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세상을 지배하고 리드하는 인물들은 아마도 미국의 바이든과 트럼프 그리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5일입니다. 미국의 현 대통령인 바이든과 전 대통령인 트럼프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입니다. 혼잡 혼잡해도 이토록 처참하게 혼잡한 것은 아마도 미국 역대 대선이래 최악이 아닐까 판단합니다. 그것은 미국이 지닌 복잡한 요소들때문일 것입니다. 로마의 말기가 그랬고 영국이 그랬듯이 미국도 점차 쇠락의 길로 가는 과정에 놓인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물론 아직 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파워를 지닌 것은 분명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저출산으로인해 인구가 감소하지만 미국은 끊임없는 이민 그것도 세계 최고 인력들을 골라서 받는 이민정책으로 더욱 인구의 질적 증가를 추구하는 모습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 존재하는 강력한 미합중국의 힘은 많이 떨어졌고 그 결속력은 붕괴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드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으로 미국의 갈등과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미국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시진핑이라는 종신형 황제가 탄생됐습니다. 자신의 정적을 모두 제거했으니 시진핑 자신의 건강이 허락한다면 아마도 주구장창 권좌에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진핑은 아주 불안합니다. 한때 미국을 집어삼킬 기세에서 그 힘이 상당히 위축됐습니다. 경제가 붕괴되는 상황이니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차 시진핑의 지지세력도 상당히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중국의 소수민족들도 점차 독립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 것입니다. 그 강성했던 예전 중국 제국들도 붕괴되고 내란을 겪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시진핑은 잠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정적들은 다 제거했지만 실질적인 정적인 경제난과 소수민족 문제가 항상 시진핑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푸틴은 어떤가요. 요즘 가장 럭키한 사나이는 아마도 러시아 푸틴일 것입니다. 권좌에 오른지 이미 20년 이상이 됐고 이번에 다시 당선됐으니 앞으로도 마음먹기에 따라 종신 집권도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푸틴은 세계 정치 외교사상 최고의 꽃놀이패를 쥐고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러시아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유럽연합과 나토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유연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자국의 지상군을 전쟁에 투입하겠다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냥 해보는 외교적 제스추어가 아닌가 보입니다. 독일과 프랑스입장에선 지금 지상군을 전쟁에 보낼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닙니다. 나라의 경제는 추락하는데 무슨 파병입니까. 예전 러시아 정보기관인 KGB 출신답게 푸틴은 세계 정치외교적 움직임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러우전쟁도 러시아 1국에 나토 다국적군의 전쟁 아닙니까. 그런 전쟁을 나름 잘 운영해 왔다고 판단하는 푸틴입장에서 정말 독일과 프랑스가 지상군을 파병한다하면 오히려 더욱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는 최후의 무기인 핵무기를 가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세계 최고로 넓은 영토속에 만일 나토군과 일전을 치를 경우 최후의 승리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무모한 전쟁을 프랑스와 독일 벌인다 말도 안되는 소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는 지금 중국과 연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나토의 강압적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현실적으로도 중국과의 연대관계를 통해 상당한 실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현실적인 실이익을 러시아가 챙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미중양국의 갈등속에 실익을 챙기자는 것이 푸틴의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푸틴은 며칠전 외신기자 간담회를 통해 러우전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가 적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지 말라면서 러시아가 미쳤다고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말도 안되는 형편없는 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 대미정책에서 특별히 바뀔 일은 없을 것이며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과 한국에 대해서도 자신들만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우전쟁에서 재래식 무기가 이미 동났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동안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주력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재래식 무기 생산에 소홀했고 이번 러우 전쟁으로 나토국이나 러시아 모두 재래식 무기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 빈 자리를 러시아는 북한에 무기를 요구했고 나토는 한국에 무기공급을 요청했습니다. 이것을 두고 얼마전 러시아가 한국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푸틴은 외신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푸틴은 한국 지도부의 업무에는 러시아를 혐오하는 태도가 전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은 또한 한반도 전체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에 자신은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예측이 불가할 정도의 미국상황이나 상당히 악화일로에 있는 중국의 상황에 비해 러시아는 지금 상대적인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러시아의 푸틴의 모습에서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외신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 지도자의 모습속에 우리는 그 나라의 현재 상황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러우전쟁 초기만해도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어느날부터 그런 이야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여유있고 자신만만한 푸틴의 모습이 외신에 자주 등장합니다. 러시아의 푸틴은 옛소련의 영광을 되찾고 싶어합니다. 점차 무너지는 중국에다 예전같은 힘을 보유하지 못한 유럽의 상황속에 러시아 푸틴의 야망이 현실화될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러시아가 바라보는 한반도의 상황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고 소홀하게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푸틴의 언행에 대해 더욱 날카롭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4년 6월 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