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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배운지 5일이 지났다.
첫날은 볼을 쫓아가기도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곧잘 받아쳐서 네트를 넘긴다. 나의 레슨선생은 사촌오빠인데, 비오는날 우산을 들고 테니스를 쳤고, 교통사고로 발목에 기부스를 한상태에서 발리연습을 했다는...테니스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매일마다 외치는 문자그대로 테니스에 미쳤다는 사람이다.
더군다나, 혼자서 책과 비디오를 보고 연구해서 테니스를 배운 독학파이고, 그 영향인지,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가르치는데, 6개월정도는 배워야 겨우 포핸드를 칠줄 아는데, 그 기간을 반으로 단축시킬수 있다고 주장하는 오빠이다.
그런데 벌써 그런식으로 가르쳐서 대학생 제자만 두명을 키웠다. 그런데, 제자둘과, 사촌오빠가 게임을 할때, 복식파트너 한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오빠의 세번째 제자가 되기로 했다.
물론 내가 테니스를 배워야 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 결정적인 이유는 이것이다. 결혼을 일찍한 관계로 결혼생활도 시들시들해졌고, 과학문명의 발달로, 주부로서 집안에서 할일이 별로 없어진 나는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할수가 없을 지경에 이른것이다. 특히 언제부터인가 나를 괴롭히는 우울증과 불면증, 식욕부진까지.....그 모든것을 일거에 탈출하고자 테니스를 시작한것이다.
이런 나에게 사촌오빠는 단 한가지 조건만을 제시했다.
"배우는 동안만큼은 테니스에 미쳐야 한다"
첫날에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볼을 쫓아가기도 바빴고, 네트를 넘기는 볼도 적었으며, 특히 홈런볼을 많이 쳐서, 야구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나의 숨은재능?을 발견해 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살만쪘지, 기초적인 체력은 거의 제로였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지구력은 형편 없었다. 30분정도를 쳤는데,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은것 같은 테니스를 과연 내가 잘 배울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었던 첫날이었다.
둘째날, 약간의 다리에 근육통만 있을뿐, 생각보다 몸은 가벼웠다.
또한 내 자신이 놀랬던건 새벽 6시에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기상을 했다는것이다. 예전에는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이론을 확립시키고자 침대위에 서 꿀잠을 자고 있었을 내가, 그토록 이른새벽에 일어나다니....
새벽 6시 20분에 코트에 도착해 보니, 이미 사촌오빠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와 다른것은 오빠가 소형 오디오를 가지고 왔는데, 경쾌한 음악이 들리는 것이었다. 설마 에어로빅을 가르치려는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오빠의 말로는 "테니스는 리듬이 생명인데, 그걸 위해서 음악을 틀어놓았다"고 했다.
테니스를 배우기 전 여러곳의 테니스 게시판을 돌아다녔지만, 음악을 틀어놓고 테니스를 쳤다는 글은 읽어보지를 못했는데.....하지만, 오빠를 믿기로 했다. 일단 내 테니스 선생이니까...
둘째날 폼에 대해서 강조를 한것은, ①볼이 네트에 넘어오기 전에 이미 라켓은 뒤로 젖혀 있을것(이걸 테이크 백이라고 한다죠?), 일단 치려고 ②자세를 잡으면 절대로 다리나 몸을 흔들거리지 말것, 마지막으로 ③볼의 마크를 찾을정도로 볼을 끝까지 쳐다볼것!
그런데, 나는 볼을 쫓아가기도 바쁜데, 어떻게 이 세가지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순간적으로 자세를 잡을수 있나.......역시 테니스는 어려운 운동이란걸 다시한번 느꼈다.
그러나 둘째날은 한시간 정도 볼을 쳤는데,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음악을 틀어놓아서인지, 아주 즐겁게 볼을 쳤고, 첫날처럼 홈런볼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나는 더 치고 싶다고 오빠에게 애원했지만, 오빠는 단호히 거절했다. 과한것은 오히려 모자란것만 못하는것이라는 격언까지 곁들여주며...
세째날, 역시 새벽에 눈이 떠졌고,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코트장에 갔다. 레슨 받기 전 코트를 가벼운 러닝으로 다섯바퀴를 돌고, 약 십분간 스트레칭을 했다. 이렇게 하니까, 내가 꼭 운동선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볼을 치기 전, 라켓을 들고 가볍게 포핸드 스윙을 백개를 할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테니스는 폼이 아주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여주었다.
이날 세째날은 약 천개의 레슨 볼을 쳤다. 내가 봐도 놀라운 일이었다. 특히 첫날 볼의 타점을 몰라서 우왕자왕했던 것에 비하면, 테니스 라켓 중앙에 볼을 맞출수 있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실력이 늘어가는게 느껴졌다.
세째날 사촌 오빠가 강조한 부분은, "볼을 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밀어버리듯이 쳐라(이때 오빠는 예를 들었는데, 다리미 판을 연상시키며, 다리미질 할때처럼 라켓으로 볼을 쭉 밀으라고 했다), 준비자세때에는 온몸에 힘을 빼고, 치는 순간에만 힘을 가하라, 마지막으로 칠때 무릎을 구부려라.
네째날, 그러니까, 토요일 어제였다! 역시 새벽에 일어나서 우연히 몸무게를 쟀는데, 자그마치 2kg이나 빠진것이었다. 더군다나, 몸이 단단해지고 튼튼해진다는 느낌도 팍팍 전해져 왔다. 너무너무 좋았다.
어제도 나는 천개의 레슨볼을 쳤다. 그런데도 전혀 지치지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음악의 영향도 있고, 오빠의 내린 분석으로는 내가 준비자세때는 온몸에 힘을 빼고, 칠때만 힘을 주고, 폼이 좋기때문에 그래서 덜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테니스를 치면 수천개의 볼을 쳐도 결코 지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내가 아주 즐겁게 테니스를 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즐겁게 칠수밖에 없다. 항상 사촌오빠는 이런저런 농담을 섞어가며 볼을 넘겨주고, 노래까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가 레슨선생을 아주 잘 만난것 같다. ᄏᄏᄏ
어제 내가 지적을 받은것은, 마지막 팔로스로를 끝까지 하라는 것이었다. 스윙이 중간에 끊기면 볼에 힘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도 내가 팔로스로를 끝까지 하면서 라켓이 머리 뒤쪽까지 넘어갈 정도로 하면, 볼은 네트위로 쭉 뻗어나가며 베이스라인 부근에 떨어지는데, 팔로스로를 제대로 안하면 볼은 서비스 박스 부근에 힘없이 떨어졌다.
그리고 프리 핸드 즉 왼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왼손으로 볼을 가르키며, 마지막 팔로스로때는 그 왼손으로 라켓을 보내면 힘도 전혀 안들고, 볼도 힘있게 칠수 있었다. 내가 오빠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까, 오빠는 아주 놀라는 표정과 함께, "프리핸드의 중요성을 깨닫는것은 상급자 정도나 되어야 깨닫는것인데...."라는 말을 했다. 그럼 혹시 내가 테니스 천재가 아닐까???
오늘은 내가 테니스를 배운지 꼭 5일째가 되었다.
오늘 새벽부터 약 두시간동안 천 삼백개의 레슨볼을 쳤다.
그런데, 레슨이 끝나고 쉬고 있는데, 한 중년의 남자가 다가오더니, 테니스 배운지 얼마 되었느냐고 물었다. 5일되었다고 했더니, 두눈을 똥그렇게 뜨며, 정말 그정도밖에 안되었어요??라고 되묻더니, 50일이라면 믿겠다고 했다. 나는 오일동안 배우면서 내 자신이 잘하는지, 못하는건지 잘 몰랐는데, 그 사람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ᄒᄒᄒ
오늘은 일찍부터 사촌오빠의 그 두 제자들이 왔다, 둘이 주고받는것(이걸 "난타"라고 하던데, 유명한 연극제목 말고도, 테니스에도 난타가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을 했는데, 거의 환상이었다.
