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등회의 3월 정례등반으로 북한산 원효봉을 찾은 4일 아침, 전철편으로 불광역에 모인 뒤 다시 불광시외버스터미널로 옮겨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예전에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서오릉으로 소풍을 갈때는 이곳 불광동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한 뒤에는 걸어서 갔었다거나 솔나들이라는 지명이 서울 나들이라는 이곳 사투리라는 등의 회고담이 나왔었다. 오랫만에 이 쪽 동네에 오니 중국을 오가던 옛 의주로(義州路)의 명물이던 홍제원이며 파발막, 고갯마루에 포석을 깔아둔 일종의 포장도로였던 박석고개 등등이 떠 오른다.
우리 일행은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루고 있는 박석고개 너머, 은평신도시를 돌아가는 차편으로 접근하였는데 내 눈에는 하천변의 신개념 벙커들이 인상적이었다. 10m 정도의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벙커는 시멘트구조물을 흙으로 덮었는데 도로변인 내부는 모두 나무로 치장하고 의자까지 배치하여 평소에는 시민들의 휴게소 또는 비가 올때 대피소로 활용이 가능하며 유사시에는 군 병력을 투입하여 방어용 벙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친환경적인 시설이라고 보였다.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 예비군(서대문구,은평구)교육장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원효봉에 올랐다. 북한산 둘레길의 효자동 부분 일부를 걷다가 계곡으로 들어가 작은 능선과 바위를 타고 오르면서 북문에 닿는 코스였다. 초입의 계곡부터 녹지 않은 얼음과 잔설이 드문 드문하여 음지 지역인 서북쪽 계곡의 특징을 잘 보여 주었다.
지난해의 수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계곡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하얗게 덮힌 암반위에서 기념 사진을 박았다.
화강암의 박리가 진행중인 너른 바위계곡 뒤로 보이는 북한산의 암봉
홍예석축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북문
이곳에서 좌측으로는 염초봉-여우굴-백운대로 오르고 우측으로는 산성길을 따라 원효봉을 오른다. 몇년전에 염초봉으로해서 여우굴을 빠져나가 백운대 뒤로 접근하는 코스를 가 보았으니 이번에는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염초봉과 백운대 그리고 망경봉이 나란히 보인다.
망경봉 아래 우뚝한 노적봉의 웅자
북한산의 깊은 계곡미를 보여주는 준봉들 (오른쪽으로부터 용출봉-용혈봉-증취봉 능선, 그 뒤편으로 나월봉-나한봉-문수봉-대성문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용혈봉에서는 며칠 전에도 등반객의 실족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재작년에는 벼락이 쳐서 감전되는 사고도 있었는데... 등반객의 조난사고가 빈발하는 곳으로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북문에서 산성을 따라 원효봉으로 오르는 산꾼들
원효봉 부근에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는 북한산성의 성가퀴
이곳에서 솔밭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고 쉬었는데 산정이라 기온이 낮고 땀이 식어 춥다고 보온 파카들을 꺼내 입고 난리다. 보온병에 채워온 더운 물로 스프를 끓여 내고, 바리바리 싸온 음식들과 음료들이 한바퀴 돌았다. 바람이 심해져서 흙먼지와 비닐봉지들이 날리고... 빨리 자리를 걷자고 하여 청소를 마치고 나섰다.
성벽 너머로 보니 염초봉 허리께 너머로 멀리 도봉산의 오봉이 보인다.
오봉을 당겨서 찍어 보았다. 암릉미가 뛰어난 장면이다.
원효봉 정상에서 건너다 보이는 의상능선
조망 명소의 안내판
원효봉 정상의 풍경. 산정부의 암릉에 까지 이어진 산성이 보이고 건너편 망경봉과 노적봉이 또렷하게 보인다.
정상에서도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흙먼지가 일고 눈을 바로 뜨기가 어려운데 모자가 날아간다고 수건으로 묶거나 턱끈을 매고할 정도로 난리였다. 서둘러서 단체 사진을 한장 찍고 다시 움직였다. 바위에 계단을 새겨서 오르게 된 커다란 핵석, 원효암의 정상에는 쇠난간을 둘러 놓았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위험하니 모두들 조심 조심하면서 내려서며 발길을 서둘렀다.
강풍이 부는 원효봉 정상에서 찍은 기념사진 성벽의 안쪽으로 경사를 따라 계단길이 이어지는 모습
은평 신시가지와 북한산탐방안내소, 주차장이 바로 내려다 보인다.
럭키보이 송귀현이 모델을 자청하였다. 영화배우답게 아무때나 멋있는 포즈가 나온다.
하산길 곳곳에서 화강암의 풍화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암석과 석비례 형성과정, 물길에 의한 그루브와 고랑형성 등을 보면서 계단길을 걷다가 보니 '시구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서암문에 닿았다. 암문을 통과하는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화강암의 풍화에 따르는 석비례의 형성 모습
수많은 발걸음에 파이고 물줄기에 파인 화강암 산길에 솔잎 낙엽이 모였다.
걷다가 보니 어느 새 북한산 둘레길을 만나게 되었고 솔숲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걷다가 디킨슨의 명언이 적힌 팻말을 보았다. 그 뒤로 이어지는 노송 숲길 아래의 묘소는 전주이씨 해안군파의 서흥군묘소를 중심으로 한 집안 산소였다.
어느듯 북한산둘레길을 만났다.
코스가 비교적 짧았지만 로프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쇠난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는 다양한 구간이었다. 어린이들까지 쉽게 오르는 쉬운 길도 이어지므로 탐승객이 그치지를 않았다. 특히 봄 기운을 받는 사람들의 따스한 시선이 좋았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앞에서 바라 보이는 망경봉과 노적봉
우측의 길은 대서문을 지나 성안으로 이어진다.
등산용품점과 식당이 즐비한 집단상업시설 지구
북한산성 입구의 주차장지구 옆에는 예전에 무질서하게 난립하였던 북한산성내의 음식점들을 철거시키고 입주권을 주면서 새롭게 건설한 집단상업시설지구가 들어서 있다. 음식점과 함께 등산화나 등산복, 등산 관련 기구와 장비점들이 줄지어 선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일행이 식사를 한 음식점 여주인은 "예전보다 장사는 더 잘 되지만 시설유지비가 훨씬 많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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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오, geolist 원문보기 글쓴이: geolist
첫댓글 백등회 멤버님들이 첨엔 몇분 안되는데 오를수록 많아지셨나봅니다..
항상 2-30명 정도 성황을 이루시는 모습 참으로 보기좋습니다..
탈렌트 송귀현 님이 동기시군요..
제가 유일하게 보는 연속극인 케이블 방송에 나오는 "막돼 먹은 영애씨"의
주인공인 "이 영애" 아버지로 나오시는데..
중년으로 퇴직하신 아버님의 연기도 아주 잘 하시고..
참으로 재미있고 실감나는 드라마지요..ㅎㅎ
담에 만나시거든 "팬"이라고 말씀 전해 주세요..ㅎㅎ
그래요. 아마도 나이가 있어니 점점 퇴직자가 많아져서 그렇겠지요? 송귀현이는 고1, 2때 같은 반을 했는데 학교때부터 개구장이로 유명했어요. 요즘 학생들은 전혀 모르던데 나이든 팬들이 숨어 있었다니 반갑군요. ㅎㅎㅎ 임하룡이도 중학교를 같이 다녔다며 산에서 친구들 만나면 나는 몰랐던 임하룡이나 조오련 이야기들이 가끔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