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황금을 보시하여 땅을 사서 精舍(기원정사)를 건립한 것은 인도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백마를 묻고 塔을 세우며 가람 (백마사)을 창건한 것은 중국에서부터 효시한다. 고요하여야만 수련할 수 있으며 장엄하고 수려하지않으면 존엄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에 있어서는 두 길을 통하여 의식이 들어와 寺刹이 비로소 우리나라에 세워지기 시작하는데 세 성인을 만나 법이 흥하여 종과 경의 소리가 계림(경주, 신라)에 울려 퍼지게 되었다. 삼국으로부터 백록(백록 탐라국?)에 이르도록 역대로 이를 숭봉하되 여러 종파들이 다투어 발전하니 오교와 구산(선문)이라. 최후에 조선 오백년의 초기에는 열 한개 종파를 병합하여(선,교)양종으로 하게 되었다. 사물이 진화하여 극에 도달하면 반드시 본래로 되돌아가듯이 어떤 때에 쇠락한 것이 어찌 어느 때엔들 흥하지 않겠는가. 도는 가히 끝나거나 다하는 것이 아니며 땅에서 너머진 자는 마땅히 땅을 딛고 일어나야 될 것이다.
근고에 이르러서는 광무 무신년에 원종을 청문(?)밖에 설치하고 각황사를 자맥(왕도-서울)에 건립하니 때는 명치 경술년이라. 이로부터 세월이 경과하는데 다사다단할 뿐만 아니라, 이미 이십 사년전인 갑인년 십월에 교당을 개건했으며 임술년 초겨울에 육십 만원의 거금을 추렴하여 재단을 창립했다. 칠천여명의 승려들이 합심하는데 어찌 건축물의 규모가 협애(협애)하며 삼십일본山이 공동의 운작인데 어떻게 통제가 미약할까. 인물이 있다면 쉽게 되고 시절이 도래하면 이루워 지게 될 것이다.
이제 이 총본산대웅전이 전 총독의 심전이 개발을 제창하는 가을을 기념하는 견지에서 모든 주지들이 교당을 개건하는 협의회를 열었으니 실로 이구동성이었다. 공비를 절약하고 개인들의 헌금을 모은다면 십만금 거금이 되리라 기대되며, 재력과 위치를 상량함에 뜻밖에도 수삼년의 고심을 하게 되었다. 원근에서 정성을 보내오고 승속이 함께 발원했다. 사물에는 시비가 없지만 중론을 총본산에 귀결하고 앎에는 先後가 있는바 큰 역사를 대웅전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종제를 정하여 本山을 통솔하고 寺法에 의거하여 사찰들을 관할하니 법도가 바야흐로 정당하여지고, 노덕을 받들어 고문으로 모시며 능력이 있는 자를 선출하여 委員을 삼으니 의도(用意)가 주도면밀하여 가히 제일변노일변 (자왈: 제일변, 지우로; 노일변, 지우도.<논어 <옹야편>의 줄임말>제나라에서 예의와 정치를 개혁하니 가히 노나라의 수준에 도달하고 노나라가 개혁정치를 펴니 바로 선왕이 시행한 인의의 도에 부합했다는 말)이라 할 수 있으며 바로 인사의(수다원, 사나함, 아나함, 아라한)와 법사의(의법부의인, 의의부의어, 의지부의식, 의요의경부의부요의경)에 부합한다 하겠다.
록양 춘삼월에 기초를 개척하여 좌향을 자좌오향(정남향)으로하고 구월구일 중양절에 상양하니 바로 길일은 임신일이다. 모악이 두손을 맞잡고 읍하며 아이를 업고 있는 것 같고 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형국의 자리를 잡았다. 인왕산이 揖(읍)하여 마치 경사를 맞아들이는 것이 鳳樓(봉루)와 鸞殿(난전-어전을 말함)의 사이에 깃들어 있다 하겠다. 터를 그 중앙에 닦으니 복지가 가히 영원하리라. 남악회양선사의 벽돌을 날라 일심의 고경을 거듭 닦고 원효스님의 동량(척동구중에서 유래)을 몰아 제종의 백연(여러 종파의 가르침)을 모두 취하였다.
팔방의 장관이 아름다워 안탑(중국현장스님의 탑으로 풍수지리의 용어.평사낙안형)과 鴦蘆(앙노-원앙새의 둥우리)의 明堂에 거함이요, 굽어보니 온 서울이 들어오는 것이 가히 용루와 봉궐(봉궐)에 견줄만하다. 만일 中興의 運이 아니라면 어찌 원만한 성취를 얻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채색의 휘황함을 그리니 화엄의 누각처럼 아련하고, 토목의 기교를 다하여 연화세계의 난간에 방불했다. 한갓 사중의 칭찬만이 아니라 허공에 진흙소와 목마들이 모두 첨앙(첨앙)하여 하나로 축하하고, 천용팔부의 명호(명호)를 받아 온 땅의 털짐승과 뿔이 난 동물들이 또한 환희하고 용약한다
백척의 대들보를 다듬어 들어 올림에 잠시 여섯 운의 짧은 율시를 올림니다.
어여차! 들보를 동쪽에 던지니
남서울의 새벽이 농하며 만리의 부상(부상-중국고대의 신화에서 동해에 있다고 하는 신목으로 여기에서 해가 뜬다고 함)이 지척에 있는 것 같고 아침마다 불일이 상서로운 구름속에 빛나네.
어여차! 서쪽에 들보를 던지니
황해가 망망하게 하늘과 이어지고 피안의 연화세계가 멀지 않아 묻 중생이 해탈을 얻어 구품연대에 오르네.
어여차! 들보를 남쪽에 던지니
흐르는 한강의 물결이 쪽빛보다도 푸르고 무수히 만은 선재동자와 온갖 성중의 선지식들 동참했네.
어여차! 들보를 북쪽에 던지니
삼각산의 높은 봉오리 북극성을 장악하고 當年에 태고가를 부르니
자자손손의 아름다움이 온 대지에 가득하네.
어여차! 들보를 위로 올리니
하늘의 거리가 한자 남짓하여 능히 올라 바라볼 수 있고
온 종일 균락(하늘음악)이 푸른 하늘에 울려 퍼지고
향우와 꽃구름으로 공양을 올리네.
어여차! 들보를 아래로 던지니
평화로운 기상이 온 나라에 가득하고
오늘로부터 온갖 발원이 모두 원만하게 성취되며
밤낯없이 법의 비가 힘차게 내리네.
엎드려 바라옵나니 상량한 후에
집집마다 불법을 신봉하고 사람마다 예를 갇추어 왕사성의 삼억만가를 다시 볼 수 있고 개개(두두물물)가 원명하고 법법이 온전하여 영상회상의 천이백대중을 다시 만나 각수(깨달음의 나무)가 사바세계에 영겁토록 빛나고 우담발화가 온 강산에 활짝 피소서.
불기 2964년 9월 9일 소화(昭和) 12년 10월 20일
沙門 退耕 相老 (사문 퇴경 상노) 삼가 짓다