그리고 공의 속도는 얼마나 빠른지....나도 언제나 저렇게 칠수 있으려나!
그런데, 한 제자의 백핸드가 정말 멋졌다. 잠시 쉬는 사이, 사촌오빠에게 나도 백핸드 가르쳐 달라고 졸랐는데.....오빠는 당분간 안된다고 했다. 아니, 세상에...제자가 뭘 가르쳐 달라고 하면 즉각즉각 가르쳐 주어야 하는게 선생의 임무이거늘.....아무리 공짜로 가르쳐 준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ᄏᄏᄏ 그런데 오빠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인체공학적으로 볼때, 인간의 근육이 새로운 동작을 할때 그걸 어색함이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약 3만번의 연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숟가락질도, 농부의 쟁기질도, 야구선수의 스윙 연습도......테니스 스윙도 마찬가지다. 포핸드 스윙을 3만번정도는 해야, 비로서 그때쯤이면 너의 근육이 그 스윙에 맞추어서 제대로 갖추어지고, 스윙을 할때 아무런 어색함이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할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3만번을 치기 전까지는 다른 스윙을 배울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인체공학적이란 말까지 나왔으니, 나는 더이상 대꾸를 할수가 없었다.
3만번의 스윙이라.....하루에 천개씩 볼을 꾸준히 친다고 해도 한달씩이나 걸리는데......백핸드, 로브, 발리, 스매쉬, 서브, 톰스핀, 슬라이스, 리턴.....이 수많은 테니스의 기술을 하나하나 익히기 위해서도 삼만번의 스윙연습을 해야 한다면??? 헉~~~~~ 역시 테니스는 그리 만만한 운동이 아닌것 같다.
누구의 말처럼 테니스 배우느니, 차라리 외국어 하나를 배우는게 더 낫다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만큼 어렵게 배울수 있는 운동이니까, 더욱더 매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제 겨우 배운지 5일밖에 안된 초보자이지만, 설거지를 할때나, 방청소를 할때, 접시나, 빗자루를 들도 스윙연습을 할 정도가 되었다. 아무래도 테니스에 미쳐가고 있는것 같다. 그래도 너무 좋다.
더군다나 볼을 칠때, 펑~ 펑~ 펑~ 하고 나는 타구 소리를 들을때마다 모든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을 느낀다.
이제 테니스 일기를 끝내고 다시 스윙연습을 해야겠다.
참,
정말 놀라운건 전보다 식사량이 훨씬 더 많아졌는데도, 몸무게는 반대로 빠졌다는 것이다. 오늘까지 포함하면 테니스 친지 오일동안에 3키로그램이나 몸무게가 빠졌다. 일년정도가 지나면, 나도 몸매만큼은 쿠리니 코바처럼 될수 있겠지.....
여러분,
5일동안 밀렸던 일기를 쓰려니까, 엄청 길어졌네요. ᄏᄏ
정말 열심히 테니스를 배우려는 이 주부에게 부디 용기와 힘을 주세요.
내일부터는 매일매일 쓰도록 할께요.
그럼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 바래요. ^^
오늘은 새벽부터 날씨가 잔뜩 흐려 있었다. 흐린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야한다는 유행가 가사가 있다면, 흐린 봄 하늘 아래에서는 테니스를 쳐야한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ᄏᄏᄏ 사실 오늘 새벽 제일 먼저 일기예보부터 봤다. 일기예보라면 초딩 소풍가기 전날 9시뉴스 데스크 끝날 무렵에 나오는 김동완 아저씨의 일기예보를 봤던 기억뿐.....그런데, 테니스는 비와는 상극관계인지라, 오늘 새벽 잔뜩 흐린 하늘을 보니 일기예보를 보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하늘도 나의 테니스 열정에 감동 했던지, 이번주는 비를 내려주시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이럴때면 항상 애국가를 부른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ᄏᄏᄏ 암튼 이번주는 더욱 열심히 테니스를 배울수 있을것 같아서 새벽부터 기분을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었다.
새벽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테니스 코트장에 들어섰는데, 그렇게 상쾌할수가 없었다. 더욱이 언덕길을 넘어서 전방 약 30M 앞에 보여지는 코트를 볼때면 설레임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내 남편을 처음 만났을때도 그렇게까지 가슴이 설레이지는 않았다. ᄏᄏᄏ
오늘도 어김없이 테니스 레슨전 코트 열바퀴를 가볍게 돌고, 스트레칭을 한후, 포핸드 스윙만 백번을 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폼이 나오는것 같았다. 그런데 레슨 시작전, 나의 레슨선생인 사촌 오빠는 한가지 목표를 주었다. 레슨볼을 칠때 사촌오빠를 맞추면 나에게 테니스 라켓 하나를 사주겠다는것이었다. 내가 무슨 스텔스 전투기인가? 오빠를 맞추게....ᄏᄏᄏ 나는 라켓하나를 얻기 위해 레슨볼을 치는동안 내내 오빠를 맞추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오빠의 몸쪽으로 볼을 보내면, 거의 모두 발리로 막아내는것이었다. 아무래도 나의 볼이 느린것 같아서 막아내는것처럼 보여, 좀더 강하게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온힘을 다해 볼을 쳤다.
그런데, 아무리 힘을 주어서 쳐도 볼은 생각보다 빠르게 가지 않았다.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사촌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테니스는 힘으로 치는 운동이 절대 아니야. 더군다나 강한볼을 치려고 마음을 먹으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정작 볼을 타구할때는 힘없이 치게 되는거야. 그러니, 전신에 힘을 빼고 있다가, 볼을 칠때 만큼은 독수리가 먹이를 순식간에 낚아 채듯이, 그렇게 볼을 치면서 마지막 팔로스로를 확실하게 하면, 강한볼을 칠수 있는거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이론설명이 귀구녘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사촌오빠의 몸을 맞추어서 테니스 라켓하나를 얻어야 겠다는 생각뿐!
그러나.....빠바바밤~~~
약 4백번째의 레슨볼을 칠때쯤.....볼을 치는데, 나도 모르게 타구 순간 뒷발이 뜨면서 왼쪽발만을 지면에 붙인채 볼을 쳐버린것이다. 꼭 외다리로만 볼을 치듯이...그런데 놀라운것이 볼이 미사일처럼 쭉~~~ 날아가는것이었다! 볼이 상당히 빠르다는것을 스스로도 느낄수 있었다.
나는 오빠에게 이 사실을 즉각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오빠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코바야!(사촌오빠는 나를 이렇게 부른다, 그런데 발음이 이상한지 나에게는 자꾸만 코흘리개를 상징하는 "코보"..로만 들렸다. ᄏᄏ) 체중을 이동시키는 방법을 이제서야 스스로 터득했구나. 처음 테이크 백할때 체중이 뒷발에 머물러 있다가, 타구하면서 앞발로 이동시키면 자연스럽게 뒷발이 들리며 앞으로 나오게 되고, 볼에는 체중까지 실려서 날아가게 되므로 아주 강한볼을 치게 되는거야"
아~~
사촌오빠가 자꾸만 체중을 앞에 두라고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구나...!
이 체중 이동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백핸드 배울때는 이 체중이동 방법을 모르고서는 결코 좋은 볼을 칠수 없다고 했다.
