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어떻게 해결하나 고민하면서 동네를 방황하던 중 추어탕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추어탕을 좋아해서 서울 3대 추탕/추어탕집을 다 다녀봤기에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들어섰습니다.
첫 방문이라 내부를 자세히 찍지는 않았지만, 딱 4개의 좌식상만이 있고,
주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복도쪽에서 요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차림표를 보면 알겠지만, 추어탕이 5000원입니다.
요새 서울 시내 음식값을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입니다.
추어탕을 한 솥 끓여놓고 그냥 퍼주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께서 한 마디 하십니다.
"우리집은 주문 들어오면 만들기 때문에 최소한 30분 기다려야 돼..."
"(설마 30분이나 걸리겠어.) 기다릴게요."
30분이 아닌 약 40분을 기다린 끝에 추어탕이 나왔습니다.
5000원의 값어치...가 이렇게 큰걸까요? 괜히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커피 한 잔에 5000원인 세상입니다.
반찬이나 무척이나 정갈합니다. 김치의 모양에서 알 수 있듯이 직접 만든 김치를 썰어서 내옵니다.
양파와 춘장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네요.^^
추어탕 아이폰 접사(?) 입니다.
통 추어탕이 아닌 갈아서 만든 탕입니다. 매우 걸쭉하고 칼칼하고...비록 고향은 서울이지만
그래도 고향의 맛이라 통용되는 뭔가가 느껴집니다.
조미료의 사용여부는 모르겠으나...일반적인 식당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은 거의 못느꼈습니다.
오래 기다려서 그런걸까요.
너무 맛있게 후딱 헤치웠습니다. 거의 들이 마셨죠.
그 와중에도...
'이걸 5000원 받아서 유지가 될까?'
'미꾸라지를 직접 잡아온다면 그럴 수도...'
'그런데 미꾸라지는 어디서 잡아오는거지?'
등등의 잡념이 머릿속을 빙빙 돌았습니다.
밥 먹고 나오면서 어항을 한 컷 찍었습니다.
메기는 2층, 미꾸라지는 1층에 삽니다.
자신들에게 닥칠 운명을 아는 녀석들은 자포자기 상태로 어항 바닥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고,
영문 모르고 아까운 살만 빼가며 즐겁게, 열심히 헤엄치고 있는 녀석들도 있고,
아직 희망을 잃지 않은채 탈출을 시도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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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메기 매운탕을...
첫댓글 추어탕진짜좋아하는데 ~형 좋은후기 감사합니다 ㅎㅎ
수능 보기 전에 형이 한 번 사줄게~
저도 추어탕은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데 저녁을 먹었지만 다시 또 군침이 도네요. 메기를 보니 메기매운탕도 ㅎㅎ;;
가능하다면 내일 메기 매운탕 혹은 미꾸라지 조림 후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가격이 너무 착해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제 입맛에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위치가 송파인가요? 저도 결혼전까지 송파에 살아서 송파쪽은 지리 거의 다 아는데... 찾아가 보고 싶네요^^
위치는 구의역 근처입니다. (주소: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 624-12번지) 손님이 몰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만드는데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니 미리 연락을 하고 방문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구의역쪽 자양동이면 혜민병원 뒤에 자양시장근처 인가보네요. 집근처네요;;; 쉬는날 동네 친구 끌구 가봐야 겠습니다 ㅎㅎ
예, 맞습니다! 저도 자양시장 가는 길에 발견한 집이에요~^^
와.. 수원 3000원 선지국 이후로 또 한 한 번의 감동이..
값도 싸고 굉장히 맛있어보입니다~~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ㅎ
진짜 요새 미꾸라지비싼데..주인분이 대단하시네요^^ ㅎㅎ 저희집도 매기매운탕집을해서 압니다 ㅎㅎ 추어탕도하는데 미꾸라지 비쌉니다~와 진짜 5000원이라....주인분 대단하시네요~!
우와 추어탕 두번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