핑 ‘건강 실크로드’에 벌컥한 美 NSC, “미·EU 이간질 말라” 2020.3. 20
[참고문헌]
Carnegie India, “How China plans to make BRI essential in Covid- hit South Asia”(2020.6.11)
中华人民共和国中央人民政府,“第四届中国-中东欧国家卫生部长论坛在保加利亚举行”(2019.11.7)
国家卫生计生委,<国家卫生计生委关于推进“一带一路” 卫生交流合作三年实施方案(2015-2017)>
중앙일보, “시진핑 '건강 실크로드'에 벌컥한 美 NSC, "미·EU 이간질 말라" (2020.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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