이후의 볼들은 모두 그런식으로 쳤더니, 확실히 날아가는 볼의 속도가 달라 보였다. 사촌오빠의 입에서는 연신 굿샷~ 굿샷~이란 소리가 거미 떵?구멍에서 거미줄 나오듯이 나오게 되었고, 나는 신이 나서 더욱더 체중을 실어서 볼을 날렸다. 그렇게 치고 나니, 내 몸의 불필요한 살까지 모두 볼에 실어서 보내는것 같은 기분까지 들어서 너무 좋았다.
결국 약 천오백개의 레슨볼을 쳤는데, 단 한번도 사촌오빠를 맞추지는 못했다. 다음번에는 꼭 맞추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사촌오빠에게는 "왜
느닷없이 자신을 맞추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물어봤는데, 이렇게 말했다.
"너의 집중력을 기르게 하고, 볼을 일정하게 컨트롤 할수 있게 만들며, 무엇보다 체중이동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나를 맞추라고 한거야."
역시, 가르치는건 아무나 못하는것인가 보다.
그렇게 깊은 뜻이 있을줄이야....ᄏᄏᄏ
오늘은 체중을 실어서 볼을 친 덕분인지, 좀 피곤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일은 또 어떤방법의 레슨이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했듯이,, "테니스도 스포츠가 아니라 과학"인것 같았다. ᄏᄏᄏ
힘이 아닌, 체중이동으로써 볼을 강하게 친다는것! 이게 과학적 원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테니스를 통해 정말 많은것을 배워가는것 같다.
또한 이렇게 테니스 일기를 쓰는게 정말 좋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코트장에 나갔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막 끝내려는 찰라에 사촌오빠는 느닷없이 털솔을 주며 코트바닥을 밀으라고 했다.
아니, 새벽부터 왠 중노동?
하지만 사려깊은 가르침에 일가견이 있는 사촌오빠를 볼때,
이것에도 그 어떤 깊은 가르침이 내포되어 있을것이라 생각되어 그 넓은? 코트장을 털솔로 밀었다. 그리고, 포핸드 스윙연습에 들어가기전,
털솔로 왜 코트를 밀게 했는지 이유를 물었다.
다음은 오빠와 나의 대화일부이다.
나: 오빠! 왜 아침부터 털솔로 코트를 밀게 했어?
사촌오빠 : 코트에 때가 많아서, 때밀이 시켜주었어.
나 : 때밀이? 코트가 사람이야? 때를 밀게?
사촌오빠 : 어디 사람만 때밀란 법 있냐? 매일마다 이렇게 털솔로 때를 벗겨주면 항상 깨끗하게 코트면을 유지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볼의 바운드도 일정하게 되는거야.
나 : 그럼 매일처럼 이렇게 해야 하는거야?
사촌오빠 : 말밥(당근)이지. 테니스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코트를 스스로 관리할줄도 알아야 하거든!
나 : 그래도 매일처럼 하는건 너무 힘들것 같은데....
사촌오빠 : 롤러질을 안시키는것만으로도 큰 행복으로 알아라.
나 : 롤러???!!!!
오빠는 나에게 롤러를 손으로 가리켜 주었다. 보는것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여름에 그 롤러로 코트를 밀어주는것을 본적이 있는데, 두명이서 어찌나 힘겹게 밀고 다니는지.....
그래! 오빠의 말처럼 나역시도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코트를 매일처럼 때밀이 시켜주어야겠다. ᄏᄏᄏ
오늘은 레슨볼을 치다가 중간에 오빠와 난타를 쳤다. (사실은 내가 난타를 치고 싶다고 이틀전부터 조른 덕분이었다. ᄏᄏᄏ)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촌오빠가 거의 매일 서비스박스안에서 볼을 던져주다가, 베이스 라인부근으로 가니까, 거리 조정도 잘 안되고, 날아오는 볼들은 또 어찌나 불규칙하던지.....내가 치는 볼들은 거의가 홈런볼이 되거나 네트아래로 잠수를 하는것이었다. 세상에, 내가 야구뿐만 아니라, 다이빙에도 소질이 있다니...(이건 사촌오빠의 말!)
나는 곧장 의문이 들었다, 레슨볼을 칠때는 잘쳤는데, 왜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까??? 그렇지 않아도, 어제 저녁에는 도토리묵 오이무침을 먹었는데, 그 영향으로 내 실력이 도루묵이 된건 아닐까? 생각한데로 볼이 맞지 않으니, 자꾸만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사촌 오빠는 나의 왔다리 갔다리 난타 볼들을 잘도 받아서 넘겼다. 물론 이러저리 마구 뛰어다니면서.....
나는 연속으로 공하나로 세번이상을 쳐보지 못했다. 역시 테니스는 어려운 운동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난타를 끝내고 오빠의 얼굴을 쳐다봤는데, 나와는 달리 얼굴에 땀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오빠 힘들어? 라고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짬봉이 된 측은지심의 심정으로 질문을 하자,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코바야, 테니스 선수가 죄를 많이 지어 지옥에 가서 받는 제일 큰 벌이 뭔지 알아? 바로 초보자와 하루종일 난타치게 만드는거야"
나는 그것으로써 얼마나 오빠가 힘들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ᄏᄏᄏ
다시, 레슨볼을 쳤다.
그런데 아주 잘 맞았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오빠는 이런 결론을 내려 주었다.
"테니스는 알고 보면 발로 하는 운동이야. 그래서 풋워크가 아주 중요해. 코바 네가 난타볼을 잘 못친 이유는 매일같이 고운 볼만 받아 치다가 난타를 칠때는 이쪽저쪽 볼이 가는데, 너의 두발이 그걸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빚어진거야."
뜨악~~
포핸드 자세 잡기도 힘겨운데, 풋워크까지 제대로 밟아주어야 한다니....
그렇다면 볼을 치러 갈때도, 봉숭아 학당의 댄스킴처럼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이라고 외치며 달려가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ᄏᄏᄏ
사실 테니스 선수들이 볼을 칠때의 모습을 보면 그저 쉽게 쉽게 치는것 같았는데, 오빠의 권고대로 오늘 선수들의 테니스 경기 테잎을 보면서 풋워크만을 유심히 살펴 봤는데, 어찌나 재빨리 풋워크를 하는지.....다리가 빠르지 않고서는 테니스를 제대로 배울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오빠는 나에게 새로운 과제를 내주었는데,
앞으로 테니스 배울동안은 절대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라는것이었다. 다리근육을 단련시키는것에 계단오르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나, 어쩐다나!
그렇다면 나는 아파트 21층에 사는데, 그 높은 층까지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려면.......으악! 그러나 난타를 잘 치기 위해서는 그런 수고로움이 있어야 하겠지....암 그렇고 말고!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오프라인에서 만나 난타를 치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초보자 글에 리플을 달아줌이 또한 테사자(테니스를 사랑하는 자랑스런 매니아들을 뜻하는 약자 ᄏᄏᄏ)가 아니겠는가!
21세기 신논어중 테니스에 관한 유명한 구절입니다. ᄏᄏᄏ
이 초짜 아줌마에게 연일 격려의 리플을 달아주시는 여러분께 지리산에 핀 진달래 꽃잎의 갯수만큼이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inno, 유아독존님, 독고다이님, 왕언니 정님, 산이슬님, 닉네임이 너무나 근사한 "테사자"님까지....
