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독소 주름제거법
1. 보툴리눔 독소는 어떤 주름에 효과적인가
보툴리눔 독소는 주름 상태와 부위에 따라 적절한 시술을 하면 만족도가 좋은 시술이지만 모든 주름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특히 표정주름에 효과적입니다.
얼굴 주름의 원인 중 하나는 표정근육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람에게만 있는 표정 근육은 우리 몸의 다른 근육과 달리 바로 피부에 연결되어 있어서 근육이 수축하면 피부가 당겨져 표정주름이 잡혀지게 됩니다. 즉 표정주름은 웃거나, 분노하거나, 찡그릴 때, 얼굴의 표정을 만들어 줌으로써 사람의 희로애락 감정을 적절히 얼굴에 표현해주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표정주름은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젊었을 때는 피부의 탄력이 있으니까 웃거나 찡그려도 심하게 잡히지도 않고 전부 원상회복됩니다. 반면에 피부 노화가 진행되면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면 표정주름이 전보다 훨씬 심해지고, 표정주름이 반복적으로 잡히다 보니 가만히 있을 때도 주름이 영구적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이마, 미간, 눈가, 콧등, 입술주름, 목 세로주름 등의 표정주름을 만드는 표정근육을 이완시켜 주름을 제거하게 됩니다. 따라서 표정을 짓지 않을 때도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고정주름에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또 표정주름이라고 해도 코 옆 팔자나 입 옆 팔자주름 등과 같이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면 안 되거나 효과가 없는 부위도 있습니다. 코 옆 팔자주름을 없애려 보톡스를 주사하면 입 주변의 표정근육이 마비되어 웃는 표정이 영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코 옆 팔자나 입 옆 팔자주름은 필러주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주름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다른 시술과 반드시 병용치료를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미간과 이마의 깊은 고정주름도 보툴리눔 독소만으론 치료가 안 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보툴리눔 독소와 함께 필러(filler, 보충재) 주사로 골진 부위를 채워 주어야만 합니다.
20대 후반부터 피부탄력이 떨어지면 눈가, 눈 밑, 미간, 이마주름처럼 표정주름이 반복해서 잡히는 부위에 표정을 짓지 않더라도 피부에 금이 가게 됩니다. 이런 선들은 자동차에 스크래치가 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피부를 한번 벗겨내는 필링과 같은 시술을 통해야만 선을 없앨 수 있습니다. 목의 가로주름이나 손목 주름처럼 우리 몸의 접히는 곳에 날 때부터 자리 잡고 있는 주름에는 보툴리눔 독소가 효과가 없습니다.
2. 효과 발현 시기 및 지속기간
보툴리눔 독소의 근육 이완 효과는 2-3일 후에 나타나서 시술 후 1-2주에 최고조에 도달하며 이 시기를 정점으로 해서 점점 약효가 줄어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보툴리눔 독소의 주름치료 효과는 빨리 느끼는 사람은 다음 날부터, 대부분은 3일 정도면 나타나기 시작해서 1-2주면 피크를 이루게 됩니다.
지속기간은 시술 후 약 3-6개월 정도 지나면 반 이상 움직이게 되고 6-12개월이면 완전히 풀리게 됩니다. 따라서 예방적인 효과를 생각한다면 보톡스가 완전히 풀리기 전인 6개월 정도에 한 번씩 주사를 하면 주름이 심하게 잡히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주사방법
부위별로 표정주름이 발달된 곳을 중심으로 적정용량을 피하에 주사하면 주변 표정근육에 퍼져 근육이 이완됩니다.
마취연고를 30분 정도 바르고 하거나 얼음으로 표면을 마취시켜 주사하기도 합니다. 시술시간은 10분 정도로 간단합니다. 시술 직후에도 바로 화장을 할 수 있어 바늘자국을 가릴 수 있습니다. 시술 후 음주, 운동 등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시술 후 주사 부위를 일부러 20-30분 정도 움직여 주면 신경 속으로 더 잘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보툴리눔 독소의 주름예방효과
보툴리눔 독소는 반복해서 맞으면 그 기간 동안엔 표정주름이 잡히지 않게 해줄 뿐 아니라 주름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미간 주름의 경우, 눈이 나쁘다든지, 습관적으로 미간을 찌푸려서 생긴 주름이 대부분인데 보툴리눔 독소를 맞으면 미간 근육이 마비가 되어서 찡그리고 싶어도 찡그려지지 않게 됩니다. 즉, 반복적으로 보툴리눔 독소를 시술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찌푸리는 습관 자체가 교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툴리눔 독소 약효가 없어지고 난 이후에도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의 주름 예방 효과는 보툴리눔 독소가 2002년 미국FDA에서 주름제거 목적으로 승인을 받을 때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증명되었습니다. 약 140여명의 미간 주름을 대상으로 4개월 간격으로 시술한 결과 1년에 걸쳐 3회 정도 시술 받은 사람은 약효가 떨어진 이후에도 시작하기 전에 비해 훨씬 주름이 적은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엔 보툴리눔 독소를 40-50대에 처음 시작했다면 요즘은 보툴리눔 독소 시작 연령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5. 보툴리눔 독소 시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과 해결법
보툴리눔 독소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눈까풀이 쳐질 수 있고 사무라이 눈썹도 생길 수 있고 눈도 부을 수 있고 표정이 무표정하게 변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마다 근육의 발달 정도가 달라서 똑같이 주사해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주름은 없어졌지만 표정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들은 미리 예측해서 부작용이 발생할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해서 용량과 주사부위를 조절하긴 하지만 사실 100% 예측하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는 효과가 영구적이지 못한 것처럼 설령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3-4개월 안에 전부 원상회복된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1) 눈썹처짐
이마주름에 보툴리눔 독소를 시술할 경우 눈썹의 위치가 변하면 표정 변화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눈썹이 쳐지거나 끝이 올라가면서 인상이 사납게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썹이 바깥쪽으로 많이 치켜 올라가는 부작용이 일본 무사들의 치켜 올라간 눈썹과 닮았다고 해서 ‘사무라이 눈썹(samurai eyebrow)’이라고도 부릅니다. 사무라이 눈썹은 올라간 부위에 추가 주사를 하면 충분히 교정할 수 있습니다.