저는 테니스를 배우면서 완죤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답니다. 더욱이 왜 이렇게 좋은 운동을 좀더 일찍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까지 듭니다. 스트레스 풀리죠, 불필요한 지방살이 빠지죠, 몸매가 예쁘게 관리가 되죠,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나죠, 밥맛이 되살아나죠, 우울증도 없어졌죠......테니스의 장점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ᄏᄏᄏ
아무튼 저의 사촌오빠와 연속으로 열개의 난타볼을 칠정도의 실력을 기른후에 꼭 정모에 참석하도록 할께요. ^^
그럼 오늘의 테니스 일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배운 복습의 의미에서 다시한번 포핸드 스트로크에 관한 점검을 받았다.
포핸드 스트로크를 칠 때 중요하게 생각할것은, 준비자세에서는 모든 힘을 빼고 기다리며, 볼이 네트에 넘어오기 전 라켓을 뒤로 빼고, 바운드가 되면 칠준비를 하면서 하반신이 흔들거리지 않도록 고정시키고, 타구를 할때는 볼의 마크를 찾을수 있을정도로 볼을 끝까지 보면서 라켓 중앙에 볼을 맞추며, 다리미질 하듯이 앞으로 쭉~~~밀면서, 동시에 체중은 앞발에 실리면서, 마지막 팔로스로를 확실히 해줄 것!
이때 주의할점은 낮은볼들은 허리를 낮게 해서 쳐야하는데, 허리를 낮추려면 결국 무릎을 구부려서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테이크백 자세는 라켓을 뒤로 뺀상태에서 어깨선과 네트가 서로 직각이 될정도로 어깨를 돌려놓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사촌오빠는 나에게 한가지를 지적했다. 팔로스로가 제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테이크백이 좀 늦더라도, 팔로스로만큼은 확실히 해주어야만 볼의 스피드에 지지 않고 강하게 보낼수 있는데, 나의 팔로스로는 왼쪽 어깨쯤에서 멈춘다는 것이었다.
나는 제대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아무리 팔로스로 스윙을 해도, 오빠는 만족스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결국, 나는 정확한 팔로스로 감각을 찾을수가 없다고 토로하자, 오빠는 갑자기 나를 부르더니, 오빠의 목을 나의 팔로써 있는 힘껏 죄어 보라고 했다.
갑자기 왠 목 조르기? 레슬링을 하자는건가? ᄏᄏᄏ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오빠의 목을 졸랐다. 오빠는 더 힘껏 조르라고 했다. 그래서 젖먹던 힘까지 내어서 오빠의 목을 졸랐다. 그런데 오빠의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어가고 있었고, 이러다가 큰일이 날까 싶어서 재빠르게 목을 풀었다.
오빠는 가뿐숨을 몰아쉬고, 기침을 해대며 곧 죽어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겨우 숨넘어가는 사람처럼 말을 해주었다.
"코...코..코바야.... 니가... 이 오..오빠의 모..목을 있는 힘껏 조른것처럼....라켓을 든 상태로...그렇게 상대의 목을 힘껏 조른다는 기분으로...헉, 헉~~~ 팔로스로를 하면.. 완벽한 팔로스로가, 아니, 퍼팩트한 팔로스로가..... 가능, 가능할거야....헉,헉,헉,~~~"
오빠의 그 말은 죽음을 앞둔 스승이 제자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는듯한 느낌,
그런데 왜 갑자기 오빠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동의보감 허준의 스승 유의태가 생각이 났을까? 흑흑흑~~~ 나를 위해 자신의 목까지 조르게 만든 사촌오빠의 모습을 생각하니,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어찌 되었던, 오빠의 말처럼 레슨볼을 치면서 마지막 팔로스로 할때만큼은 상대의 목을 조르는 것을 연상하며 하니까, 어색함이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팔로스로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라도 팔로스로가 잘 안되는분들은 꼭 이렇게 해보세요. 정말 달라지더라구요)
오늘은 천오백개의 볼을 쳤다. 그런데 칠때는 몰랐는데, 레슨이 끝난후 손가락을 유심히 살펴보니 가운데 손가락 밑부분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사촌오빠에게 그걸 보여주었더니, 원래 테니스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3일정도면 물집이 잡히는게 보통인데, 너는 8일만에 잡힌것을 보니 그동안 그립도 제대로 잡고, 라켓중앙에 볼을 제대로 맞춘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물집이 나중에 굳은살이 되는데, 그건 "손에 새겨지는 명예로운 테니스 훈장"같은것이라고 했다.
물집난곳을 만지니까, 조금은 쓰라린 것 같아서, 내일은 테니스 못칠 것 같다고 걱정어린 투로 말을 했는데, 오빠는 나의 그런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코바야, 너의 그 정도 물집은 집에 가서 얼음찜질 조금 하고 정확히 7시간 정도가 지나면 씻은 듯이 없어져. 그러니 내일 새벽에 레슨은 문제없이 받을수 있을거야" 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나는 그만 할말을 잃었다.
오늘 약 천 오백개 레슨볼을 쳤는데 그중 3백개 정도만 네트를 넘기지 못했고, 나머지는 모두 네트를 넘겼다, 무엇보다 내가 친볼들은 베이스 라인 부근이나, 아웃되는볼들이 많았다. 그런데, 사촌오빠는 베이스 라인 바깥 1미터 안에 떨어지는 아웃되는 나의 레슨 볼들을 보며 가장 잘쳤다고 했는데, 그건 왜 그런지 내일 꼭 물어봐야겠다.
사실 매일 털솔로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코트에는 내가 친 볼들의 자국히 무수히 그리고 아주 선명하게 박혀 있었는데, 레슨이 끝나면 오빠는 그걸 보며 이런 설명을 해주었다.
타원형이 그려진 볼의 자국은 완벽한 폼으로 마지막 팔로스로까지 제대로 해서 쳤다는 증거이고, 보름달처럼 그저 똥그렇게 찍힌 볼의 자국은 팔로스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또한 볼을 밀지 않고, 그저 툭툭 치는데만 급급 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전만 해도 똥그란 자국과 타원형 자국이 반반씩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타원형 자국이 똥그런 자국보다 두배나 더 많은걸 확인할수 있었다.
내일은 사촌오빠가 포핸드 스트로크를 정말 잘 칠수 있는 세가지 숨은 비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는데, 무척 기대가 된다.
오늘도 역시나 몸무게를 쟀는데, 테니스를 배운이후 지금까지 8일동안 자그마치 5kg나 빠졌다. 내 자신도 놀랬다. 테니스를 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평소보다 두배를 더 먹었는데도, 오히려 살은 5kg나 빠지다니, 이러니, 내가 테니스에 미치지 않을수가 없는 것 같다.
더욱이 오늘 집에 올 때 엘리베이터 대신 21층계단을 직접 걸어서 올라왔는데, 전혀 힘들지도 않았다. 이 모든게 테니스 덕택이다.
테니스도 공짜로 배우고, 그것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이런걸 전문용어로 "마당쓸고 동전줍기"라고 하는건가? 어쨌던 테니스는 정말 좋은 운동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오늘 일기 끝!
여러분께서 이 초짜 아줌마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또한 저의 일기가 저처럼 테니스를 배우고자 하는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모든분에게 감사드려요.
그런데, 저를 가르치는 사촌 오빠는 선수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코치도 아닌, 책과 비디오만을 통해서 독학으로 테니스를 배운 자칭 재야 테니스의 원로랍니다. ᄏᄏᄏ
사람들은 오빠를 보면 두번을 놀랜다고 하는데, 자그마한 키(168cm)에, 왜소한 체구(60kg)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와 파워의 볼을 치는것을 보며 한번 놀래고,
그래서 선수출신이 아니었느냐고 사람들이 오빠에게 물어보면,
"혼자서 독학으로 배웠다"고 대답을 해주면,
사람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절대로 테니스는 독학으로 배울수 없다는 진리가 있다나요? ᄏᄏᄏ
그러나 "세뇌받은 진리는 더이상의 진리가 아니다"라고 늘 주장하는 오빠는 그 진리를 깨트린 사람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재야 테니스 원로"라고 주장한답니다.
그런데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책과 비디오만으로 선수출신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실력을 쌓을정도라면 그동안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었겠는지를....
그리고 두통의 개인 메일을 받았는데, 메일 보내주신분들 감사드려요.
그런데 초보자가 매일처럼 천개의 볼을 쳤다면 몸 어딘가에 고장이 났을것이다....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그렇게 칠수가 있느냐...등등의 질문을 해주셨는데!
저도 첫날 배울때는 겨우 30분 하고는 죽는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오빠가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만을 위한 식이요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닭고기나, 계란, 그리고 쇠고기를 자주 먹어서 단백질을 보충하고, 키위, 오렌지, 토마토 등을 매일먹음으로써 피로회복을 빨리 시킬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오빠의 말을 빌리자면, 하루 2시간정도의 운동을 하고 지친 근육이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려면 총 48시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원칙은 그동안만큼은 몸을 쉬어주어야만 피로가 풀리게 되는데, 테니스 매니아들이나, 초보자들은 하루라도 테니스를 치지 않으면 라켓에 가시가 돋히므로, ᄏᄏ
지친근육을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바로 얼음찜질을 해주고 난후, 그런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매일같이 즐겁게 몸에 무리없이 테니스를 칠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키위나, 딸기, 토마토등을 많이 먹었는데, 확실히 피로감이 덜하더라구요.
아참, 그리고 사촌오빠는 항상 바나나와 초콜렛을 준비해 가지고 와서 레슨 중간중간에 저를 먹이는데, 바나나는 완전식품이라나 어쩐다나... 그리고, 초콜렛은 칼로리가 높아서 적은양으로도 금방 배가 부른다고 하네요. (저는 항상 배가 고프지만..ᄏᄏᄏ) 여러분들도 바나나와 초콜렛 많이 사서 드세요.
그리고 오빠가 저를 가르칠때는 처음부터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완전무장을 시켜주었습니다.
아침 햇살에도 피부가 탈수 있다고 하면서 모자를 쓰게 하고 햇빛 차단제를 바르게 했으며, 처음 테니스를 배우면 무릎과 손목에 무리가 갈수 있다고 하면서, 손목과 무릎보호대를 착용시켰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팔꿈치에도 보호대를 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초보자가 갑자기 테니스 운동을 시작하면 자칫 테니스 엘보우라는 병에 걸릴수 있기 때문에 그걸 방지하고자 그렇게 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무릎보호대는 하지 않고, 손목보호대만 하고 레슨을 받습니다.
아무튼 사촌오빠는 이렇게 세심하게 관리를 해주는데, 다른곳에서 레슨을 받더라도 코치선생님들이 모두 다 그렇게 해주는걸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맞나요?
더욱이 오늘은 저의 레슨일지를 가져와서 보여주는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는 매일매일 제가 레슨 받았던것과, 저의 폼에 대한 장단점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 적혀 있더라구요. 사촌오빠가 꼭 히딩크 감독님 같았어요. ᄏᄏᄏ
사촌오빠의 사람에 대한 그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저는 더욱 열심히 배운답니다. ᄒᄒᄒ
그럼 오늘의 일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가슴이 설레였다. 다름이 아니라, 포핸드를 잘 칠수 있는 세가지 비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슨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오빠는 나를 벽이 있는곳으로 데리고 갔다.
솔직히 테니스를 배우면서 테니스장 뒤쪽에 높에 세워져 있는 그 벽이 참 궁금했었다. 맨 처음엔 단지 바람막이거나, 아니면 테니스장을 보호해줄 축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빠는 나를 보더니 팔을 벌리고 벽에 붙어서 서 있으라고 했다. 그러더니, 머리위에 볼을 올려놓는것이었다. 이건 어디서 많이 봤던 광경인데...혹시 빌헤름 텔의 큐피트 화살? ᄏᄏᄏ
그럼 이게 뭐야? 오빠가 나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려는건가? 이건 절대로 안돼...사촌지간인데......ᄏᄏᄏᄏ 아무튼 나의 머릿속은 혼란의 도가니탕으로 빠져들었다.
"코바야, 너의 머리위의 공을 절대 떨어 트리면 안된다. 그러니 절대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믿는자 복이 있나니...란 하느님 말씀을 떠올리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며 인류의 죄를 속죄하듯이 나는 그런 자세를 하며 일단은 오빠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오빠는 갑자기 라켓을 들더니, 발리로 벽에다가 볼을 치는것이었다.
놀라운일은, 팔을 벌린 내 옆구리 빈공간 벽만을 정확히 맞추며 발리볼을 치는데...거의 묘기 대행진이었다.
내가 우와~~~라고 환호를 하자, 이번에는 갑자기 스매쉬 하는것처럼 볼을 치는데, 지면에 한번 바운드 된공이 내 몸 오른쪽 편 벽에 부딪히고, 또 한번 바운드 된공이, 내 왼쪽편 벽에 부딪히고.....
완죤히 서커스 쇼를 보는듯했고, 나는 서커스단의 말 잘듣는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 ᄏᄏᄏ
그러더니 이번에는 오빠가 벽에 붙더니, 나더러 발리볼을 쳐보라고 했다.
나는 발리를 배우지는 않았지만, 집안의 내력인지, 땅짚고 헤엄치기나, 방에 걸레질을 하면서 스키를 타는등의 묘기 하나는 잘 부리므로, 오빠가 했던 방식으로 볼을 쳤다.
그런데....이럴수가!
단 한번의 공으로 오빠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앞으로 꼬꾸라지는 시늉을 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사촌 오빠의 거시기???부분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왜 하필 공이 그곳에 가는건지.....ᄏᄏᄏ
가끔씩 나는 남편과 장난을 치다가 그곳을 발로 차면 남편은 방안을 떼굴떼굴 구르며 거의 죽어 가던데.....그곳이 그렇게 아픈가???? ᄏᄏᄏ
나는 사촌오빠의 거시기를 맞추었다는 미안함과 남사스러움에 얼굴을 못들고 쩔쩔매고 있는데, 오빠는 스매쉬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크게 웃어 주었다.
그러면서 테니스를 가장 잘 칠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벽치기라고 말해주었다.
특히 백핸드 슬라이스와, 스매쉬, 그리고 발리만큼은 이 벽치기를 통해 마스터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무작정 벽치기만을 해서 느는것이 아니라 모두 요령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포핸드에 대해서 가르쳐 주었는데,
나에게는 기본폼을 어느 정도 익혔으므로, 일단 벽에서 정확히 6 미터를 재어서 선을 그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선에 서서 볼을 치는데, 무조건 세게치거나, 팔로스로를 끝까지 해버리면 볼이 너무 많이 튀어 오르니, 그렇게 하지말고 처음에는 그냥 열개의 볼을 친다는 목표를 가지고 천천히 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개의 볼을 주면서 한개씩 쳐보라고 했는데, 한개는 너무 잘튀었고, 다른 한개는 중간, 그리고 나머지 한개는 적당히 튀어오르는 바람빠진 물렁물렁한 공이었다.
랠리를 많이 하려면 어떤공으로 쳐야하겠어?라고 오빠는 물어봤고,
나는 당연히 그 바람빠진 물렁물렁한 공을 골랐다.