눈썹이 쳐지는 것은 40-50대 이후에 눈두덩이가 두툼하거나 눈꺼풀이 많이 처진 사람에게서 잘 생기는데 한번 발생하면 1-2개월 정도 가기 때문에 특히 더 조심해야 합니다.
2) 안검하수
미간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할 경우 드물지만 보툴리눔 독소가 밑으로 퍼지면서 눈까풀을 올리는 근육(안검거상근)에 작용하면, 눈까풀이 쳐지는 ‘안검하수’가 올 수 있습니다. 안검하수는 경험과 반비례해서 발생합니다. 즉, 처음 시작해서 경험이 적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하고 어느 정도 술기에 익숙해지면 1% 이하로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번 발생하면 최소 1-2개월은 고생하기 때문에 늘 주의를 요하는 부작용입니다. 설령 안검하수가 발생해도 쳐진 눈까풀을 올릴 수 있는 점안액이 있어서 1-2 mm 정도는 올라가기 때문에 하루 3-4회 정도 점안하면 어느 정도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고 1-2개월이 지나면 전부 원상회복 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3) 없던 주름 발생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맞고 없던 주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얼굴의 표정근육은 서로 다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이 안 움직이면 연결된 반대쪽 근육이 많이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맞으면 인접 부위에 새로운 주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가에 주사를 하면 눈 안쪽으로 주름이 몰릴 수 있다든지, 미간에 주사를 하면 콧등 주름이 새로 더 잡힐 수 있다든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치료법은 많이 움직이는 부위에 다시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거나 예방적으로 미리 주사하면 됩니다.
4) 두통
주사 직후부터 며칠 간 지속되는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보고에 의하면 보툴리눔 독소를 미간에 맞은 405명 중 13% 정도에서 두통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필자의 경험도 보툴리눔 독소를 맞고 1주 후에 방문했을 때 10명에 1명 정도가 시술 후에 며칠간 두통이 있었다고 얘기합니다. 두통의 정도는 대부분 경미한 편입니다.
그럼 보툴리눔 독소를 맞고 왜 두통이 생길까? 보툴리눔 독소를 맞고 일시적인 두통이 생기는 것은 보툴리눔 독소에 의한 작용이라기보다는 주사에 의한 비특이적인 결과로 해석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논문에서도 생리식염수를 주사한 130명 중 18%에서도 두통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즉, 피부에 날카로운 바늘이 관통하고 약물이 들어가는 물리적인 자극 자체가 말초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일시적인 두통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5) 부종
보툴리눔 독소를 맞으면 보툴리눔 독소를 맞은 곳의 피부가 약간 붓게 됩니다. 이마에 맞을 경우, 이마 한가운데나 주사 맞은 곳을 중심으로 약간 부을 수 있고, 눈가에 맞을 경우는 눈 주위가 약간 부었다며 살이 쪄 보인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피부가 약간 붓는 원인은 보툴리눔 독소에 의해 근육이 이완되면서 이차적으로 국소적인 림프순환부전(lymphatic insufficiency)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비행기를 장시간 타고 나면 발이 부어서 구두가 잘 안 맞는 것처럼 근육을 쓰지 않으면 예민한 사람의 경우 약간 붓게 되는 것입니다.
이마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했을 때 눈이 붓는 것은 이마의 부종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눈까풀로 부기가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용량이 많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이 빈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일단 부종이 발생하면 부은 눈까풀과 이마를 매일 마사지해서 물리적으로 부종을 감소시켜주는 방법 밖엔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장시간 비행 후에 부은 다리는 빨리 많이 걸어주면 사라지듯이 보툴리눔 독소에 의해 발생한 부종은 마사지 같은 물리력으로 부종을 없앨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6) 무거운 느낌
주사부위가 무거운 느낌이 거의 반수에서 나타나는데 감각신경이 마비되어서가 아니라 근육이 안 움직이니까 부자연스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대개 1-4주면 사라지게 되는데 그 느낌에 익숙해지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사라지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마치 결혼식 날 남자들이 화장을 처음 하면 얼굴에 한꺼풀 덮어 쓴 답답한 느낌인데 반해 매일 화장을 하는 여자들은 별 느낌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7) 안구건조증
눈가주름을 치료할 경우 드물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가 눈물샘에 작용하여 발생하기도 하고 눈까풀의 깜박거림이 줄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눈물샘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아세틸콜린이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보툴리눔 독소에 의해 차단되면서 눈물 분비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툴리눔 독소가 눈을 감싸고 있는 근육인 안륜근(眼輪筋)에 작용할 경우 불수의적인 눈까풀 깜박거림(blinking)이 방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안과에서 눈물 분비를 검사지로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충혈 되고 뻑뻑한 느낌이 발생하는데 특히 연령이 높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의 경우 증상이 심합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경우엔 인공누액이나 생리식염수로 자주 점안해주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