"역시 우리 집안 사람들은 테니스 유전자가 특별히 발달이 되었어"라는 말을 해준후, 오빠는 그 물렁물렁한 공으로 다시한번 벽치기를 해보라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열두번씩이나 연속으로 볼을 칠수 있었다. 오빠는 박수를 크게 쳐주며, 이 벽치기를 열심히 하면 난타는 물론이고, 테니스 실력을 열배나 증가시킬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빠는 오로지 혼자서 독학으로 테니스를 배웠는데도, 이만큼 실력을 가지게 된것은 오로지 이 벽치기 때문이었다고 고백을 했다. 그리고 오빠는 벽치기를 자신의 코치선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항상 벽치기 시작전에는 벽에 대고 감사와 존경과, 사랑의 인사를 한다고 한다. ᄏᄏᄏ
아참, 초보자가 처음에는 바람빠진 물렁물렁한 공으로 벽치기 연습을 하고, 중급자가 되면 중간공, 그리고 상급자가 되면 게임볼을 가지고 거리도 점차 뒤로 물러나면서 치라고 했다.
그런데 보통 보면 초보자들이 잘 튀어오르는 게임볼을 가지고 벽치기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벽치기를 잘 할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 벽치기는 랠리를 많이 하는것에 목적을 두고 해야만 실제로 테니스를 칠때 그 벽치기 연습법이 곧장 반영이 된다고 하고, 어느정도 랠리가 가능하면 그때부터는 난타를 치듯이 완전한 폼으로 벽치기를 하라는 것이었다.
다만, 주의할점은 한꺼번에 한동작으로 많이 하지 말고, 약 20개의 목표량을 정해서, 그 20개를 치고 나면 1분간 휴식을 하고, 또 20개를 치고 난후 1분간 휴식을 하고...이렇게 해야지, 만약 기분 좋다고 한꺼번에 수백개씩 볼을 치면 팔에 무리가 가서 엘보우라는 병에 걸리기 쉽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정말 궁금해졌다. 이 많은 테니스 조련법을 어디서 배웠는지....
오빠는 독학으로 테니스를 배웠는데 말이다. 그래서 오빠에게 그걸 물어봤는데,
오빠가 들려준 이야기는 거의 문자그대로 한편의 "인간극장"이었다.
다음은 오빠가 나에게 들려준 테니스 배움기인데, 내가 요약을 했다.
"코바야, 너도 아다시피 한때 젊은 기분에 사업을 한답시고 뛰어들었다가 큰 실패를 맛보고 삶에 의욕을 잃었던 때가 있었지. 솔직히 그때 살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는데, 나를 구해준것이 바로 이 테니스였어. 누군가 이런말을 했지. <테니스는 마약과 같다>..... 그렇다고 마약을 할수는 없고, 결국 마약과 같다는 테니스를 함으로써 그 아픈 기억들을 잊어보려고 마음을 먹었지.
그런데, 당시에 라켓 하나 사는데 10만원도 넘었고, 물어보니, 레슨을 받는것도 만만찮은 돈이 들어가게 생겼더라고. 그래서 레슨받는것은 포기하고 직접 혼자서 배우기로 결심을 했지. 그렇다고 요즘처럼 인터넷이라도 있었다면 좀더 쉽게 배울수 있었을텐데....그땐 인터넷 한번 접속하려면 연결하는데 한시간이 넘게 더 걸렸으니까 그렇게 할수도 없었지.
결국 도서관에서 테니스 교본 책 한권을 빌려서, 집으로 오는데 아파트 쓰레기장에 누군가 우드라켓을 버려놓은거야. 나무로 만든 라켓인데, 60년대나, 70년도에 그런 라켓을 사용했지. 그 라켓을 보자, 이건 하늘이 나에게 기회다 싶어서 그 라켓을 주워와서 책을 보며 연습을 했어. 그리고 코트장에 가서 볼을 치는데 생각처럼 잘 안되는거야. 더군다나 볼치는 시간보다 볼을 주우러 다니는 시간도 더 많았지. 이렇게 혼자 배워서는 환갑때까지 볼만 주으러 다닐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책에서 미국에 있는 테니스 아카데미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의 주소를 발견했고, 그쪽으로 무작정 편지를 보냈지. 하지만 내가 영어라면 거의 쥐약이잖아.
그래도 목마른놈이 샘을 판다고, 오로지 테니스를 배우려는 욕심에 영어사전을 펼쳐놓고서는 동사, 목적어 확실하게 맞추어가며, 편지를 썼어.
물론 내 사정과 형편을 이야기 했고, 초보자가 겪는 고민스런 마음의 글도 실어서 함께 보냈지.
그런데, 편지만 보내면 답장을 안줄것 같아서, 집에 있는 하회탈을 같이 보내주었어. 한마디로 뇌물을 준거야.
역시 뇌물은 세계 공통어였어. 두어달쯤 지났을까? 미국에서 소포가 도착했는데, 그쪽에서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준거야. 그런데 그 편지를 쓴 사람이 바로 "짐 쿠리어"였어.
옛날 한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아주 유명한 테니스 선수야. 예전에 그 선수가 호주오픈에서인가 결승전을 할때 TV로 보면서 다른 테니스 선수들은 잘생겼는데, 왜 저놈은 저렇게 배고프게 생겼느냐고 비야냥 거렸던, "짐"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름까지도 절라 "꾸리꾸리" 한 놈이라고 놀려먹었던, 그 선수에게서 답장이 온거야.
"당신의 편지를 아카데미 바이스 프레지던트로부터 건네받았고, 아주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또한 가난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려는 당신의 테니스에 대한 열정어린 마음에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저 역시도 당신처럼 라켓살돈도, 레슨을 받을 형편도 되지 못할정도로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 방법을 통해서 그걸 극복하고 일류선수가 될수 있었습니다. 그방법을 가르쳐 드릴테니, 꼭 훌륭한 테니스 선수가 되시릴 바랍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그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바로 너에게 오늘 가르쳐준 그 벽치기 연습법이었어.
그러면서, 내가 초보자이고 혼자서 배우려면 그립 잡기가 상당히 어려울것이라고 하면서 그립을 고정시켜주는 특수 장갑을 보내주었는데, 그걸 끼우고 연습을 하니까 아주 다르더라.
또한 그 선수가, 내가 사용하는 우드라켓은 테니스 박물관에 보내도록 하고, 이것으로 연습을 하라고 하면서 테니스 라켓을 선물로 보내주었는데, "프린스"라는 라켓이었어. 그 라켓은 짐쿠리어가 마이클 창한테 받은 것인데, 나더러 한국의 마이클 창이 되도록 하고, 부디 열심히 해서 "테니스의 왕자"가 되라는 뜻에서 보낸다는 말과 함께......
코바야, 나는 영어를 독해하면서 눈물을 흘려본건 그편지를 읽을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 어쨌던, 그 라켓으로 벽치기를 하면서 부지런히 연습을 했어.
여름 휴가 3박 4일동안 테니스장 옆에 텐트를 쳐놓고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온종일 벽치기만 하기도 했고, 교통사고로 발목에 기부스를 한 상태에서도 벽치기로 발리를 연습하기도 했고, 추석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는데 차가 심하게 밀리자, 갓길에서 라켓을 꺼내 스윙연습을 하며 서울에서 고창까지 가보기도 했어. 심지어는 내 애인과 첫키스를 할때도 바로 이 테니스장 벽에다가 애인을 붙여놓고 할 정도였어. 혀바닥은 슬라이스면을 유지시키면서....
아무튼 짐 쿠리어가 가르쳐 준대로 그렇게 벽치기를 하고 난후, 생애 최초로 난타를 쳤는데, 상대편이 어찌나 쩔쩔매면서 하던지....그러면서 나더러 테니스 몇년배웠냐고 묻길래, 4개월밖에 안되었다고 하니까, 기네스북감이라고 하면서 기인열전에 나가보라고 하더라.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테니스를 치는것도 모두 짐 쿠리어가 말해준것이었어.
원래 벽치기를 하면 무척 지루하거든. 혼자서 해야 하니까...그래서 음악을 틀어놓고 하면 한결 재미있고, 또한 리듬감도 유지할수 있지.
짐쿠리어는 벽치기를 하다가 My way라는 음악이 나올때면 항상 드롭샷을 했다고 하더구나. 나도 그 음악을 틀어놓고 해봤는데, 아주 잘되더라. 아마도 노래 박자에 맞추어서 스윙을 하니까 잘 되는것 같아.
테니스는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묘한 구석이 있어. 정말 마약과 같다는 말이 맞아. 나는 테니스를 통해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알게 되었고, 테니스를 통해서 건강관리도 했고, 테니스를 통해서 그렇게 싫어했던 영어까지 배우게 되었어. 더군다나 내 삶도 테니스를 배웠던 그 노력하는 자세와,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를 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해.
나는 테니스가 정말 좋다. 나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면, 첫째는 테니스를 통해 매너를 배우고 사교에도 유용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둘째는 모든것을 혼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쳐야하는, 아주 고독한 스포츠라서 좋아하고, 세번째는 무엇보다도 테니스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더욱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구나. 코바 너는 테니스에 무슨 "사랑"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나중에 게임을 해보면 다 알게 될거야.
처음 테니스를 배우는 초보자들은 생각대로 잘 늘지 않는 테니스 실력에 금방 지루함을 느끼고 금방 포기하려고 한다. 때론 라켓탓을 하기도 하고, 코치선생이 절라 못가르쳐서 그런거라고 불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특이한 경우(오빠는 그 특이한 경우를 말해주었는데, 한 친구에게 삼일정도를 가르쳐주었는데, 절대로 가르쳐 준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힘대로만 뻥뻥 내질러서 홈런볼만을 치길래, 결국 오빠는 친구에게 테니스 라켓을 빼앗으며 테니스보다는 야구를 배우는게 더 좋겠다는 조언을 해준적이 있다고 한다. ᄏᄏᄏ)를 제외하고는 거의가 연습부족에서는 오는 거야.
저번에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앙드레 아가시가 34살의 나이에도 그렇게 강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 볼을 치는것을 보고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놀라지만, 그 선수가 테니스 배우던 시절 하루에 평균 8천개의 레슨볼을 치고 그것도 모자라 잠자기 전 매일같이 2천번의 스윙연습을 하고 난후에야 잠을 잘 정도로 연습벌레였다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거야.
그 아가시는 지금도 게임에 임하기전에 천번의 스윙연습을 하고 난후 경기에 들어서거든. 일류선수도 그렇게 연습을 할진데, 선수 정도는 아니더라도, 하루에 꾸준히 백번이라도 스윙연습을 하고, 난타볼을 잘 못칠때는 혼자서 벽치기라도 열심히 해준다면 실력향상은 시간문제인거야.
운동은 결코 배신을 하지 않는법이야. 내가 노력하고 연습한 만큼 반드시 그 댓가가 주어지기 때문이거든! -사촌오빠의 인간극장 끝-
나는 오늘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레슨시간보다 30분 더 일찍 나와서 꼭 벽치기를 해야겠다고 새로운 다짐을 했다. 참, 오빠에게 오늘 가르쳐준다던 그 세가지 비법이 바로 벽치기였느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결코 아니며, 그 세가지 비결은 짐쿠리어가 말해준 이것이라고 했다.
"To you, I would like to say but three secret ways to make yourself master of tennis -> Practice, practice, practice!
당신에게 테니스를 마스터하기 위한 오직 세가지 비결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습, 연습, 연습뿐입니다.
맞게 해석했나요?
사실은 사촌 오빠 라켓 가방 아래에 짐쿠리어가 편지를 통해 알려 주었다는 그 세가지 비법을 적어놓은 영어문구가 있는데, 제가 여러분에게 알려드릴려고 적어왔습니다. ᄏᄏᄏ
여러분들도 열심히 벽치기 하시고, 부지런히 연습하셔서 모두들 테니스 왕자, 공주님들이 되시길....내일 뵐께여~~~
만일 네가 수천개의 레슨볼을 치면서 한개의 볼도 네트를 못넘길때,
그래서 테니스 공조차도 너를 조롱할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면서
하나,둘,셋을 외쳐가며 볼을 치기위한 자세를 잡을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의 테니스 재능을 의심할때, 너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신뢰할수 있다면,
만일 네가 엄마찾아 삼만리 보다 더 긴 테니스 배움의 길을 걸으면서
마스터가 되는 순간까지 끝까지 기다릴수 있고, 또한 그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수 있다면,
레슨 선생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도 그 의문과 타협하지 않으며,
레슨 선생에게 야단을 맞더라도 그 야단에 지지않을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뽐내지 않고, 너무 주눅들지 않을수 있다면,
만일 네가 시속 200km의 서브넣는 꿈을 갖더라도
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수 있다면,
또한 네가 무조건 테니스만 치면서 살겠다고 굳센 다짐을 하더라도,
그 다짐이 생애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경기에 임해서 승리와 패배를 만나더라도
그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수 있다면,
만일 네가 테니스 코트장에서 축구화를 신고 족구를 하는 얼빠진 바보들을 보면서도
오히려 족구 심판을 봐주는 테니스 신사도를 발휘할수 있다면,
족구가 끝난후에는 정중하게 이곳은 족구장이 아님을 그들에게 깨우쳐 줄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그 바보들이 너를 욕하더라도,
너는 끝까지 테니스 신사도를 발휘하여 그것을 참고 들으며
묵묵히 털솔로 그 축구화 자국들을 하나하나 지워갈수 있다면,
만일 네가 네트 일미터 앞에서
너의 전생애를 걸며 휘둘렸던 스매쉬 볼이 네트에 걸리는
백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기막힌 묘기에
모든사람이 박장대소를 하며 너를 비웃더라도,
몸을 굽히고서 네트 밑에 박혀있는 그 볼을 다시 주워 올릴수 있다면,
한번쯤은 네가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테니스 실력을 걸고 내기시합을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 잃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네가 잃은 것에 대하여 침묵할 수 있고
다 잃은 뒤에도 변함없이 네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널 위해
하나,둘,셋!을 외치며 볼을 칠수 있다면,
설령 너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강한 의지로 그것들을 칠수 있다면,
만일 초보자와 온종일 난타를 치면서도 탁월한 인내심을 발휘하여 미소를 지어보일수 있다면,
테니스 고수의 강력한 스매쉬 볼이 몸에 맞더라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당당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초보자든 상급자든 그들과 함께 테니스를 즐길수 있다면,
초보자들이 도움을 청하면 네가 가진 모든것을 가르쳐 주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게 만들수 있다면
만일 네가 도저히 용서 할수 없는 복식파트너의 결정적인 실수에
1분간을 궁시렁 궁시렁 씹는 대신에,
거리를 두고 파트너에게 화이팅을 외쳐주는 60초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테니스는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서
한 사람의 훌륭한 테니스 매니아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사촌오빠가 너무나 좋아한다는 시...
만일 네가 모든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않을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선한 체하지 않고 너무 지혜로운 말들을 늘어놓지 않을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꿈을 갖더라도 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또한 네가 어떤 생각을 갖더라도
그 생각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바보들이 너를 욕하더라도
너 자신은 그것을 참고 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너의 전생애를 바친일이 무너지더라도 몸을 굽히고서 그걸 다시 세울 수 있다면
한번쯤은 네가 쌓아올린 모든 걸 걸고 내기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 잃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네가 잃은 것에 대하여 침묵할 수 있고
다 잃은 뒤에도 변함없이 네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널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설령 너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강한 의지로 그것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만일 군중과 이야기 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게 만들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네가 도저히 용서 할수 없는 1분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60초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서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테니스 레슨을 이틀동안이나 쉬어서였을까?
오늘 새벽에 일어나는데 몸도 찌뿌둥하고, 예전처럼 기분도 상쾌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어제는 사랑하는 남편과 시댁식구들 모두함께 등산을 했던것 때문인지, 더욱 몸이 무거웠다.
그래도 그동안 레슨받으면서 충분히 기초체력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산에서 내려오는데 자꾸만 종아리가 당기고 아파서 스스로도 무척 실망을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사촌오빠에게 했더니,
등산때 사용하는 근육과, 테니스를 칠때 사용하는 근육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런거라나, 어쩐다나....
설상가상으로 오늘은 아무리 자세를 잡고 치려고 해도
뭔가 자꾸만 어색하고 볼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
사촌오빠는 이런 나에게
"오리띠도 아니면서 왜 궁뎅이는 자꾸만 내밀면서 치는거야? 엉덩이는 집어넣어야지......
젓가락처럼 꼿꼿히 서있지 말고, 무릎을 좀더 구부려서 쳐야지......
테이크백이 너무 늦잖아.....왜 머리는 자꾸 드는거야?
헤드업이 되어버리면 밸런스가 깨져서 볼을 라켓 중앙에 제대로 맞출수 없는거야....
볼을 끝까지 봐야지...볼에 어떤 알파벳이 적혀있는지 볼을 칠때마다 찾아보도록 해......"
이렇듯 사촌오빠의 요구사항은 내가 치는 레슨볼이 네트에 걸리는 숫자 만큼이나 늘어만 갔고,
나는 더욱더 주눅이 들어서 볼을 제대로 칠수가 없었다.
결국 사촌오빠는 약간 화난 얼굴로 나에게 레슨볼을 치는 대신에
포핸드 스윙만을 백번하라고 했다.
나는 "그 스윙연습은 이젠 너무 지겨워..."라고 반항을 했고,
오빠는 다시 웃는 얼굴을 하며
"볼이 잘 맞지 않을때는 볼을 치는것보다 그렇게 스윙연습을 해보는것이 더 효과적이야"라며 나를 설득했다.
결국 나는 스윙을 했는데,
자세는 커녕 라켓만 겨우겨우 흔들어대며 대충대충 스윙하는 시늉만 했다.
그러자 오빠는 테니스를 나에게 가르쳐준 이후 처음으로 야단을 쳤다.
"코바야~ 어떤것이든지 최선을 다해야지, 그런식으로 대충대충하면 테니스 실력은 절대로 늘지 않아.
대충대충한 벌로써, 이번에는 이백번의 포핸드 스윙을 하도록 해"
그러나 나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배은망덕스럽게도 오빠에게 심한 말을 해버렸다.
"오빠가 나에게 제대로 안가르쳐 준거 아냐?
오빠는 선수출신도 아니고 거기에다 독학으로 혼자서 테니스를 익혔는데,
아무래도 오빠에게 문제가 있는것 같아"
내가 왜 이런 마음에도 없는 말을 오빠에게 했을까? 스스로도 엄청 후회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잠시 오빠의 표정을 봤더니,
눈가에 눈물이 조금 보이는듯 했다.
나는 사태를 수습하고자 오빠에게 "미안...."이라고 모기 재채기 하는 목소리로 겨우겨우 사과의 말을 했다.
그러자 오빠는 "뭐야? 미..치도록, 안..아달라고?"라고 말하면서 크게 웃어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런 유머를 할수 있다니...새삼 오빠가 존경스러워졌다.
아마 내가 오빠 입장이었다면 라켓을 던져버리거나,
다시는 테니스를 가르쳐 주지 않겠다고 말했을텐데.....
오빠는 레슨을 중단시키더니, 아침식사도 할겸 김밥이나 사먹자고 했다.
나는 죄지은 사람처럼 오빠 뒤를 졸졸 따라가는데,
김밥집에 가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깍두기 머리를 한 조금은 무서운 주인 아저씨가 깍두기와 함께 김밥을 썰어왔고,
오빠는 그걸 보더니,
"오늘 김밥은 모두가 암놈인가봐. 작은고추가 맵다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두가 나를 보더니 옷을 홀라당 벗어버렸네" 라고
누드김밥을 보며 알듯모를듯한 진한 농담을 했다.
사실 사촌오빠는 체구가 작다. 그래서 작은고추라고 종종 불리어진다. ᄏᄏᄏ
오빠의 농담에 나는 크게 웃었고, 맛있는 김밥을 거의 먹어갈 무렵....
오빠는 나에게
"아무래도 코바 네가 슬럼프가 온것 같구나.
초보자들은 보통 만오천개의 레슨볼을 칠때쯤 그 슬럼프가 오게 되는데,
레슨일지를 보니, 코바 네가 저번주 금요일에 정확히 만오천개를 넘었더구나."
그러면서 오빠는 슬럼프를 탈출할 방법도 여러가지 인데,
하루정도는 테니스의 모든것을 잊고 그냥 무조건 쉬거나,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아니면 영화구경을 간다거나....
자기 적성에 맞추어서 슬럼프 탈출 방법 하나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사촌오빠의 슬럼프 탈출방법이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오빠 같은 경우에는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신나게 부르면서
그 노래박자에 맞추어서 스윙연습을 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슬럼프에서 탈출한다고 했다.
(그리고 스윙연습 하다가 노래방 천장에 달려있는 반짝반짝 전등도 몇개나 깨먹었다고 했다. ᄏᄏᄏ)
그리고 앞으로 테니스를 배우면서 종종 슬럼프에 빠질것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코팅이 되어있는 A4용지 앞뒤에 적혀진 글을 주며
슬럼프에 빠질때마다 읽어보라고 했다.
사촌오빠는 용지 앞에 적혀진 글은 오빠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고,
뒤쪽에 있는 글은 그 시를 오빠가 패러디한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 며칠전부터 이걸 만들었고,
꼭 슬럼프때가 아니더라도 가끔씩 읽어보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것이라는 말도 덧붙여 주었다.
눈물겹도록 고마운 우리 사촌오빠....흑흑흑!!
나는 오빠가 건네준 그 글을 읽고 다시 스윙연습에 들어갔다. ᄏᄏᄏ
여러분!
제가 일기 위쪽에 큰글씨로 적어놓은게 바로 사촌오빠가 오늘 아침 저에게 준 글이랍니다. 글 멋지죠? ᄏᄏᄏ
참,
지금 배경음악 들리시죠?
쿨의 작은 기다림이란 노래인데, 레슨받을때 오빠가 틀어주는건데,
그 노래가 나오면 저는 레슨볼을 더욱 잘 치게 되더라구요. ᄏᄏ
그리구, 오빠가 그 코팅된 글을 주면서 조그만 쪽지를 주었는데,
그 쪽지글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
코바에게~
인생을 살아간다는건 어쩌면 기다림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기다리는 시간이 아득히 멀어져 보일때에는
잃는다는 허무함 보다는 간직한다는 소중함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듯이,
테니스를 배운다는것은 어쩌면 우리의 삶처럼 기다림을 배우는 것일수도 있어.
하지만, 그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버티어 낸다면,
나중에는 선수들 처럼 멋진 테니스 볼을 칠수 있을거야.
코바야~ 화이팅!
-사촌오빠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